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과 ‘부정선거’를 주장해 온 모스 탄 전 미 국무부 국제형사사법대사의 접견을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허락하지 않으며 무산된 가운데 윤 전 대통령이 모스 탄 전 대사에 쓴 편지가 공개됐다.
17일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인 김계리 변호사는 전날 모스 탄 교수와 윤 전 대통령의 접견이 무산되자 탄 교수가 쓴 영문 편지와 번역본을 가지고 윤 전 대통령을 접견했다고 한다.
편지를 받은 윤 전 대통령은 자필로 답장을 썼지만 구치소 규정상 수용자가 작성한 서신은 당일 반출이 금지된 까닭에 그 자리에서 김 변호사가 윤 전 대통령이 쓴 편지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적었다.
변호인단이 공개한 편지를 보면 탄 교수는 윤 전 대통령을 ‘국가의 영웅’으로 부르며 “서울대학교와 인천공항에서 열렸던 행사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님을 열정적으로 지지하고 있는지 꼭 보셨어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이 국가적 위기 속에서 대통령님께 평안이 있길 바란다”며 “저는 진심으로 하나님께서 대한민국을 구할 것이라 믿는다. 많은 사람이 대통령님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믿길 바란다”고 적었다.
미국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무부 국제형사사법대사를 지낸 탄 교수는 서울대 특강 등에 참석하고자 최근 내한했다. 하지만 그가 ‘중국이 한국의 부정선거에 개입했다’ 등의 근거 없는 발언을 했던 사실이 논란이 돼 취소됐다.
윤 전 대통령은 탄 교수에게 보낸 답장을 통해 “갑작스러운 특검의 접견금지 결정으로 만나지 못해 아쉽다”며 “어제 교정당국과 이미 접견 약속을 잡았는데도 저와 모스 탄 대사의 만남을 막으려고 전격적인 접견금지 결정을 내린 것은 악의적이고 어리석은 것이라 생각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탄 교수와 미국 정부가 세상의 정의를 왜곡하는 세력, 시스템과 대척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자신의 대선 출마 선언과 대통령 취임사에도 같은 인식과 철학이 드러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나는 최근 재구속돼 하루하루의 일상과 상황이 힘들다”면서 “세상을 정의롭게 변화시키기 위해 싸우는 동지들에게 격려와 안부를 전한다”고 했다.
한편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모스 탄 대사와 관련한 사건을 최근 배당받아 수사에 나섰다. 시민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이 그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기 때문이다.
모스 탄 대사는 부정선거 음모론 주장 외에도 ‘이재명 대통령이 청소년 시절 강력범죄에 연루돼 소년원에 들어갔다’는 등의 음모론을 제기해 논란을 빚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