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스엠 경영진들은 최근 소액주주들에게 서한을 통해 “이번 사태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역사에서 다시 없을 중요한 일”이라며 “주주님들의 이번 결정에 따라 당사의 미래는 아주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호소했다.
에스엠 경영진은 “좋은 연습생도, 좋은 곡도, 좋은 안무가와 공연 기획도 에스엠이 아닌 빅히트(방탄소년단 소속사), 어도어(뉴진스 소속사), 쏘스뮤직(르세라핌 소속사), 플레디스(세븐틴 소속사) 같은 산하 레이블에 먼저 배정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이브는 에스엠과 1~2위를 다투는 업계 최대 경쟁자”라며 “하이브가 SM 지분을 최대 40%까지만 보유하고 나머지 60%는 일반 주주들이 가지게 되면 SM 주주와 하이브 주주 사이에는 이해 상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카카오의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 발행을 두고 “당사(에스엠)와의 전략적 협업을 위한 것”이라며 “발행 규모가 총 9%에 불과해 경영권이 없을뿐더러 당사와 사업 영역이 거의 겹치지 않아 당사 주주가치에 도움이 되는 충분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스엠 경영진의 이번 주주서한 발송은 최근 하이브와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우호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달 에스엠 지분 14.80%를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하이브는 에스엠 경영권 참여 배경에 대해 “에스엠 경영 혁신을 위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하이브 측은 에스엠 현 경영진을 겨냥해 “문제로 지적되어 왔던 라이크 기획과의 계약을 스스로 체결, 승인하고 집행한 사실에 비추어 볼 때, 현 SM 경영진은 신뢰할 수 없다”며 “최근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과정이나 자사주 매입 과정에서 위법 논란을 야기하는 등 준법의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대주주인 카카오의 지분 참여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비판했다. 하이브는 “최근 에스엠과 카카오의 전환사채 인수 계약이 주주 이익을 훼손하고, 계약서상 두 회사가 수평적 협력관계로 보이지 않는다”며 “계약의 적법성을 따져본 후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양 측의 이 같은 공방은 이달 31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에스엠 경영진 입장에서는 최대주주가 된 하이브를 견제하는 것이 최선이다. 만약 주주총회에서 하이브 측이 내세운 이들이 이사회를 장악할 경우 자칫 경영권이 박탈될 수 있어서다. 하이브도 이번 에스엠 지분 인수는 경영권 장악이 목적인만큼 여론전에서 승리할 필요가 있다. 현재 에스엠 경영권 분쟁에 방아쇠를 당긴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 파트너스’는 현재 2대 주주 카카오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얼라인 파트너스는 “에스엠경영진의 주주가치 제고 의지 및 성장 전략을 신뢰하고 지지하는 입장에서, 이번 카카오와의 전략적 제휴도 기본적으로 SM 3.0 전략의 추진과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기본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