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득점하면 팀도 이길 수 있잖아요. 둘 다 해내고 싶네요.”
나상호는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3’ 8라운드 수원 삼성과 맞대결에서 전반 37분 선제골을 터트렸다. 나상호의 득점에 힘입어 서울은 수원에 3대 1로 대승을 거뒀다.
나상호는 경기가 끝나고 “100번째 슈퍼매치에서 승리해서 기쁘다. 선수들과 하나가 돼 경기를 준비했고, 결과가 나와서 뿌듯하다”라면서 “오늘을 즐기면서 남은 경기에 임하겠다. 3연승을 하는 게 목표다. 다음 경기에서도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나상호는 전반 37분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득점, 팽팽했던 흐름을 깨고 승기를 가져왔다. 나상호의 4경기 연속 득점이자 리그 득점 공동 선두로 올라서는 5번째 골이기도 했다.
득점 후 나상호는 수원 서포터석 앞에서 두 귀에 손을 갖다 대며, 더 크게 야유하라는 도발성 세리머니를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나상호는 이에 대해 “사실 도발을 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골을 넣고 카메라가 있는 쪽으로 달려가서 세리머니를 했다. 그런데 서포터석에서 가운데 손가락이 올라오는 도발 제스처를 보고, 그렇게 하게 됐다”고 웃으며 설명했다.
이어 득점 장면에 대해선 “(기)성용이형과 (황)의조 형이 이전 과정을 멋지게 잘 만들었다. 내 패스까지 잘 연결됐다면 더 아름다운 골이 됐을 텐데, 그러지는 못 했다. 대신 흘러나온 공이 임팩트 있게 잘 맞았다”고 언급했다.
2020시즌부터 3시즌 연속 파이널 스플릿B(7위~12위)에 머물렀던 서울은 올 시즌에는 환골탈태한 모습이다. 아직 8라운드지만 5승 1무 2패(승점 16점)로 2위로 올라있다.
나상호는 “선수들이 자신감에 차 있다. 경기 중 좋지 않거나 흐름이 밀려도 버티는 힘이 생겼다”라면서 “선수들이 소통하면서 믿음이 생겨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축구라는 게 어떻게 될지 모르고, 언제든지 분위기가 내려갈 수 있지만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감독님과 선수들을 믿고 가려 한다”고 돌아봤다.
지난 시즌 8골을 기록했던 나상호 역시 올 시즌 퍼포먼스가 좋다고 인정했다. 그는 “작년에 부족했던 부분을 올 시즌을 앞두고 채우려 했다. 감독님도 더 잘 할 수 있는 플레이를 요구했고, 그에 맞는 전술을 입혀줬다”라며 “자신이 생겼다. 공을 뺏기더라도 더 공격적으로 보여주자고 임했다”고 설명했다.
‘득점왕을 차지하고 싶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선 “(득점왕) 욕심은 있지만, 우승 경쟁을 통해 팀이 발전하는 게 목표다”라면서 “동료들이 내가 수비를 하지 못하는 부분을 잘 받쳐주고 있기에 득점을 넣을 수 있다. 골을 넣으면 팀도 이길 수 있다. 득점, 승리 모두 얻고 싶다”고 답했다.
올 시즌 황의조와 좋은 콤비 플레이를 보여주는 나상호다. 나상호와 황의조는 서울의 올 시즌 득점(16골)의 절반에 가까운 7골을 합작했다.
나상호는 “(황)의조 형이 팀에 있으면서 후배들도 많이 배울 점이 있다. 훈련하면서도 모범이 된다. 후배들과 굉장히 좋은 시너지를 낸다. 의조 형을 통해 나도 공격적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의조형과 같이 출근을 하고 있다. 의조형의 멘탈을 많이 본받고 싶다. 의조 형이 힘든 상황은 맞지만 계속 이겨내려고 한다. 득점 터지지 않는 부분에서도 개인 트레이닝이나 몸 관리를 같이 배우고 따라하다 보니 내 컨디션도 올라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의조는 현재 임대생 신분으로 서울에서 뛰고 있다. 서울과 계약은 오는 6월말까지다.
나상호는 “의조형에게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라고 농담을 많이 한다. 2개월이 남았지만 혹시 모르는 거기 때문에 농담 삼아서 이야기를 꺼낸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