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6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넷마블의 인기 IP(지식재산권) ‘세븐나이츠’가 모바일 방치형 RPG(역할수행게임)으로 출시됐다. 이는 넷마블 창사 이래 최초의 시도로, 방치형 게임 시장 확대에 따른 발맞춤으로 풀이된다.
초반 성적은 기대 이상이다.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출시 5일 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 구글 플레이에서 매출 2위를 달성했다. 해외 시장의 반응도 좋다. 대만, 태국, 일본 등 주요 아시아 국가에서는 인기 순위 TOP 5 안에 들었다.
넷마블은 세븐나이츠 키우기를 출시하면서 ‘저용량’, ‘저사양’, ‘쉬운 게임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또한 원작과 동일한 시간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도 원작의 ‘에반’이 아닌 견습 마녀 ‘엘가’가 스토리를 이끈다.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신속한 플레이를 가능케 하는 편의성과 가볍고 쉬운 게임성이 인상적이었다.
게임에는 자동 사냥 기능이 있어 전투에는 별다른 컨트롤이 필요하지 않았다. 일러스트는 캐릭터당 1장뿐이라 더 만들어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원작의 화려한 캐릭터를 SD 캐릭터로 귀엽게 잘 바꿔놓은 점은 분명한 매력 포인트였다.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이 몬스터를 때려잡는 모습은 화려함은 덜하더라도 보는 즐거움도 있었다.
인게임 성장 요소는 다양하다. 몬스터를 처치해 영향력을 레벨업하면 기사단의 영웅 능력치가 올라간다. 영웅의 능력치는 레벨업과 승급을 통해서도 올릴 수 있다. 인게임 가이드만 따라간다면 넉넉히 배급해주는 재화와 경험치를 바탕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 많은 양의 카드 수집을 통해 캐릭터 성장을 이끌 수도 있다. 강한 영웅을 소환해 더욱 강한 기사단을 만드는 옵션도 있다.
영웅은 최대 10명까지 편성할 수 있어 다채로운 캐릭터 조합 구성이 가능하다. 자동 편성 기능도 있어 게임을 빨리 진행하고 싶다면 별 고민을 하지 않아도 좋다. 근거리, 원거리, 방어, 기능 등 캐릭터 조합에 따라 전투 향방이 갈릴 수 있어 각기 고유의 스킬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게임 초반에는 각 스테이지를 정말 쉽게 클리어할 수 있다. 다만 게임 중반부터는 보스 몬스터의 강함에 무릎 꿇는 일도 잦았다. “저 보스 몬스터보다는 강해져야 한다”는 생각에 게임 설치 후 3시간 동안 휴대전화에서 손을 놓지 못하고 플레이를 하게 됐다. 보스 몬스터의 체력과 부족해져가는 전투시간이 서로 레이스를 펼치는 듯 줄어드는 것을 비교하며 긴장하는 맛도 있었다.
하지만 장르의 한계에 따른 단점도 극명했다.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훌륭한 완성도를 선보였지만, 단순 반복적인 플레이 경험만을 제공한다. 이는 방치형 장르 특유의 한계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다. 이용자는 몬스터 처치, 공격력 레벨 달성, 잡화 아이템 사용, 방어력 레벨 달성, 영웅 소환, 생명력 특정 레벨 달성, 영웅 레벨 업, 스테이지 달성 등 인게임 가이드를 무한정 반복해야 한다.
계속되는 노동에 지쳐도 절전모드를 켜놓고 ‘방치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문제는 방치하던 와중에 다시 휴대전화를 잡고 게임을 플레이할 만한 유인이 드물었다는 점이다.
특정 구간에서 게임 플레이가 더뎌져 재미를 잃지 않기 위해선 30초 동안의 광고를 시청해 더 많은 보상을 받거나, 기사단 영웅 능력치를 일시 증가시켜주는 ‘요리’를 얻는 방법이 있다. ‘영웅 판매 패키지’를 구매하면 다채로운 캐릭터들을 한 번에 습득할 수도 있다.
광고 시청과 패키지 구매 같은 정석적인 BM(수익모델)에도 불구하고,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무·소과금 이용자들도 충분히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130종 이상의 영웅을 결제 없이 습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게임 가이드만 잘 따라간다면 영웅 소환권을 그때그때 획득할 수 있다. 적어도 10장씩 주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은 영웅을 소환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열심히 키운 캐릭터를 선보이기 좋은 무대도 있다. ‘금화 던전’에서는 금화를 대량으로 획득할 수 있고, ‘영웅 경험치 던전’은 영웅 경험치를 대량으로 획득할 수 있게 해줘 특정 요소가 부족한 이용자에게도 훌륭한 선택지가 됐다.
PvP(플레이어 대 플레이어)의 터전인 ‘결투장’에는 검투사의 증표를 사용해 참여할 수 있다. 일종의 랭크가 존재해 시즌마다 보상도 기대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시즌패스, 도전과제, 도감이 존재해 게임의 감초 역할을 했다.
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