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이 구단과 결별할 모양새다. ‘명장’으로 불린 그였지만 토트넘에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영국 매체들은 21일(한국시간) 일제히 “토트넘이 이번 주 내로 콘테 감독과 결별할 전망이다. 대니얼 레비 회장은 다음 행보에 대해 심사숙고 중이지만, 콘테가 이번주 내에 팀을 떠나는 것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라고 보도했다.
콘테 감독은 이날 A매치 휴식기를 맞아 영국 런던에서 이탈리아 토리노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콘테 감독은 2021년 11월 경질된 누누 산투 감독을 대신해 토트넘의 지휘봉을 잡았다. 콘테 감독은 부임 당시 9위였던 팀을 4위로 끌어올리면서 3년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도 따냈다.
토트넘도 콘테 감독을 향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평소 짠돌이 구단으로 소문난 토트넘은 올 시즌 여름 이적시장에서 히샬리송, 이반 페리시치, 이브 비수마, 클레망 랑글레, 프레이저 포스터, 제드 스펜서 등을 영입하는 데 1억 유로(약 1340억원)을 소요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시즌 도중에도 아르나으투 단주마와 페드로 포로도 데려왔다.
그럼에도 토트넘은 올 시즌 성적이 신통치 않다. 리그에서 4위(승점 48점)에 올라 있지만, 토트넘보다 2경기를 덜 치른 5위 뉴캐슬(승점 46점)에 2점차로 쫓기고 있다. 카라바오컵(리그컵)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 조기 탈락했으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선 AC밀란(이탈리아)에 밀려 8강에 오르지 못했다. 올 시즌에도 무관이 유력하다.
토트넘에서 콘테 감독의 입지가 줄어든 가운데, 최근 공식 석상에서 선수들을 비판한 게 문제가 됐다.
토트넘이 지난 19일 리그 최하위 사우스햄튼과 EPL 2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3대 3으로 비긴 뒤 콘테 감독은 “우리는 팀이 아니었다. 11명이 그라운드에 뛰었지만, 이기적인 선수들이 보였다. 서로를 도우려 하지 않고 마음을 주지 않는 선수들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토트넘은 20년간 우승하지 못했다. 이것이 구단의 잘못인가. 아니면 이곳을 거친 감독들의 문제인가”라며 “지금까지 상황을 숨기려 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오늘 본 건 용납할 수 없다. 팬들에게도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즌 초만 하더라도 토트넘은 콘테 감독과 재계약을 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더 이상의 동행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콘테 감독이 팀을 떠날 경우 라이언 메이슨 코치가 감독 대행으로 시즌을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메이슨 코치는 조제 무리뉴 전 감독이 해임된 2021년에도 임시로 지휘봉을 잡고 토트넘을 이끈 바 있다.
한편 콘테 감독의 후임으로는 루이스 엔리케 전 스페인 대표팀 감독, 토마스 투헬 전 첼시 감독,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파리생제르맹 감독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