“선수들과 함께 생활하며 동고동락한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16일(한국시간) 태국 빠툼타니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컵’ 태국과 결승 2차전에서 0대 1로 패배했다.
앞서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2대 2 무승부를 기록한 베트남은 합계 2대 3으로 밀리며 준우승에 그쳤다. 2018년 이후 통산 3번째 우승을 노리던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최강팀 태국을 끝내 넘지 못했다.
박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베트남 국민과 축구 팬께 꼭 우승 선물을 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결과는 감독의 부족함 때문이다. 선수들은 오늘 최선을 다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 감독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5년 4개월간 이어진 베트남과의 동행을 마무리하게 됐다.
2017년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2018년 스즈키컵(미쓰비시컵 옛 이름)에서 베트남을 10년 만에 정상에 올려놨고, 2019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선 8강에 오르는 성적을 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도 베트남을 사상 처음으로 최종예선에 진출시켰다.
박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성과를 냈다.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병행해 2018년 AFC 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같은 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베트남의 첫 4강 진출에 앞장섰다. 동남아시안게임(SEA)에서는 2018년과 2020년 2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박 감독은 “사랑하는 선수들과 더는 같이할 수 없는 게 가장 아쉽고 마음이 아프다. 선수들과 함께 생활하며 동고동락한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 축구는 계속 발전할 것으로 확신한다. 내일부터 난 더 이상 베트남 감독이 아니지만 팬으로 남게 될 것”이라며 “국가대표팀과 U-23 팀을 열렬히 응원하겠다. 서로에 대한 좋은 추억을 영원히 간직하길 바란다
그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이별의 아픔을 잘 극복하고 미래를 개척하는 것도 삶의 중요한 방향이다”면서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계약 기간이 31일까지이기 때문에 제 미래에 대해선 그 이후에 저를 관리해주는 (회사) 대표, 가족과 상의하려고 한다”라면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축구밖에 없다. 어떤 곳에서 어떤 축구 일을 할지 최선의 선택을 하고자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