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대입에서 첨단분야 학과 입학 정원이 확대되며 수도권 대학 정원도 함께 늘었다. 인서울 대학 선호가 커지며 지방대는 신입생 모집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번 증원을 두고 글로컬 대학 등 정부의 ‘지방대 살리기’ 정책과 어긋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교육부 ‘2025학년도 일반대학 첨단분야 정원 조정’ 심의 결과에 따르면 전국 22개교 첨단분야 학과의 입학정원은 전년대비 1145명 늘었다. 특히 수도권 소재 대학은 12개교에서 총 569명이 증원됐다.
수도권 대학 증가 규모는 비수도권 대학보다 크진 않다. 그러나 그간 지역균형 발전 기조에 맞춰 입학정원 총량규제를 걸었던 수도권 대학 정원이 늘어난 것이 논란이다.
이번 증원으로 소위 SKY로 불리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학교의 대기업 계약학과는 2025학년도에 총 1060명을 선발하게 됐다. 지난해 876명을 선발한 것과 비교해 21.0%(184명) 증가한 것이다. 3개교 중 가장 큰 순증을 보인 대학은 고려대였다. 서울대와 연세대의 계약학과가 지난해 대비 각각 11.5%(25명), 21.9%(60명) 증가에 그친 것에 비해 고려대는 25.8%(99명)가 늘었다.
대기업 계약학과는 자연계 우수인재 선점을 위해 기업과 대학과 연계를 통해 만든 학과로, 채용이 보장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 대기업 계약학과로는 △삼성전자의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포항공대 및 4개 과기원, 경북대 △SK하이닉스의 고려대, 서강대, 한양대 △LG유플러스의 숭실대 △현대자동차의 고려대가 있다.
반도체 육성이 사실상 국가 대항전으로 격상되며 첨단학과 육성이 국가적 과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 과정이 수도권 대학 정원 확대로 이어지며, 글로컬 대학 등 그동안 정부가 지원해온 지방대 살리기와 엇박자 나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한 대학입시연구소 소장은 “반도체 등 첨단학과 증원이 비수도권이 월등히 많아도 결국 수험생들에겐 수도권 진입 싸움”이라며 “증원보다 먼저 수도권과 비수도권 인프라 및 일자리 격차를 먼저 해소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수도권을 넘어 수도권에서도, 상위권 대학 쏠림 현상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첨단학과와 대기업 계약학과 등이 상위권 수도권 지거국 대학에 집중화돼 지방권 일반 사립대는 신입생 모집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학령인구수 감소 속 신입생 모집 대학 양극화는 더욱 크게 확대될 수 있다”며 “대기업 계약학과도 상위권 대학에 집중되어져 상위권 대학 쏠림현상 가속화도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민지 기자 mj@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