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실력으로 중국의 텃새를 잠재웠다.
한국 리그 오브 레전드(LoL) 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항저우 e스포츠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LoL 중국과 4강전을 세트 스코어 2대 0으로 승리했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중국에 2대 0으로 졌던 한국은 5년 전의 패배를 완벽히 설욕했다. 결승전에 진출한 한국은 이날 3시에 열리는 베트남과 대만의 승자와 오는 29일 결승전을 치른다.
중국의 진심도 한국 앞에선 무용지물이었다.
중국은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첫 금메달을 노리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한국과 달리 트라이아웃과 합숙을 통해 최종 명단을 결정했고, ‘2023 중국 LoL 프로리그(LPL)’도 이전보다 훨씬 빨리 개막해 일정을 마치고 다시 국가대표팀을 소집해 합숙을 통해 철저히 준비했다.
중국의 일방적인 텃세도 있었다.
지난 8월말 쯤 아시안게임이 현재 사용 중인 버전이 아닌 지난 6월에나 쓰인 13.12패치 버전으로 진행되는 게 결정됐다. 아시안게임은 라이엇 게임즈에서 직접 진행하는 게 아니라 중국에서 패치 버전을 결정할 수 있었다.
당시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을 13.12패치 버전으로 당장에 연습하는 게 불가능했다. 다행히 한국 선수단은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의 지원을 받아 13.12패치 버전으로 연습에 임할 수 있었다.
대회 도중에는 중국만 제대로 된 경기장을 사용한 점도 논란의 대상거리였다. LoL을 포함 7개의 종목이 모두 항저우e스포츠경기장에서 열렸는데, 중국 LoL 대표팀은 8강전부터 전 경기를 시설이 좋은 주 경기장에서 사용한 반면, 한국은 조별리그부터 8강전까지 보조 경기장에서만 경기를 소화했다.
보조경기장은 폐쇄적인 공간의 방 한 칸 안에서 선수들과 심판들이 모여 국제 경기라고 믿을 수 없는 열악한 수준이었다. 김정균 LoL 대표팀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와 8강전이 끝난 뒤 “중국 팀이 주 경기장에서 한 번 경기를 치렀다. 적응을 했느냐 안했느냐의 차이가 크기에 걱정이 된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은 각종 텃세에도 굴하지 않고 끝내 결승전 무대를 밟게 됐다. 완벽한 실력 승이었다. 1세트는 경기 초반 ‘룰러’ 박재혁(징동 게이밍)의 성장을 앞세워 압도적으로 경기를 끝냈고, 2세트에는 초반 중국의 경기력에 고전했지만 ‘제우스’ 최우제와 ‘케리아’ 류민석(이상 T1)의 설계 능력을 앞세워 대역전극을 만들어냈다.
4강전이 끝난 뒤 경기장에는 한국 응원단들의 응원만 들려왔다. 흡사 3년 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20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 담원 게이밍(현 디플러스 기아)가 중국에서 쑤닝 게이밍(현 웨이보 게이밍)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순간이 연상될 정도였다. 항저우는 침묵으로 가득 찬 ‘도서관’이 됐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