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전문의 중심 병원' 신속 추진

복지부 '전문의 중심 병원' 신속 추진

- 국립대 병원과 지역 수련병원 중심
- 미복귀 전공의에 사전통지서 발송…"원칙 변함없어"

기사승인 2024-03-12 19:00:25
정부는 의료체계 정상화를 위해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의 전환'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12일 오전 서울의 한 대형병원 로비의 걸개사진 옆으로 환자가 지나가고 있다.

- 전공의 보호·신고센터 운영 들어가… 접수사례는 0건
- 조홍규 장관 11일 전공의들과 비공개 첫 대면

정부는 의료체계 정상화를 위해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의 전환'을 신속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의 전환은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4대 의료개혁 과제 중 하나로 내년부터 국립대 병원과 지역 수련병원을 중심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병원에 남아있는 의료진도 피곤해요"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총회를 열고 정부가 사태 해결을 위한 합리적인 방안 도출에 나서지 않을 경우 18일을 기점으로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의결한 가운데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중환자 회복실을 둘러본 후 피곤한 모습으로 병실을 나서고 있다.

12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은 “대학병원의 인력구조를 '전문의 중심'으로 바꾸어 수련생인 전공의를 제대로 수련하는 동시에 환자에게는 전문의 중심의 ‘질 높은 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의사들이 수술실로 향하고 있다. 11일 기준 상급병원 수술은 지난달 15일 대비 52.9% 감소했다.

정부는 의료기관 설립 시 의사 배치 기준을 개정하여 전공의를 전문의의 절반으로 산정하는 등 전문의를 더 많이 고용할 계획이다. 입원전담 전문의 제도를 개선하고,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을 확대해 전문의 중심 인력 운영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이어 박 차관은 "1년 단위 단기계약 관행을 개선하여 장기 고용을 보편화하고 육아휴직과 재충전을 위한 연구년 등이 보장될 수 있도록 정부와 의료계가 함께 노력하겠다"며 "전문의 중심 병원 운영에 대한 수가 지원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2일 오전 서울의 한 대형병원 응급실 앞에서 환자들이 휠체어에 앉아 추위와 싸워가며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정부는 서울대 의대 교수회의 집단사직 결정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환자 곁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교수들이 집단행동을 하는 경우 전공의들에게 했던 것처럼 현장을 떠나지 못하도록 명령을 내리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문의 중심 병원의 모형과 개선 사항을 검토 중이고 다음 주에는 전문의 중심 병원 등에 관한 토론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더불어 보건복지부는 이날부터 '전공의 보호·신고센터'를 운영해 도움을 요청하는 전공의 보호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공의가 원하는 경우에는 타 수련기관으로 이동 조치하고, 심리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다만 현재까지 접수된 사례는 없다.
전공의 집단 이탈 사태가 4주 차로 접어든 12일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로비를 지나고 있다.

박민수 차관은 "병원으로 복귀할 의향이 있음에도 유·무형의 불이익을 우려해 복귀하지 못하고 있거나, 현장을 지키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공의들께서는 보호·신고센터로 적극 연락해주시길 바란다"며 "전화 또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신고할 수 있는 2개의 직통번호를 운영하며 향후 온라인 등으로 신고, 접수가 가능하도록 채널을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로비'
정부의 비상의료체계 가동 결과, 상급종합병원의 입원 환자 수는 평시 대비 약 40% 정도 감소했다. 집단행동 이전인 지난달 1일부터 7일과 비교하면 지난 4일 입원환자는 40.7%까지 감소했으나, 11일엔 37.7%까지로 소폭 회복했다. 

전날 20개 의료기관에 파견된 공중보건의사 및 군의관은 이날까지 근무에 필요한 교육을 마친 후 13일부터 근무를 시작한다. 이번에 배치되는 인력 중 57%는 배치되는 병원에 수련을 받은 경험이 있다. 정부는 추가 인력 파견 시 수련기관, 임상경험 등을 최대한 고려할 방침이다.

한편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전공의 집단사직에 따른 '의료 공백' 사태 이후 11일 처음으로 전공의들과 만났다. 복지부는 장관이 누구와 만났는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철저히 함구했으나 정부는 앞으로 대화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응급실로 의사가 들어가고 있다. 조규홍 장관은 중대본에서 11일까지 이탈 전공의 5천556명에 대해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송부했다며 "잘못된 행동에 상응한 책임을 묻겠다는 정부의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전날 장관이 전공의들과 비공개 만남을 한 데 이어 응급의료 현장 의료진과의 간담회, 의대 교수들과의 대화 등도 이어갈 계획이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암종양센터와 많은 환자와 보호자가 대기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황급하게 수술실로 향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로비에 걸려 있는 안내 게시판을 환자가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글‧사진=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

곽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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