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악화에 정유업계 ‘울상’

정제마진 악화에 정유업계 ‘울상’

기사승인 2009-03-25 17:38:01

[쿠키 경제] 정유사들의 경영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정제마진이 떨어지면서 줄줄이 적자를 냈던 정유사들은 올들어서도 정제마진 축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제마진은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휘발유, 경유 등 제품가격에서 원유가격 및 정제비용을 뺀 것으로, 정유사 이익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25일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이달 초 싱가포르 시장에서 단순 정제마진은 배럴당 평균 -3.69달러였다. 두바이유 1배럴을 정제해 판매하면 오히려 3.69달러씩 손해를 본다는 얘기다. 단순 정제마진은 지난 1월 배럴당 평균 0.58달러에서 2월에는 -0.75달러로 떨어지는 등 더 나빠지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셋째주까지 싱가포르 시장 휘발유값은 배럴당 평균 50.98달러, 경유는 51.03달러로 두바이유가(44.48달러)와 큰 차이가 없다. 지난달(휘발유 55.49달러, 경유 52.45달러)보다도 떨어졌다. 최근 3년간 두바이 원유가격과 경유 가격간에 배럴당 10달러 미만의 차이를 보인 것은 처음이다. 휘발유·경유와 두바이 원유간 가격차가 많이 줄면서 기대만큼의 수익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 경기침체로 수요가 줄어 석유제품가격 하락폭이 예상보다 커졌다”며 “1분기 실적도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정유사들은 지난해 4분기 석유제품가격 급락에 따른 정제마진 악화로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됐다. 지난해 단순 정제마진은 평균 -2.55달러였다. GS칼텍스는 매출이 7조4803억원으로 3분기보다 38% 감소했고 영업적자는 1107억원에 달했다. 에쓰오일 역시 매출 4조5858억원으로 3분기 대비 34.6% 줄었으며 1227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정유사들은 이에 따라 단순 정제보다 저가의 벙커C유 등을 재활용해 휘발유와 경유 등을 생산하는 고도화시설을 완전 가동하고 있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국제 석유제품가격 하락으로 고도화시설을 통한 정제마진(크랙 마진)도 1월 배럴당 4.07달러에서 지난달 2.82달러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사들의 고도화시설 비중이 적은 것도 문제다. 미국 76.8%, 독일 54.2%, 일본은 41.2%지만 우리나라는 30.5%에 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 정제마진 약세를 일부 크랙 마진으로 보충할 수는 있지만 석유제품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는 한계가 있다”며 “특히 고도화시설 비중이 높지 않은 회사들은 타격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두바이유 현물가는 24일 전날보다 배럴당 0.61달러 오른 50.22달러를 기록했다. 두바이유가가 50달러를 돌파한 것은 지난 1월7일(50.25달러) 이후 처음이다. 석유제품가격이 하락하는데 반해 두바이유가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정제마진 약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
최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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