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가 믿을 수 없는 대패를 당했다. FC서울의 공격을 제대로 막아내질 못했다.
수원FC는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3’ FC서울과 원정 경기에서 2대 7로 완패했다.
수원FC에게는 굴욕적인 패배였다. 한 경기에서 한 팀이 7골을 넣은 건 2018년 8월19일 강원FC가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7대 0으로 승리한 이후 약 5년 만이다. 승강제 도입 후 한 경기 최다 득점 타이 기록이다.
수원FC의 고질적인 수비 불안이 이번 경기에서 터지고 말았다. 2021시즌 승격 후 실점에서 매번 하위권에 위치한 수원FC는 올 시즌에는 21경기를 치르는 동안 평균 42골을 허용했다. K리그1 팀 중 유일하게 평균 실점이 2골을 넘는다.
수원FC는 서울을 상대로 변화를 택했다. 부상 중인 노동건을 대신해 주전 골키퍼로 뛰던 박배종을 빼고 이범영을 선발로 출전시켰다. 수비수 포지션에는 신세계 대신 외국인 선수 잭슨을 투입했다.
경기 전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매 경기 골키퍼 실수가 조금씩 나왔고 지난 경기에서도 아쉬운 장면이 있었다. 골키퍼 코치와 상의한 끝에 오늘은 변화를 택했다”라며 “일부러 뺀 건 아니지만 신계계도 지난 경기에서 판단 실수가 있었다. 부상 등의 이유는 아니고 이전부터 잭슨을 기용하고자 했다”고 선발진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수원FC의 선수 변화는 별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시즌 3번째 출전을 가진 이범영은 이날 7골이나 내주는 굴욕을 맛봤다. 정확하지 못한 판단으로 공을 몇 차례 놓치면서 실점 위기를 자초했다. 펀칭도 확실히 해내지 못하면서 서울 선수 앞에 공이 떨어지는 경우가 허다했다.
첫 번째 실점부터 실수에서 비롯됐다. 전반 8분 박수일이 강하게 올린 낮은 크로스를 이범영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문전 앞에 있던 나상호가 터닝슛으로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전반 추가시간에 나온 서울의 3번째 득점도 이범영의 치명적인 실수가 나왔다.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이범영이 제대로 쳐내질 못했고, 이를 수비수 김주성이 그대로 밀어넣었다. 전반전에만 서울은 3골을 넣었다. 이후에도 이범영은 계속해서 실점 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전반전이 끝난 뒤 공격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전환했지만, 이는 오히려 독이 돼 돌아왔다. 라인을 높여 공격하다가 카운트 어택을 연달아 허용해 실점을 내줬다.
수비수들의 소극적인 압박도 실점의 원흉이었다. 서울 선수단이 공을 잡으면 적극적으로 붙지 않고 공을 지켜보는 일이 허다했다. 이로 인해 서울은 쉽게 공격을 펼칠 수 있었다.
경기가 끝나고 김 감독은 “전반전부터 정적인 플레이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 빌드업이나, 역습이 잘 나타나지 않은 게 문제였다. 기동성이나 스피드적인 부분들이 오늘 경기에서 많이 상대보다 뒤떨어진 모습들이 나왔다”라고 평했다.
이어 “경기는 끝난 거고, 내 책임이 크다. 득점을 만들기 위해 전술 변화를 가져갔고, 그런 과정에서 대량 실점을 했다. 주말에 경기가 돌아오는 만큼 초점을 맞춰 준비하겠다. 잘 추스르고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상암=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