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들의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예대금리차)가 두 달 연속 확대됐다.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으로 대출금리는 올리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예적금 금리는 내리면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1일 예·적금 상품 11종에 대한 기본금리를 0.05~0.25% 포인트(p) 내렸다. 같은 날 SC제일은행은 예금금리를 0.3~0.8%p까지 인하했다. 인터넷은행 토스뱅크도 토스뱅크 통장금리를 0.3%p 낮췄다. 앞서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도 지난달 23일 각각 예적금 금리를 0.2%p, 0.25~0.55%p 낮췄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9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최고 금리는 연 3.35∼3.55% 수준으로 집계됐다. 기준금리 인하 다음날인 지난달 12일(3.15∼3.80%)과 비교하면 3주 만에 하단이 0.20%p, 상단이 0.25%p낮아졌다. 은행들이 잇따라 예적금 금리를 낮추는 것은 한은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내려갔기 때문이다.
반면 가계대출 금리는 오히려 상승했다. 지난달 5대 은행의 평균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대출 금리는 4.128%로 전월 3.938%에서 0.19%p 상승했다. 평균 저축성수신금리는 3.394%로 전월 3.368%에서 0.026%p 오르는 데 그쳤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9월 5대 은행의 정책서민금융 제외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예대금리차 단순 평균치는 0.734%p로 집계됐다. 전월(0.57%P) 대비 0.164%P 늘어난 수치다. 지난 8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예대금리차가 벌어졌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가 계속되면서 10월 예대금리차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당국은 지난달 23일 2금융권과 지방은행, 인터넷은행 등을 소집해 ‘엄격한 (가계부채) 관리 기조를 유지하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