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무승부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포항 스틸러스는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3’ 19라운드 FC서울과 원정 경기에서 1대 1로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 37분 서울의 황의조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경기 종료 추가 시간 하창래의 극적인 동점골로 승점 1점을 얻어갔다.
김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국가대표급 선수로 포진된 서울을 상대로 압도한 경기를 했다. 계획한 대로 진행됐지만 전반전에 실점을 했다. 실점만 아니었으면 계획대로 됐을 거 같다. 개인 능력에 의한 것이라 어쩔 수 없었다”라면서 “후반전에 전술적인 변화를 통해 만회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원정에서 포기하지 않고 패배를 막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포항 정신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총평했다.
전반전에 끌려가던 포항은 후반전에 완전히 경기를 지배했다.
김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뛰다보니 볼을 받는 부분에서 부담스러워했다. (이)승모가 들어가면서 위치 조정을 해줬다. 나상호가 들어가면서 사이드가 많이 비었다. 완델손이 거기로 들어가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은 라인 컨트롤이 빠른 팀인데, 거기에 붙어있다 보니 수비와 포워드 사이 공간을 공략하지 못했다”라며 “고영준과 제카가 공간을 빠져드는 걸 연습했는데, 이것이 잘 들어맞았다. 또한 크로스로 상대를 어렵게 한 거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6일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도 후반 추가시간에 박승욱의 결승골로 극적인 승리를 따냈던 포항은 2경기 연속 추가시간에 득점을 올렸다.
김 감독은 “지난 번에도 90분 동안 많이 늙었다고 했다. 오늘은 후반전에 주문한 것들이 잘되면서 한 골만 터지면 될 거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득점이 나오지 않으니깐, 내 자신부터 급해졌다. 감독 입장에서는 빨리 결정짓고 편하게 경기했으면 했다. 하지만 어쩌겠나, 이런 걸 즐겨야 한다”라면서 웃음을 지었다.
포항은 후반기 선수 보강에 대해 “휴식기에 선수들을 보강해야 한다. 3명의 선수가 보강될 것 같다. 정재일, 김종우, 심상민이다. 부상에서 복귀하는 선수지만 보강이라고 볼 수 있다. 휴식기가 끝나고 돌아온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면서 농담을 지었다.
그는 “없는 살림에도 선수들이 자기 역할들을 하고 있다. 완델손도 (심)상민이 부상으로 사이드백으로 활용 중이다. 그럼에도 불만 없이 잘 따라주는 게 고맙다. 쉬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그 이후에 다시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감독은 이적 시장 보강에 대해선 “나보다 유튜브가 빠르지 않을까. 아직까지 들은 게 없다"고 답한 뒤 인터뷰를 마쳤다.
이어 기자회견실에 들어선 안익수 서울 감독은 다준 경기를 내준 탓인지 인터뷰에서 단답으로만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안 감독은 이태석의 부상 이후 임상협을 사이드백으로 내린 배경에 대해 “(김)진야가 부상 중이라 대체자원이 없다. 그런 차원에서 대처를 한 것”이라고 답했다. 결과적으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후반 전술적인 선택에 대해서도 “리뷰를 해보겠다”고 짧게만 답했다. 결승골을 터트린 황의조에 대해서는 “축하할 일이지만, 좀 아쉬운 부분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 감독의 이어진 여러 차례의 질문에도 대부분 “리뷰를 하고 찾아보겠다”고 답한 뒤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