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거주자의 외화예금이 한 달 만에 37억 달러 가까이 줄었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오르자 기업들이 달러 조달 시점을 미룬 영향으로 분석된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4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은 913억5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36억6000만달러 줄었다. 지난 1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진 것이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통화별로 살펴보면 달러화 예금이 전월 대비 32억6000만 달러 줄어든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은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이라는 인식 등에 따라 기업예금(-31.5억달러) 중심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1330.7원이었던 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367.8으로 37.1원 상승했다.

유로화 예금은 5억5000만 달러, 엔화 예금은 1억1000만 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유로화 예금은 일부 외국계 기업의 배당 실시 등으로, 엔화 예금은 엔화약세에 따른 미 달러 환산액 감소 등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말 151.4엔이었던 월 평균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말 156.2엔으로 4.8엔 상승하며 엔화약세를 보였다.

주체별로는 지난달 말 기업예금이 765억1000만달러로 35억4000만달러 줄었고, 개인예금은 148억4000만달러로 1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은행별로는 국내 은행이 815억4000만달러로 23억4000만달러 줄었고, 외국은행 국내지점이 98억1000만달러로 13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