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글로벌게임개발자컨퍼런스(GGDC) 2023’에서 ‘글로벌인디게임제작경진대회(GIGDC) 2023’ 수상자들의 세션이 열렸다. 이날 7명의 수상자들은 강연을 통해 각자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청중에게 전달한 후 토크쇼에 임했다.
첫 연사로 나선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 3학년 박민준 학생은 ‘애기펜스’를 개발해 GIGDC 중고등부 은상을 수상했다. 그는 ‘K-고등학생들의 멀티 게임 개발 성장 스토리!’를 강연했다. 박씨는 “사회에 나가면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 기회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동아리 친구들과 게임 개발에 도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겪은 실패를 통해 스트리머를 위한 게임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팀 내에 기획자와 프로그래머만 있어, 아트 담당에 도전한 이야기도 전했다.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 3학년 이민영 학생은 ‘몽글몽글뚝딱뚝딱’을 개발해 GIGDC 중고등부 대상을 수상했다. 그는 ‘학교에서 게임 개발, 진짜 하고 있습니다!’를 강연했다. 그는 재학중인 학교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게임을 개발하며 겪은 우여곡절을 슬기롭게 헤쳐 나간 과정을 공유했다. 일간·주간·월간 보고서를 통한 프로젝트 관리, 장애물을 끊임없이 치워나가는 결단력, 우선 순위와 단기 예상 결과물을 정하는 치밀함이 돋보였다. 그는 “취업을 앞둔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며 친구 개발자들에 대한 ‘리스펙’도 잊지 않았다.
강준안 실외기 오퍼레이션 대표는 ‘블랙아웃’을 통해 GIGDC 대학부 대상과 더불어 ‘BIC(부산인디커넥트)’ 루키에 선정됐다. 그는 ‘인디게임과 게임디자인’을 강연했다. 개발 중인 좀비 게임의 문제에 집중하며 해결해나간 경험을 전하며 그는 “개발은 좋은 아이디어의 도출보단 문제 해결의 연속”이라는 말을 남겼다. 그는 “버그인 줄 알았던 요소가 의외의 재미 요소로 통하게 됐다”며 자사의 문제 해결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스탠드-얼론’을 통해 GIGDC 일반부 은상을 수상한 이도운 리퓨엘 대표는 ‘인디게임 개발자가 되고 느낀 점: 게임만 만들면 될까?’ 강연을 진행했다. 게임 회사를 이끄는 데 있어서 개발만 해서는 안 되고 사업적인 것에 무지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나눴다. 그는 “제대로 된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는 마케팅·고객관리·데이터·분석·계약 등 사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루미네나이트’를 통해 GIGDC 일반부 금상을 수상한 이정우 스피카소프트 대표는 ‘루미네나이트 아트 디자인’ 강연을 통해 자사 게임의 아트 디자인에 대해 설명했다. 루미네나이트는 게임 환경과 적극 상호작용하는 스토리 기반 추리 게임이다. ‘비주얼 노벨’ 기반에서 탈피했다는 점에 의해 비판 많이 받자 강연에 나서 직접 설명하게 됐다. 그는 2D처럼 보이는 인게임 화면이 사실은 3D였다는 사실을 밝히며, 게임 고유의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디자인 측면에서 어떤 노력이 있었는지를 사례 중심적으로 보여줬다.
2023년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히는 ‘산나비’의 개발을 담당한 원더포션의 유승현 대표는 ‘스토리, 조금만 넣겠습니다’ 강연을 통해 “스토리텔링은 장면을 통해 전달된다. 좋은 스토리를 위해서는 좋은 장면을 만들 줄 알아야 한다”는 조언을 청중에게 전했다. 그는 산나비 개발 경험을 풀어놓으며 장면을 우선적으로 정한 후, 그에 맞춰 이야기와 캐릭터, 세계관을 정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산나비는 ‘2022 대한민국 게임대상’ 인디게임상을 수상할 정도로 기대를 받는 작품이다. 오는 11월 정식 출시가 예정돼있다.
신원철 코드네임봄 대표는 ‘은밀하게, 위대하게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를 강연했다. 그는 게임 시나리오 작가가 갖춰야 할 소양으로 PD로서의 자질과 현실적인 시야를 꼽았다. 이어 “사회 통념을 벗어난 이야기는 자극적일지라도 허용되는 범위가 존재한다”며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강연 이후에는 개그맨 이동엽의 사회 아래 토크쇼가 펼쳐졌다. 이 자리에서 이정우 스피카소프트 대표는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걸 많이 봐야 한다. 자신의 철학을 키워야 한다”며 시나리오에 대해 고민이 있는 개발자들에게 조언을 건넸다. 강준안 실외기 오퍼레이션 대표는 “인디게임 개발에는 효율보다 낭만이 중요하다. 단거리 경주보다는 마라톤에 가깝다”는 견해를 전하기도 했다.
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