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플라스틱 노력 부족해” 우리금융 지적한 국제환경단체

“탈플라스틱 노력 부족해” 우리금융 지적한 국제환경단체

플라스틱 산업 규제 압력↑
20개 은행 중 18곳 낙제점
“은행들,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오염에 책임 있어”

기사승인 2024-10-20 06:21:04
전세계 20개 은행 탈플라스틱 정책 평가 점수. 플라스틱뱅크트래커 

우리금융이 국제 환경단체로부터 플라스틱 절감을 위한 노력을 좀 더 기울여야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니셔티브 ‘플라스틱 뱅크 트래커’(Plastic Banks Tracker)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전세계 20개 대형 은행의 플라스틱 금융 정책을 0~100점 척도로 점수를 매긴 결과를 발표했다. 플라스틱 뱅크 트래커는 환경 연구기관인 뱅크트랙, 프로푼도 등이 참여한 네덜란드 소재 비영리 단체다. 플라스틱 생산 및 사용 문제에 대한 상업은행의 책임을 인정하고, 은행들에 플라스틱 산업 자금 조달을 줄일 것을 촉구하고 있다.

평가 대상은 △뱅크오브아메리카(미국) △ING그룹(네덜란드) △바클레이스(영국) △시티그룹(미국) △도이치뱅크(독일) △HSBC(영국) △JP모건체이스(미국) 등 20개 대형 은행이다. 우리금융은 국내 금융사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우리금융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UNEP FI) 순환경제 워킹그룹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이 활동을 인정받아 2023년 1월 UNEP FI 주관 ‘플라스틱 금융 리더십 그룹’에 참여하기도 했다.

플라스틱뱅크트래커는 이들 은행 중 독일 프로크레딧과 네덜란드 ING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18개 은행에 모두 낙제점을 줬다. 우리금융은 △프로크레딧(56점) △ING그룹(36점) △HSBC(8점) △로얄뱅크오브캐나다(7점) △BNP파리바(7점) △바클레이스(6점)에 이어 7번째인 4점을 받았다.

해당 단체는 우리금융이 플라스틱 오염 심각성에 공감하고 신재생에너지 개발 등 녹색금융에 사용하는 ‘그린 본드’를 늘리겠다고 발표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우리금융이 플라스틱 배출을 초래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흐름을 줄이겠다는 명시적 약속을 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플라스틱 오염 위기 해결책을 찾기 위해 여러 이해 관계자 간 논의를 시작하는 등 구체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 등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전세계적으로 기후변화 주범으로 손꼽히는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에 이어 플라스틱 산업에 대한 규제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포트폴리오 어스’라는 단체가 지난 2021년 낸 보고서에 따르면 씨티그룹, JP모건체이스 등 주요 글로벌 은행들이 플라스틱 포장·소매업체 등 40개 기업에게 총 1조7000억달러(1800조원)의 자금을 환경적 조치나 플라스틱 감출에 대한 조건 없이 대출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탈플라스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환경부에서는 일상에서 △배달 주문 시 일회용품 받지 않기 △불필요한 비닐 쓰지 않기 △물티슈, 플라스틱 빨대 사용 줄이기 등 불필요한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바이바이 플라스틱 챌린지'라는 범국민 캠페인을 시행 중이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금융권도 동참한 바 있다.

요한 프리인스 뱅크트랙 이사는 “플라스틱의 끊임없는 생산과 소비는 환경을 오염시키고 인간의 건강을 악화시킨다. 플라스틱 생산자뿐만 아니라 그들의 자금 지원자도 어느정도 책임이 있다”면서 “은행들이 이처럼 플라스틱 생산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평판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가 실시하는 ‘2023년 MSCI ESG평가’에서 최고등급인 AAA등급을 획득하는 등
ESG 실천에 역량을 집중해온 성과를 높이 인정 받았다”며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 수립과 ‘SBTi(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 승인 획득으로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등 ESG 경영 내재화에 더욱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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