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문식이 밝히는 故김흥기 ‘이 시대 진정한 배우’

윤문식이 밝히는 故김흥기 ‘이 시대 진정한 배우’

기사승인 2009-03-07 01:34:01

[쿠키 연예] 배우 윤문식(66)은 故김흥기(63)보다 손윗사람이지만 둘은 친구사이였다고 한다. 윤문식은 30여 년 전 민예극단에서 김흥기를 처음 만났다. 나이 차이가 났지만 대화가 잘 통해 금세 친구가 됐다는 것이다.

6일 늦은 밤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 빈소에서 만난 윤문식은 “감동과 웃음을 주는 이 시대 진정한 배우”라고 고인을 평가했다.


“사람과 정을 나누는 방법을 몸소 보여준 친구죠. 자신보다 동료 및 선·후배를 더 챙겼습니다. 그리고 내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연기를 통해 진정한 감동과 웃음이 무엇인지 알려준 배우였습니다.”

윤문식은 극단에서 함께 활동할 당시 고인으로부터 대사 외우는 법을 배웠다. 극단 내에서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대사를 외워 ‘머리가 비상했던 배우’로 인식됐다고 한다.

“관찰력이 뛰어나고 일을 처리하는 능력이 빨랐죠. 아는 것도 많아서 일명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으로 통했습니다.”


윤문식은 생전 고인이 ‘장가 가지마라’고 말을 하면서 들려준 일화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털어놨다.

“공연을 마치고 한 달 만에 집으로 돌아왔는데 아들이 ‘아빠! 수제비 그만 먹으면 안돼?’라고 말을 하더랍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미어져서 혼났다고 하더라고요. 자기만 배고프면 그럭저럭 참겠는데 자식까지 힘들어하는 모습은 차마 볼 수 없겠다면서요. 제게 결혼을 만류했을 정도로 가난과 싸우면서 힘들게 지냈습니다. 이제 살만 하니 허망하게 가네요.”

윤문식은 뇌출혈로 5년 동안 투병한 사람을 떠나보내야만 하는 유족의 마음이 얼마나 아플지 짐작이 간다고 털어놨다. 그도 15년 동안 병마와 싸우던 아내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윤문식은 ‘고인은 떠나갔지만 그의 작품은 팬들 곁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배우라는 직업이 좋은 것은 죽은 뒤에도 작품을 통해 팬들을 만날 수 있어서죠. 우리는 그의 작품을 보면서 울고 웃을 겁니다. 부디 아픔 없는 곳에서 편안하게 잠들길 기도합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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