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독한 인터뷰 ‘왕비호’ 윤형빈 “난 이미 결혼한 남자”

[쿠키人터뷰] 독한 인터뷰 ‘왕비호’ 윤형빈 “난 이미 결혼한 남자”

기사승인 2009-04-15 21:00:01

"[쿠키 연예] 쿠키 연예팀에서는 매주 수요일 드라마, 영화, 가요 등 연예가 핫이슈 및 키워드를 분석하는 시간을 갖는다. 4월에는 먼저 연예계에 드리운 ‘권력·금력과 성’의 검은 결합이라고 볼 수 있는 ‘스폰’을 다뤘다. ‘연예인과 성’을 상·중·하편으로 나눠 장자연 죽음에도 그칠 줄 모르는 ‘스폰’의 실체와 미래에 대해 전망해봤다. 셋째 주부터는 KBS, SBS, MBC의 스탠딩 코미디 프로그램을 이끄는 3인방을 탐구해본다. 1회로 KBS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코너 ‘봉숭아 학당’에서 독설 개그로 아이콘이 된 ‘왕비호’ 윤형빈을 만났다.

왕비호 윤형빈의 개그 탐구

패널에게 독설을 퍼붓는 것으로 유명한 ‘왕비호’ 윤형빈이 독설을 당하는 입장이라면 어떨까? 기자가 왕비호로 변신해 윤형빈에게 독설을 퍼붓는 형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자는 독설 인터뷰를 진행하기에 앞서 염려스러웠다. 격의 없는 독설 질문에 ‘행여 마음을 다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 하지만 걱정도 잠시, 어쩌면 독설이어서 더욱 진심 어린 대화가 오갔다.

“남을 지적하다가 내가 직접 당해 보니 색다른 느낌”이라며 “당하는 입장이 되니 가시 방석에 앉은 것 같다”며 크게 웃어넘기는 여유도 보였다.

윤형빈은 처음 대면한 사람들로부터 ‘착하고 순수하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단다. 그만큼 무대 위 독설가 왕비호와 인간 윤형빈의 모습은 달랐다. 윤형빈은 “매주 독설 대상에 오르는 상대방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고백할 정도로 여리다. 상대방까지 기분 좋아지게 만드는 미소를 지닌 이 남자가 ‘무대에서 날카로운 독설을 어떻게 퍼부을까’하는 의구심이 들 었다. 길가에 활짝 핀 벚꽃을 바라보며 행복한 감상에 젖는 로맨틱 가이, 윤형빈과의 독설 인터뷰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개콘’ 황현희와 함께 예능 샛별? 입담 면에선 황현희한테 밀리던데?

비교 대상이 있다는 것은 서로에게 좋은 자극제가 되는 것 같아요. 경쟁 구도는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기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둘 다 잘되면 좋은데 아마 제가 더 잘될걸요?(웃음) 개그맨들에게는 각자의 스타일이 있어요. 선배 강호동과 유재석의 스타일이 다르듯 저와 황현희도 마찬가집니다. 서로의 장점을 있는 그대로 지켜봐줬으면 좋겠네요.

각본 없으면 독설도 못하는 스타일 아냐?

앗! 정곡을 찔렸네요. 요즘 제가 고민하는 문제예요. KBS ‘해피선데이’ 코너 ‘남자의 자격-죽기 전에 해야 할 101가지’에 투입된 이후 개그맨으로서 순발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어요.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방송에 대한 감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감각을 익히려면 몇 달은 더 걸릴 것 같긴 하지만요. 서서히 ‘젖어드는’ 개그로 웃겨 드리겠습니다.

독설 개그, 매주 들으니 식상해~. 좀 더 센 거 없어?

시청자가 1년 동안 독설 개그를 봤으니 질릴 만도 할 겁니다. 사실 저도 슬슬 식상해지고 있는데 시청자는 오죽하겠습니까. 그래서 게스트 초청으로 방향을 틀었어요. 물론 게스트를 초청하지 않고 독설 개그를 한다면 더 독하게 갈 수 있겠지만, 자극적 재미보다는 편안한 웃음을 줄 수 있는 개그를 선택한 거죠.

언제까지 핫팬츠 입을 거야? 이제 바꿀 때도 되지 않았어?

의상 바꿀 계획을 세웠습니다. 노출 강도가 ‘높은’ 의상을 위해 한창 운동 중이고요. 근육질 왕비호! 어울리지 않나?(웃음) 밴드 ‘오버 액션’에서 보컬로 활동할 당시 공연장에서 상의를 벗었는데 ‘도대체 왜 벗은 거야’라는 관객의 야유가 돌아오더라고요. 그 때 ‘운동을 시작 해야겠다’고 결심했죠. 손담비 스타일도 후보 중 하나예요. 눈썹에 큐빅 붙이면 어떨까???(웃음)

왕비호 끝나면 뭐 먹고 살 거야?

