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섭 BIPA(부산정보산업진흥원) 원장이 개발자가 일하기 좋고 IP(지식재산권)가 넘치는 부산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을 대표하는 인디게임 축제 ‘2023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BIC 페스티벌 2023)’이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했다. 지난 2021년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으로 취임해 이번 행사를 지원한 정문섭 원장을 BIC 페스티벌 2023 현장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다음은 정문섭 BIPA 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이번 행사를 개최하신 소감과 BIC가 성장해온 과정에 대한 소회를 부탁드린다
인디게임에 아무도 관심이 없을 때, 부산에서 인디게임 개발자를 위한 행사를 기획하고 집행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 건물에서 작게 시작했지만 추후 영화의전당 등을 거쳐 벡스코까지 확장됐다. 벡스코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히 공간 확장 때문이 아니다. 네트워킹도 할 수 있는 자리는 벡스코밖에 없다. 확장성을 실천하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벡스코를 선택하게 됐다. 또한 인디라 하면 게임뿐 아니라 영화, 음악 등도 포함해야 한다. 인디씬 자체를 다룰 수 있도록 행사의 사이즈를 키워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부산이 콘텐츠 산업의 메카로 자리잡은 비결은 무엇인가
IT뿐 아니라 콘텐츠도 마찬가지지만, 개발자를 많이 배려하고 가려운 부분을 긁어줘야 한다. 정부나 부산시에 건의해서 그들이 원하는 지원을 해야 한다. 일방적인 탑다운 식으로 안한다. 그리고 웹툰 페스티벌도 한다. 매년 똑같이 행사를 치르지 않고 필요에 맞게끔 지원하는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다. 그게 다른 지자체와의 차이점이다. 부산은 제2의 수도로서 시범사업을 많이 하고 앞서나가려 노력한다. 30명이었던 웹툰 작가가 이젠 200명에 달한다. 관내에 웹툰학과도 생겼다. 다른 지자체가 따라할 수 없다. e스포츠 관련 학과로도 확장됐다. 시범적으로 샌드박스 게이밍과 교육청과 진흥원이 인재 양성을 준비 중이다. 이게 다른 지자체와 차별화된 점이다. 계속 발굴해내고 확장할 생각이다.
이번 행사를 어떤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는가, 이번 행사 외에도 인디게임 쪽에 어떤 지원을 주는가
예산을 가지고 좌지우지하려는 마음이 전혀 없다. 기존에는 진흥원에 위탁을 줘서 운영했다면, 이제는 부산시가 진흥원을 거치지 않고 곧장 행사를 지원한다. 진흥원은 네트워킹 등 지원을 강화하고 괜찮은 게임을 추천하고,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우리가 이제 직접 수행은 하고 있지 않다. 사무국에서 진행한다.
인디정신의 독립성과 산업의 경제성, 밸런스를 어떻게 맞추는지
인디정신을 버리고 산업으로 간다는 것은 아니다. 인디 느낌의 확장성을 가질 수 있는 곳이 벡스코다. 경제성 부문의 효과까지는 아직 도달할 생각이 없다. 우선은 개발자들이 더 성장하고 IP가 끓어오르는 도시로 만드는 게 우선이다.
인디게임 발전을 위해 진흥원 차원에서 어떤 노력과 변화 시도가 이어지나, 청사진이 있나
대기업 유치가 잘 안되는 것 아시지 않나. 생태계를 만들고 IP를 바탕으로 스타트업이 중견기업까지 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 우선적이다. 앞으로 그런 것을 계속 노력할 것이다. 투자 펀드도 4개가 있다. 투자환경을 만들어주고 홍보나 네트워킹 등 개발사가 약한 부분을 강화할 것이다. 그들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완성도가 올라갈 수 있게끔 해줘야 한다. 아이템이 좋다고 뜨지는 않는다. 보강과 완충 역할을 계속 하고 싶다. 간접적인 역할을 통해 스타트업들이 투자받게 해줄 것이다. 진흥원은 인프라를 2년 동안 무료로 지원한다. 관리비도 받지 않는다. 24시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진흥원과 개발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개발자들이 성장할 수 있게끔 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보다 강화해나갈 것이다. 대기업 유치는 계속 시도할 것이다. 게임융복합스페이스를 착공할 예정이다. 오는 2027년 완공을 예정에 두고 있다. 현재는 타당성 조사 중이다. 착공이 되면 인디게임의 메카, e스포츠 성지라는 말에 맞게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구체적인 계획이 있으신 것 같다. 추가 설명 부탁한다
웹툰 페스티벌을 KT&G 상상마당에서 할 예정에 있다. 현재 기획 중이다. 게임 크리에이터, 창작자, 창직자, 프리랜서가 함께 어울릴 수 있고 네트워킹하며 새로 무언가를 만들 수 있을 모티브를 제공하는 게 좋지 않을까. 웹툰과 게임 관련 행사를 동시 개최 할 것이다. 웹툰 작가도 게임에, 게임 개발사도 웹툰에 관심을 가져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지자체에서 안 하는 시도다.
