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다시 동결했다. 사실상 시장이 기대했던 연내 3회 인하는 어려워진 분위기다. 기획재정부와 금융당국은 국내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시장안정 조치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2일 오전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관계기관 합동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최 부총리는 ‘한일중·아세안+3 재무장관회의’와 ‘ADB 연차총회’ 등에 참석하기 위해 터키 이스탄불 출장 중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FOMC 기준금리 동결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연준은 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 이후 기준 금리를 현재 수준인 5.25~5.5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이후 이날까지 6회 연속 금리 동결이다. 연준의 금리 동결로 한국(연 3.50%)과의 금리차는 역대 최대 수준인 2%p 차이를 유지하게 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은 완화댔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최근 몇달 동안 인플레이션 목표(2%)에 대한 추가적 진전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또 물가가 지속적으로 내려온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 인하가 적절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비상회의 참석자들은 최근 중동 긴장 고조 등으로 주가와 환율 등 변동성이 다소 확대됐으나 외국인 증권 자금 순유입이 지속되고 자금시장에서도 신용스프레드 축소가 이어지는 등 국내 시장이 비교적 안정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수출 호조세 지속, 내수 반등 등 우리 경제의 펀더멘탈이 견조하다는 점에서, 이와 괴리된 과도한 시장변동에는 과감한 시장안정 조치를 시행”하기로 의견을 같이했다.
최 부총리는 “주요국 금리 인하 시기, 폭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중동 분쟁 전개 양상 등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경계심을 갖고 관계기관 간 긴밀히 공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외환시장 구조개선도 차질 없이 지속 추진하는 한편 올해 9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목표로 6월 국채통합계좌 개통 등 제도 기반을 완비하겠다”고 부연했다.
참석자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잠재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다하기로 했다. 이들은 “최근 태영건설 워크아웃 과정에서도 보여줬듯이 ‘질서 있는 연착륙’이 일관된 기조하에 정상 사업장에서는 자금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대응해 나가고 사업성 부족 사업장은 재구조화를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