왕비호는 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 인기 절정일 무렵 F4 이민호에게 독설을 퍼부었다. ‘어이 이민호! ‘꽃남’ 끝나면 뭐 먹고 살래?’라고 말해 이민호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 독설은 윤형빈에게도 해당하는(?) 독설이었다. 현재 윤형빈이 내놓을 수 있는 캐릭터는 ‘왕비호’밖에 없기 때문이다. 윤형빈, 너는 왕비호 끝나면 뭐 먹고 살래?

왕비호로 이미지가 고정되는 점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요. 캐릭터의 굴레에 갇혀 지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별다른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 그건 이민호 씨에게도 해당하는 말이에요. ‘꽃남’의 이민호 씨는 예전에도 대단했고 지금도 건재하듯이 저도 그런 모습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연예가 중계’ 리포터… 톱스타 만나니 떨려?

윤형빈의 영원한 ‘국민요정’ 정경미 얘기로 옮겨 가기 앞서, 사다리 질문 하나. 예쁜 여배우들 만나니 떨려?

특히 한 씨 성을 가진 여배우들이 예쁘더라고요. 한지민, 한예슬, 한고은 등등(웃음). 그런데 뭐니 뭐니 해도 ‘국민요정’ 정경미가 최고다~~~(웃음). (정색하고) 리포터는 일종의 작은 토크쇼를 진행한다는 느낌이에요,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정경미의 외모가 ‘국민요정’급은 아니잖아?

윤형빈이 ‘개콘’에서 마지막에 외치는 멘트는 ‘국민요정 정경미 포에버’다. 윤형빈을 만나본 사람들이라면 그의 멘트가 단순한 재미를 위해 외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정경미를 생각하는 그의 마음은 애틋했다. ‘올해 안으로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는 윤형빈의 말투와 눈빛에서 진심어린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정경미가 국민요정 외모는 아니잖아?

진짜로 요정처럼 예쁘게 생기지 않았나요? 이제 ‘국민요정’ 하면 (정)경미죠. 다른 사람이 ‘국민요정’이라는 호칭을 쓰면 ‘왜 우리 경미 수식어를 쓸까?’하고 생각해요. 이효리 씨가 SBS 예능 ‘패밀리가 떴다’에서 ‘국민 요정’으로 불리던데 이제는 (경미에게) 물려줘야 할 때가 됐죠.

평소 경미에게 ‘애기야’ 또는 ‘미야’라고 불러요. 그러면 경미는 ‘오빠’나 ‘내꺼’라고 부르죠. 경미는 제가 평생 믿고 따를 수 있는 현명한 여자입니다.



‘분장실의 강선생님’ 보고도 ‘국민요정’ 소리가 나와?

최근 ‘개콘’에서 ‘봉숭아 학당’의 인기를 위협하는 코너가 생겼다. 후배 연기자들이 분장실에서 선배에게 연기를 배우는 과정을 다룬 ‘분장실의 강선생님’이다. 매주 파격적 분장으로 시청자에게 폭소를 선사한다. 안영미, 강유미, 김경아를 비롯해 윤형빈의 연인 정경미도 출연 중이다. 설마 아무리 사랑의 콩깍지가 씌었대도, 분장한 정경미가 요정으로 보일까?

어떤 변장을 해도 귀엽고 사랑스럽게 느껴져요. 외화 ‘헬보이’ 캐릭터로 분장했을 때 가장 귀여웠죠. (휴대전화 속 앨범 사진을 보여주며) 너무 귀여워서 찍어뒀는데 어때요? 분장이 진하다 보니 피부가 상할까봐 걱정입니다.

그렇게 좋으면 빨리 결혼하지 그래?

당장 내일이라도 결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연애가 길어지면 좋지 않다고 해서 올해 안으로 결혼식을 올릴까 계획하고 잇어요. 적당한 시기를 기다리고 있죠. 저는 늘 ‘이미 결혼한 사람’ ‘경미의 남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애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나니 (정)경미에게 더 집중할 수 있어 좋아요. 다른 여자를 쳐다봐도 이제 사심이 안 생기죠(웃음). (정)경미는 ‘션-정혜영 커플’처럼 살자고 하던데 전 솔직히 겁이 납니다. ‘션-정혜영 커플’처럼 모범적으로 살지 못할 것 같아서죠.

결혼하기 전 둘이서 화보를 찍을 계획이에요. 둘 다 열심히 운동 중인데 빨래판 복근을 만들어 예쁜 추억을 남기고 싶어요.

“개그는 나의 기쁨”

윤형빈은 개그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있었다. ‘사람들을 웃길 때 가장 큰 희열을 느낀다’는 그는 천상 개그맨이었다. 5년 전 ‘개콘’으로 뜬 다음 예능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도 이뤘다. 계획대로 모든 것을 이뤄나가는 성실한 개그맨이기도 했다.


그동안 갖은 시련에 시달렸지만 결코 흔들리지 않았어요. 넘어지고 또 넘어져도 꿋꿋이 일어났죠. 10년 후 제 목표는 최고의 진행자가 되는 것이에요. 전 지금 계획대로 한 걸음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어요. 조금씩 성장하는 윤형빈의 모습 기대해주세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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