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잦은 인사교체…“말 안 통해” 전문성 지적도

금감원 잦은 인사교체…“말 안 통해” 전문성 지적도

기사승인 2024-11-15 06:30:06
금융감독원.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부원장보 절반을 교체하는 임원인사를 단행한다. 국실장 인사도 조만간 낼 예정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세대교체에 더욱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다만 내부에서는 잦은 인사교체에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 9명의 부원장보 중 4명의 임원이 오는 18일 퇴임식을 갖고 자리에서 물러난다.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둔 김영주 부원장보(기획·경영), 박상원 부원장보(중소금융)에 더해 차수환 부원장보(보험), 김준환 부원장보(민생금융)가 사임 의사를 밝히며 임원 변경 폭이 커졌다.

금감원은 지난 9월에도 김병칠 부원장(은행·중소금융) 및 서재완(금융투자)·이승우(공시조사) 부원장보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금감원 통합공채 1기 중 가장 연장자인 서재완 신임 부원장보가 승진하며, 금감원은 부서장부터 임원까지 세대교체를 이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원장은 연공서열과 관계없이 유능한 인물을 발탁하겠다고 강조해왔다. 이 원장은 지난 2022년 8월 부원장보 5명을 임명하는 대규모 임원인사를 단행했는데, 이때 처음으로 1970년대생 부원장보(박상원 부원장보, 1970년생)가 나오기도 했다. 이 원장은 1972년생이다. 

이번 임원 인사와 관련해, 후임 임원으로 김성욱 기획조정국장, 박지선 인사연수국장, 한구 은행검사 2국장, 서영일 보험감독국장, 정은정 법무실 국장 등이 거론된다. 다만 이같은 하마평을 두고 금감원 한 관계자는 “공채 1기에서 이제 임원 1명(서재완 부원장보)이 나왔는데 2기가 거론되는 건 시기상조”라고 했다. 

이달 말이나 늦어도 내달 초 단행될 정기인사 성격의 부서장(국실장) 인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연말 정기 인사에서는 부서장 보직자 84%가 바뀌었다. 또 본부 전 실무 부서장에 1970년대생이 배치됐다.

이 원장은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며 지난해 11월 정기인사 주기를 연 1회에서 2회로 바꿨다. 정기인사 외에도 수시인사를 수차례 단행했는데 안팎으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감원 특유의 짧은 순환보직에 부서장까지 자주 바뀌면 업무 연속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금감원 직원들은 통상 5급 조사역으로 채용된 뒤 4급까지 평균 한 부서에서 2년~3년 정도 일한다. 금융회사들이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부서의 경우 최대 5년까지 근무하도록 하는 것과 대비된다. 

22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잦은 인사조치가 도마 위에 올랐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원장 취임 후 임원인사는 13차례, 수시인사는 52차례나 있었다”며 “이 원장이 내부 직원과 시장에 불안을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감원 직원들의 잦은 부서 이동으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걸 현저히 느낀다”며 “대화가 안 된다고 느낄 정도”라고 말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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