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부동산 투기세력 개입에 가격 ‘꿈틀’…“아직 바닥 찍은 건 아니다”

강남권 부동산 투기세력 개입에 가격 ‘꿈틀’…“아직 바닥 찍은 건 아니다”

기사승인 2009-01-18 21:09:01


[쿠키 경제]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서울 강남권 부동산 시장에 일부 투기세력이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 지역의 가격상승은 투기세력의 개입과 일부 심리적 요인이 겹친 것으로 분석된다. 즉 강남권 아파트값이 바닥을 찍었다고 보기에 무리라는 것이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 기존의 고가아파트 값은 크게 떨어졌다. 또 호재가 없는 강남권 일반 아파트는 약세가 여전하다. 따라서 최근 잠실 등 일부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은 재건축 규제완화, 개발 호재 등을 노린 돈많은 투기세력이 가격 띄우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는 지난주 잠실동 주공5단지 112㎡(34평형)는 1주일 사이 5000만원 오른 10억∼10억5000만원선으로 4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고 18일 밝혔다. 개포동 주공3단지 49㎡(15평형)도 3500만원 오른 9억5000만∼12억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특히 지난해 말 서울시 재건축 용적률 상한선 허용 결정 등 규제완화에다 제2롯데월드 건설 기대감으로 강동·송파구 일대는 재건축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호가가 급등하는 상황이다. 서울 전체 아파트값도 5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이 역시 호가 측면이 크다.

국민은행 조사 결과 지난주 서울 한강 이남 11개구 평균 아파트값 매매가 변동률은 0.0%로 15주간 하락세를 접고 보합세로 돌아섰다. 강동(0.6%)·강남구(0.1%)는 상승세로 돌아섰고 송파구(0.0%)도 보합세를 보였다.

스피드뱅크 조사에서도 강동(0.76%)·송파(0.43%)·강남구(0.03%) 모두 올랐다. 이에 따라 서울 전체 아파트값도 0.01% 올라 지난해 8월 말 이후 5개월 만에 상승세를 기록했다. 강남권 일대 부동산 업계에서는 가격이 바닥을 쳤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하지만 호재가 있는 재건축과 달리 강남권 일반 아파트값은 약세를 이어가고 있어 바닥론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많다. 오히려 고가 주상복합이나 대형 아파트는 경기침체 지속으로 거래가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주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 165㎡(50평형)는 1주일 사이 1억2500만원이 하락해 시세가 15억∼16억원선이었다. 서초동 삼풍 165㎡(50평형)도 5000만원 내린 12억∼14억원선이었다.

기획부동산 회사 관계자는 "일부 투기세력이 잠실 등 재건축 단지에 유입되고 있으며 이들이 부동산 업자들과 손잡고 집값 띄우기에 나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물량 측면과 경기 측면 모두를 감안할 때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스피드뱅크 김은경 팀장은 "최근 한달간 서울 강남구 재건축 매매가는 1.94% 오른 반면 일반 아파트는 0.76% 하락했다"며 "일반 아파트는 정부 대책에 민감도가 떨어지는 데다 경기침체의 골이 워낙 깊어 매수세 형성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재건축 단지들도 저가매물이 대부분 소진된 데다 호가가 1억∼2억원씩 상향조정되면서 매수세가 주춤해져 추가 상승은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당분간 추격매수 없이 매도 희망자와 매수 희망자간 힘겨루기만 지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부동산114 김규정 팀장은 "설 전후로 예상되고 있는 주택투기지역 해제 여부 등이 강남권 가격 및 수요 움직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정부 대책과 경기 여건 변수에 따라 수요가 관망세로 돌아설 경우 가격 하향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
최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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