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5 전쟁 발발 76주년을 맞이한 26일 오후, 세계 유일의 UN군 묘역인 ‘부산 UN기념공원’에 종교적 신념을 초월한 다양한 성직자들과 신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서로의 손을 맞잡은 채 전쟁의 포화 속에서 자유와 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국 땅의 영령들을 추모하며, 종교 간 화합과 세계 평화를 향한 간절한 염원을 세상에 전했다.
사단법인 국제종교연합(GRUN)은 이날 오후 2시 30분 불교, 기독교, 천주교 등 각 종교 성직자와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6·25 전쟁 UN기념공원 참배 행사’를 열었다.
다원화된 현대 사회에서 종교 간 갈등을 넘어 ‘평화’라는 공동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마련된 뜻깊은 자리다.

이어 종교의 경계를 허문 성직자들이 서로 이어가면서 ‘종교 평화선언문’을 낭독해 6.25전쟁 추모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강물의 이름은 다르지만 모두가 하나의 바다로 모이듯, 서로 다른 배경과 가치관을 지닌 우리 또한 함께할 때 더 큰 조화와 가능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라며 뜻을 모았다.
기독교를 대표해 ‘종교 평화선언문’ 낭독에 나선 임영문 목사는 “우리는 이해와 배려의 정신이 국경과 경계를 넘어 널리 퍼지기를 바란다”고 했고, 천주교 대표 신요안 신부는 “국제종교연합은 다양성을 존중하고, 공동의 성장과 상생을 지향하는 열린 연대체”라고 강조했다.
불교계를 대표해 선언을 마무리한 이사장 정여 스님은 “종교 간 협력과 조화로운 세계관을 통해 건강한 지구 공동체를 이루고, 평화와 인권, 존엄성, 평등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함께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혀 참석자들의 큰 울림을 자아냈다.
참배와 선언문 낭독을 마친 참석자들은 가슴 깊이 새겨진 다짐을 이어가듯, 다 함께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진행한 뒤 유엔기념공원 해설 투어에 동참했다. 국적과 언어, 그리고 종교마저 달랐던 참전용사들의 묘비 앞에서 성직자들은 종교적 형식의 차이를 떠나 묵묵히 고개를 숙이며 그들이 남긴 평화의 유산을 지켜나갈 것을 다짐했다.
행사를 기획한 국제종교연합 정근 운영위원장은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되새기기 위한 자리였다”라며 “성직자들이 먼저 손을 잡고 갈등을 줄여나갈 때, 우리 사회 역시 더욱 평화롭고 조화로운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종교연합은 오는 8월 15일 광복 81주년에도 유엔평화공원을 방문해 한국전쟁에 참전해 산화한 영령들에게 헌화하고 추모하는 행사를 갖는 등 앞으로 우리 국민들이 잊지 않고 기억해야하는 역사와 기념일이면 이곳을 찾아 그 의미를 더하는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국제종교연합 정여 이사장은 “과거의 아픔을 간직한 이곳 UN기념공원에서 여러 종교 지도자분들과 함께 평화를 노래할 수 있어 감회가 깊다”고 소회를 밝히고, “오늘 성직자분들께서 낭독하신 선언문처럼,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갈등을 줄여나가는 것이야말로 순국선열들의 희생에 보답하는 진정한 길”이라며 앞으로도 의료와 봉사, 종교 연대를 통해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히고 평화의 가치를 실천하는 데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구형모 기자 hmnine@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