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자부 OK금융그룹의 첫 외국인 감독으로 선임된 오기노 마사지 감독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포부를 전했다.
OK금융그룹 읏맨은 7일 서울 마포구 한국배구연맹(KOVO) 기자실에서 오기노 마사지 감독 선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앞서 OK금융그룹은 지난달 29일 마사지 감독을 제 3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마사지 감독은 OK금융그룹의 첫 외국인 감독이다.
OK금융그룹은 올해 창단 10주년을 맞이한 만큼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도전한다는 의미를 담아 외국인 감독 선임을 고려했다. 유수의 인물들과 여러 번에 걸친 인터뷰 끝에 오기노 감독을 선임했다. 구단 측은 “현재 팀에 대한 기본기와 수비 조직력을 채워줄 수 있는 인물”이라고 오기노 감독을 선임 이유를 밝혔다.
오기노 감독은 1988년부터 2010년까지 현역에서 뛰며 수비형 아웃사이드 히터로 활약했다. 올림픽 2회(1992, 2008), 세계선수권 3회(1990, 1998, 2006) 등 국제 무대를 누볐다. 2010년 현역 은퇴 후에는 일본 프로배구 산토리 선버즈에서 감독 경력을 시작했고 2012년까지 팀을 이끌었다. 이후 2017년 다시 산토리 감독으로 부임해 2019년까지 지휘봉을 잡았다.
기자회견에 들어선 오기노 감독은 “OK금융그룹은 좋은 팀이라 생각했다. 다만 수비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이라면서 “내가 선수 시절, 지도자 생활에 쌓았던 경험을 OK금융그룹에 쏟아부어 팀을 좋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블로킹과 후위의 수비 위치에 대한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블로킹 위치에 따른 수비 포지션을 만들고 있다. 또한 시합에 대한 상황을 만드는 연습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실제 시합에 선수들이 연습한대로 움직일 수 있는 걸 만들려고 한다. 연습을 하면서도 선수들이 많은 질문을 했다. 자세나 손 모양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연습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기노 감독은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리더십이라고 할 것은 없다지만, 소통을 중요시 한다. 선수가 주체이고, 선수가 어려울 때 어드바이스를 하는 게 감독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OK금융그룹은 성장 가능성이 많다. 그런 선수들이 시합을 준비할 수 있게, 시합이 뭔가 잘 되지 않을 때 소통을 할 수 있는 감독이 되고 싶다”고 했다.
오기노 감독은 기존의 이두언, 강영준 코치을 유임하고, 일본 국가대표팀을 도왔던 아보 키요시 수석코치와 은퇴한 황동일을 신임 코치로 선임했다.
오기노 감독은 “지금까지 있던 인물들이 기존의 역할을 잘해왔지만, 스킬업을 위해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했다.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도 감독의 역할”이라면서 “황동일 코치는 구단 입장에서는 플레잉 코치를 제안할 정도로 신경을 많이 썼다. 코치로 배우고 싶다는 황 코치의 어필이 있어 선임하게 됐다. 세터 출신인 만큼 세터들에게 맞춤 코칭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STC(스트렝스 트레이닝 코치) 담당으로 란시니 제이미 안토니오를 영입했다. 그는 2001년부터 10년 동안 일본 산토리 선버즈의 트레이너로 오기노 감독과 함께했고, 2016년부터 3년 동안 브라질 남자 대표팀 어시스턴트 트레이너로도 있었다.
오기노 감독은 “현역 시절에 스트렝스 코치를 맡았던 란시니를 브라질에서 불렀다. 구단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해 요청하게 됐다. 세계적인 레벨이 통용되는 그를 부르면서 선수들이 앞으로 100% 몸상태로 나갈 수 있게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OK금융그룹은 선수단에도 약간 변화를 줬다. 지난 시즌 군 복무를 마친 송명근을 우리카드에 내주고 송희채를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송희채는 5년 만에 친정팀에 돌아오게 됐다.
오기노 감독은 “한국에 오고 나서 선수들의 연습을 지켜봤다. 이전에는 가지고 있는 정보와 영상을 가지고 봤다. 팀의 시스템을 앞으로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면서 “송희채는 영상으로 많이 봤다. 현역 시절 같은 포지션이기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공격적인 부분도 기대하지만 서브 리시브에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팀을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또한 올해 처음으로 진행된 아시아 쿼터제에서 드래프트한 바야르사이한에 대해선 “비디오로 많은 확인을 했다. 블로킹이 뛰어난 선수”라면서 “선수를 실제로 봐야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잇겠지만 사이드 스텝, 블로킹 손 모양 등 원하는 부분을 마스터해 한 전력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외국인 선수 레오에 대해선 “서브, 높이, 힘에서 모자람이 없는 선수다. 지금까지 레오에 대한 걱정은 없다. 레오는 아웃사이드 히터지만, 아포짓 스파이커로도 활용이 가능하다”라면서 “그가 빠질 때에 대한 옵션도 생각하고 있다. 그가 두 포지션을 모두 사용할 수 있게끔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베테랑 선수들인 조국기와 이민규에 대한 기대가 크다. 조국기는 서브 리시브가 굉장히 좋다. 이민규는 부상이 있지만 신장도 크고 토스가 좋다. 앞으로 지도할 때 해외에 나갈 수 있도록 선수들을 많이 육성해보고 싶다”고 언급했다.
그는 한국과 인연에 대해선 “선수시절 한국 대표팀과 경기를 하면 접전을 많이 해봤다. 한국 선수들의 마인드에 대한 존경심을 가졌다”라면서 “이달 초 열린 KOVO 워크샵에서 반가운 얼굴들을 봤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현역 시절부터 친하게 지낸 사이다. 만나자마자 포옹을 하고, 연습 게임을 어떻게 할지도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오기노 감독은 올 시즌 목표에 대해 “당연히 가지고 싶은 목표는 높다. 우승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 하나하나씩 쌓아가려 하고, 당장의 목표는 플레이오프다. 다만 우승을 하고 싶은 마음은 절대 작지 않다”라면서 “지난 시즌에 특히 5점 차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기에, 선수들의 절실한 마음이 더욱 크다. 도전자의 입장으로 도전에 임해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오기노 감독은 “배구는 팀 스포츠다.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종목이다. 그렇기에 모두의 도움과 희생이 필요하다. 선수들이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연습과 시합에 임했으면 한다”라면서도 “말씀한 컬러는 수비력 강화를 생각하고 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뛰는 팀 컬러를 만들어 나갈 생각”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상암=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