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계연구원(이하 기계연)이 반도체 리소그래피 기술을 연속 생산 공정에 적용해 유연전자소자를 끊김 없이 고정밀로 생산할 수 있는 핵심 장비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기판이 움직이며 생기는 미세한 비틀림과 흔들림까지 실시간으로 보정해 10마이크로미터(㎛) 이하 초정밀 패터닝을 구현, 차세대 유연전자소자 대량생산의 걸림돌을 해결했다.
기계연 장원석 나노융합연구본부장 연구팀은 유연기판을 연속으로 가공할 수 있는 ‘롤투롤(Roll-to-Roll) 디지털 마스크리스 리소그래피 시스템’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반도체 제조 핵심 공정인 리소그래피를 롤투롤 연속 생산 공정에 접목했다.
기판 변형과 위치 오차를 실시간으로 보정하면서 10㎛ 이하 고해상도 패터닝을 구현했다.
노광 마스크 없이 다양한 회로를 즉시 구현할 수 있어 차세대 유연전자소자의 대량생산 기반 기술로 평가받는다.

리소그래피는 빛을 이용해 반도체나 전자소자 표면에 미세한 회로를 새기는 공정으로, 포토마스크를 이용해 원하는 회로를 기판에 전사한다.
회로 선폭이 미세할수록 더 많은 기능을 집적할 수 있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롤투롤 공정은 필름 형태의 유연기판을 두루마리처럼 풀어 연속 생산하는 방식으로, 생산 속도가 빠르고 대면적 제조가 가능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와 웨어러블 기기, 전자피부, 유연 PCB 등 차세대 전자소자 생산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기판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장력이 변하거나 좌우로 흔들리는 사행 현상, 미세한 비틀림이 발생하면 회로 위치가 어긋나 정밀한 패터닝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DMD(Digital Micro-mirror Device) 기반 디지털 노광 기술과 초정밀 웹 이송 제어 기술을 결합했다.
DMD는 수백만 개의 초소형 거울이 각각 빛을 반사하는 방향을 제어하는 장치다.
원하는 위치에만 자외선을 조사할 수 있어 포토마스크 없이도 다양한 회로 패턴을 소프트웨어만으로 구현할 수 있다.
특히 기존 평면 방식과 달리 회전하는 원통형 롤 표면에서 직접 노광하는 라인빔 구조를 적용했다.
연구팀은 평면 형태인 DMD 영상을 선형 이미지로 변환하는 광학계를 새로 설계해 곡면에서도 초점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구현했다.
이를 통해 롤 위를 지나가는 유연기판에 직접 회로를 새길 수 있었다.
기판이 이동하는 동안 발생하는 미세한 오차도 실시간 보정했다.
연구팀은 비전 시스템으로 기판의 얼라인 키를 계속 측정해 위치를 계산하고, 디지털 마스크를 즉시 수정해 패턴 위치를 자동으로 맞췄다.
또 장력 제어와 속도 제어를 결합한 다단계 제어 시스템을 적용해 기판 흔들림과 진동을 최소화했다.
패터닝 롤러에는 에어베어링과 아치형 코어리스 모터를 적용해 마찰과 코깅 현상을 줄였다.
그 결과 롤러 회전진동은 2㎛ 이하, 정속 회전 위치오차는 1마이크로라디안(μrad) 이하 수준으로 제어했다.
노광 성능 평가에서는 약 8㎛ 크기의 미세 패턴을 구현했고, 시스템 전체에서는 10㎛ 이하의 고해상도 패터닝 성능을 확보했다.

기존 디지털 노광은 평면 스테이지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기판 크기가 장비 크기에 제한됐고, 유연기판을 보조기판에 붙였다 떼는 공정이 필요해 불량 발생 위험도 높았다.
반면 새 시스템은 보조기판 없이 유연기판을 직접 연속 이송하면서 패터닝하기 때문에 길이 제한 없이 대면적 생산이 가능하다.
또 노광 마스크를 제작하지 않아도 소프트웨어에서 회로를 수정하면 곧바로 새로운 패턴을 구현할 수 있다.
제품 개발 기간을 줄이고 시제품 제작 비용도 크게 낮출 수 있어 다양한 맞춤형 유연전자소자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유연 PCB를 비롯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웨어러블 전자기기, 반도체 패키징, 전자피부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원통형 롤 표면 자체를 직접 가공하는 디지털 노광 공정에도 활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 기술은 북미 최대 롤투롤 학회 ‘2026 R2R USA Conference & Expo‘에서 ’Technology of the Year Finalist‘에 선정됐다.
장 본부장은 “롤투롤 디지털 리소그래피 시스템은 유연전자소자의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플랫폼 기술"이라며 ”유연 PCB와 고해상도 유연전자소자, 반도체 패키징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팀은 이번 기술과 관련해 SCI 논문 25편을 발표했고, 대표 논문은 지난해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Optomechatronics’에 게재됐다.
또 국외특허 9건을 출원해 1건을 등록했고, 국내특허 12건을 출원 등록했으며, 누적 기술료 3억 2000만 원을 달성했다.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