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포츠의 레전드 김연경, 박인비, 이대훈, 진종오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후보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
대한체육회는 최근 산하 단체 등에 ‘2024 파리 올림픽’ IOC 선수위원 후보자 추천 안내 공문을 보냈다. 배구 김연경, 골프 박인비, 태권도 이대훈, 사격 진종오도 협회 또는 연맹을 통해 공문을 받았고, 나란히 출마 의사를 드러냈다.
후보 추천 마감은 4일 오후 6시까지다. 체육회는 서류를 살펴보고 면접 등의 절차를 진행한 후 이달 말께 최종 후보 1명을 정해 다음달 1일까지 IOC에 추천할 예정이다.
IOC 선수위원 선거는 파리 올림픽 기간에 진행되며 선수 투표로 뽑는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뽑는 IOC 선수위원은 총 4명이며 4명이 모두 다른 종목 선수여야 한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선수위원에 선출된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의 8년 임기가 파리 올림픽까지다. IOC 선수위원은 국가 당 1명만 둘 수 있다.
IOC 선수위원은 당해 연도 혹은 직전 올림픽 출전 선수만 출마할 수 있다. 역대 한국인 IOC 선수위원은 2명 있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첫 선출 사례를 만든 태권도 문대성과 유승민 회장이다.
지난 3일 IOC 선수위원 도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김연경은 배구계의 ‘리빙 레전드’다.
2005년 V리그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한 김연경은 국내에서 통산 3번의 우승, 정규리그 MVP 3회, 챔피언결정전 MVP 3회, 신인상 등을 수상했다. 국내 뿐만 아니라 일본, 튀르키예 등 가는 곳마다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등 세계 정상급 선수로 활약했다.
국가대표 활약상도 뛰어나다. ‘2012 런던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한국 여자 배구의 4강 진출의 일등 공신이었다. 런던 올림픽에서는 4위를 기록하고도 배구 여자 종목에서 MVP에 등극하기도 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21승(메이저 7승)을 거둔 박인비는 ‘2016 리우 올림픽’에서 116년 만에 부활한 여자 골프 금메달을 목에 걸며, 여자 골프 선수 사상 최초로 ‘골든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 대회 우승+올림픽 금메달)이라는 화려한 이력을 남겼다.
한국 선수로는 박세리에 이어 두 번째 골프 명예의 전당에도 입회했다.
박인비는 매니지먼트사인 와우매니지먼트를 통해 “리우 올림픽과 도쿄 올림픽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현재 그리고 미래의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는 다양한 활동과 더불어 올림픽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라며 “IOC 선수위원 후보 선발 결과를 떠나 향후 올림피언으로서 한국 스포츠계와 올림픽 발전을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뜻을 밝혔다.
현역에서 물러난 태권도 간판 스타 이대훈은 이대훈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거머쥐었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수확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세 차례 우승을 맛봤다.
이대훈은 2021년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아쉽게 메달을 놓친 뒤 은퇴를 선언했고, 최근 국가대표 코치로 일했다.
‘사격의 신’이라 불리는 진종오는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도쿄 대회까지 5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올림픽에서 통산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를 따낸 진종오는 양궁의 김수녕(금 4개·은 1개·동 1개)과 함께 역대 올림픽 한국인 최다 메달 획득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10m 공기권총(594점)과 50m 권총(583점) 본선 세계 기록도 가지고 있다.
진종오는 2015년 IOC 선수위원에 도전했지만 ‘국내 경쟁’에서 유승민 회장에게 밀려 떨어졌다. 도쿄 올림픽 무대를 밟았던 진종오는 다시 한 번 IOC 선수위원에 도전한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