부산글로벌게임센터의 목표는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하는 평가에서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2008년에는 24개 기업에 불과했지만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규모가 커졌다. 앞으로 부산이 어떻게 갈 것인가. 부산은 우리나라에서 스마트 도시로는 1위다. 세계 18위까지 올라왔다. 환경이 잘 돼 있는 스마트한 도시다. 오는 2029년 12월까지 가덕도 신공항을 완공하고 지하차도까지 만들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수도권의 집중 쏠림을 빨아들일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을까. 2030부산세계박람회도 중요하지만 또 다른 부산을 만들어야 하지 않나. 콘텐츠가 넘치는 도시로 만드는 중이다. 게임과 e스포츠는 물론이고 문화까지 포괄할 것이다. 오페라 하우스도 짓는 중이다. 게임 테마 카페도 준비 중이다.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 CEO를 모시고 있다. 게임 콘텐츠 중심 스마트시티가 되는 게 목표다. 이렇듯 큰 그림은 많이 가지고 있다.
BIC는 내년에 10년째를 맞는다. 생각하고 있는 새로운 사업 방향성이 있다면
아직 행사 중이라 구체적인 방안과 계획을 말씀드리기 어렵다. 벡스코에서 계속 행사를 진행할 것이다. 융합형으로 조금 더 새로움을 보여줄 거라는 말씀을 드린다. 웹툰과 게임을 만들지만, 뮤지컬도 만들 수 있지 않나. 이런 시도를 하고 싶다. 콘텐츠가 변해갈 수 있다는 것을, 다양성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더 많은 개발자가 열심히 할 수 있고 해외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바라볼 것이다.
글로벌 게임사들이 다수 모였다. 인상적 접근이나 어려움은 없었는지
한상민 BIPA 콘텐츠진흥본부 게임산업진흥단장: BIC 행사와 관련해 글로벌 개발자를 모시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어워즈라는 개념을 도입하며 해외에서도 관심과 호응을 줬다. 브랜딩을 위해 우수한 인디게임 행사에 참여하고 네트워킹하며 BIC를 알리고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들도 관심을 많이 가져서 참여를 꾸준히 했다. 개발자분들께서도 BIC를 계속 알려주셔서 그런 상황이 만들어지는 듯하다.
서태건 BIC 조직위원장이 정부에서 인디게임 산업과 BIC에 무게를 실어줘야 한다고 앞선 인터뷰에서 밝혔다
항상 가지고 있어도 배고픈 게 돈이고 예산이다. 이미 예산을 받아서 위탁 주는 게 아니라 다이렉트로 지원하고 있다. 예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직위원회에서 직접 못하니까 저희가 돕고 있다. 국비까지 확보하는 것을 시도할 것이다. 부산에서 하는 행사가 아니라 지스타처럼 전국에 있는 인디게임 회사가 다 오는 행사로 만들 것이다. 문체부에서도 관심 가지도록 키워나갈 생각이다. 예산도 추가로 확보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개발자에게 혜택이 더 돌아가게끔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마음은 정말 뜨겁고 진심이라는 걸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 진흥원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부산을 만들고 싶다. 행사만 하는 e스포츠 도시 부산이 아니라, 개발자들이 좋은 환경을 누리고 IP 넘치는 곳으로 만들 것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 중이다. 해외뿐 아니라 부산에서도 펑펑 터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 조금만 참고 기다려주시면 보여드릴 수 있다.
부산=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