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최현욱(24)이 전환점을 맞았다. 넷플릭스 시리즈 ‘맨 끝줄 소년’을 통해서다. 정확히는 베테랑 최민식과 호흡을 맞춘 덕분이다. 2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민식 선배님을 경험하면서 연기가 재밌어졌다”고 밝혔다. 능글맞고 활발할 거란 예상과 달리 사뭇 진지한 어조였다. 적기에 업계 대선배와 협업하면서 많은 깨달음을 얻은 모양새였다.
‘맨 끝줄 소년‘은 실패한 작가이자 국문학과 교수인 허문오가 강의실 맨 끝줄 소년 이강의 천재성을 발견하고 그의 글에 집착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드라마다. 최현욱은 극중 뛰어난 작문 실력을 가진 공대 학부생 이강으로 분했다. 서사의 출발점이자 마침표이며 강력한 반전을 품은 인물을 너끈히 소화해 호평 받고 있다. 최민식도 자리한 오디션에서 합격점을 받은 이유를 스스로 증명한 그는 “떨리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다. 반응을 찾아봤는데 많이들 좋아해 주시더라. 후련하고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강은 시종일관 속내를 읽기 어려운 캐릭터다. 김세윤(이진우) 가족의 집에 입주해 이들의 일상을 훔쳐보고, 작문 과제를 핑계 삼아 관음기를 써 내려간다. 그의 결핍이 이해될 것 같다가도 갈수록 말려드는 허문오와 달리 묘하게 들뜨는 모습이 의뭉스럽다. 이러한 면모는 눈빛으로 드러났다. 최현욱이 의도한 대로였다. 최현욱은 “시청자분들이 강이를 보실 때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하며 봐주시길 바랐다. 눈빛이나 작은 행동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그때그때 드는 생각이나 감정을 최대한 느끼면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작품의 카타르시스는 허문오를 바닥까지 끌어내린 이강의 글이 허구임이 드러나는 대목에서 온다. 시발점은 허문오가 보육원에서 만난 이강을 두고 무심코 던진 말이다. 최현욱은 “부모 없이 자란 어린 친구에게는 트라우마였을 거다. 처음으로 진심을 꺼내 보인 어른한테 받았던 상처가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했다”며 “강이가 사이코패스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한 특정 인물에게 복수하기 때문이다. 보육원 원장님한테는 굉장히 다정하다. 감정이 없다고 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복합적인 인물을 제 것처럼 그린 배경에는 최현욱의 연기 역량도 있지만 파트너 최민식의 리액션이 주효했다. 최현욱 역시 이를 알았다. 그는 “20대 배우가 선배님과 함께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 않다. 작품이 처음 들어왔을 때 너무 욕심이 났다”고 회상했다. 이어 “선배님 얼굴에 정말 많은 게 담겨 있다. 대선배님으로 보이다가도 장난꾸러기 같기도 하고 놀라웠다. 연기를 안 하실 때도 캐릭터 같았다. 이 정도 관록이 있는 선배님들은 정말 다르다고 생각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민식과의 합에 부담을 느꼈을 법도 하지만 오히려 연기를 향한 애정을 자각하는 현장이었다. 최민식에게 존경을 담아 직접 쓴 편지까지 전달했다. 최현욱은 “연기 자체에 재미를 느꼈다. 그러게끔 선배님이 이끌어 주셨다”며 “선배님이 계시면 현장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돈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스태프가 행복했다. 연기에 몰입하실 때는 보는 사람도 몰입하게 만드는 또 다른 매력이 있으시다.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맨 끝줄 소년’을 계기로 스스로 답을 찾아가면서 연기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돌아봤다.
이 같은 배우 최현욱의 변화는 인간 최현욱의 과도기와도 맞닿아 있었다. 성격은 점점 차분해지고 최근 요가를 배우기 시작했단다. 관련 질문을 받은 최현욱은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 같다”며 “30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한정적으로 내 사람들에게만 에너지를 쏟고 싶어졌다. 스스로 질문도 많이 하고 일기도 가끔 쓴다”고 털어놨다.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요가를 하게 됐다. 템포가 빠른 운동은 감정 기복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들었다. 아직 세 번밖에 안 했지만 정말 좋다”며 웃기도 했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