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희 “내가 KAL기 폭파범 맞다”…다구치 가족과 만나

김현희 “내가 KAL기 폭파범 맞다”…다구치 가족과 만나

기사승인 2009-03-11 22: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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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1987년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 사건의 범인인 김현희(47)씨가 11일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다구치 야에코(한국명 이은혜)씨 가족과 만났다.

김씨는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다구치씨의 장남인 이즈카 고이치로(32), 오빠 이즈카 시게오(70)씨와 면담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KAL기 사건은 북한이 저지른 테러이고, 저는 가짜가 아니다"라며 일각에서 제기된 사건 조작설을 일축했다. 참여정부 당시 KAL기 사건의 진상을 왜곡하려는 시도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김씨는 "그런 일이 있었다"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을 피한 채 "현 정부에서 이에 대한 조사가 진행중이며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또 자신에게 일본어를 가르쳐준 다구치씨와 관련해 "사망한 게 아니라 다른 곳에 간 것으로 생각했고, 86년에 결혼시켰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87년 1월부터 10월까지 북한 초대소에서 생활하며 들은 것은 '다구치씨를 어디로 데려갔는데 어디 갔는지는 모르겠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북한 당국은 2002년 9월 북·일 정상회담 당시 "다구치씨가 86년 7월 교통사고로 사망했으며 무덤은 저수지 제방이 쓸려 내려가 찾을 수 없다"고 주장했었다. 일본 정부는 김씨로부터 확보한 다구치씨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바탕으로 북한에 공식 해명을 다시 요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즈카 고이치로씨는 "어머니에 대해 확실한 생존 증언을 들은 만큼 구출 활동에 희망을 갖고 임하겠다"면서 "5년의 숙원을 풀어준 한·일 정부와 국민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자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김씨는 "북한에서는 죽은 사람이 살아있는 경우가 있는 만큼 일본 정부가 북한의 자존심을 살려주면서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씨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97년 전국 공안 검사를 대상으로 한 특별 강연 이후 12년 만이다. 부산=국민일보 쿠키뉴스 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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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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