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를 것” 꺾이지 않는 심리…대출 조이기, 해 넘기나

“집값 오를 것” 꺾이지 않는 심리…대출 조이기, 해 넘기나

2금융권 소집해 ‘풍선효과’ 점검
9월 가계대출 둔화에도…“집값 오를 것” 심리 견고
“모든 선택지 테이블에” 추가 대책 검토하는 당국

기사승인 2024-10-16 06:10:04
쿠키뉴스 자료사진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는 분위기지만 금융당국은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대출 조이기가 해를 넘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16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금융감독원과 보험·저축은행·상호금융·여전업계 및 협회 실무자들을 불러 2금융권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었다. 금융위가 지난 11일 2금융권 협회와 5대 시중은행, 관계기관과 은행연합회 등을 불러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개최한 지 나흘 만에 2금융권만 별도로 소집한 것이다.

은행권 가계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몰리는 풍선효과 우려가 커지자, 현황을 점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2022년 10월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다가 지난 8월에 5000억원 늘며 증가로 전환됐다. 당국은 이같은 속도라면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이 이달 1조원을 넘을 수도 있다고 본다. 풍선효과가 심화될 경우 비은행 대출에 적용되는 50%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도를 은행 대출과 같은 40% 수준으로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월중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총 5조2000억원 증가했다. 전달 증가폭(9조7000억원)에 비하면 46% 이상 줄어든 규모다. 그럼에도 당국은 9월의 경우 추석 연휴 등 계절적 요인이 작용한데다, 기준금리 인하로 향후 가계부채 증가폭이 다시 커질 수 있는 만큼 추가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권에 전세·정책대출 DSR을 소득별, 지역별, 주택 소유 여부 등에 따라 파악할 수 있도록 기존보다 정교한 데이터 산출을 지시했다. 이는 전세·정책대출에 대한 DSR 규제 적용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9월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부채와 관련해 “최근 3∼4년간 전세대출 규모가 많이 빠르게 늘었다. (가계부채 증가와 관련해) 모든 조치는 테이블 위에 올라가 있다”면서도 “전세대출은 무주택자에 미치는 영향이 큰 부분도 있어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국은행 주택가격지수전망

정부는 주택 공급 확대와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매수자들의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가 여전하다고 판단한다. 한은이 최근 발표한 9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9로, 집값 급등기였던 2021년 10월(125)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소비자의 1년 후 집값 전망을 반영한다. 100을 상회할 경우 상승을 전망하는 소비자가 크다는 의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지난 14일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당분간 수도권 주택가격은 완만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말했다. 여전히 높은 가격상승 기대, 전세가격 오름세를 그 이유로 들었다.

대출 수요자 사이에서는 내년 초에는 은행들이 그해 가계대출 목표액을 재설정하고 원점에서 시작하는 만큼, 지금처럼 적극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그러나 당국은 내년에도 가계대출 경영계획에 DSR 운영계획도 포함하는 등 가계부채 관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 등 변수가 언제든 다시 가계부채 수요를 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연 3.50%에서 0.25%p 내렸다. 시장에서는 이미 차기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 하고, 시점을 내년 1~2월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단 10월을 변곡점으로 판단하고 있다. 관리를 잘하고, 공급대책이 실효성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둔화 추세가 쭉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번 내리고 말 것이 아니라, 금리 인하 기조를 앞으로 계속 가져갈 수 있다. 언젠가는 분명 가계부채나 집값 불쏘시개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유의해서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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