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저어새 인천 남동유수지에서 번식 확인

멸종위기 저어새 인천 남동유수지에서 번식 확인

기사승인 2009-04-23 17:11:01


[쿠키 사회] 전세계적인 멸종위기조류 저어새가 송도갯벌 인근 남동저수지에서 번식하고 있는 사실이 환경단체에 의해 발견됐다.

인천녹색연합은 인천 남동구 남동유수지 내 인공섬에서 멸종위기 1급의 보호조류인 저어새 2쌍(사진)이 번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인천녹색연합측은 “송도갯벌에서 2007년 이후 3월부터 10월까지 매일 수십마리의 저어새가 관찰되고 있다”며 “올해도 지난달 21일 처음으로 저어새가 관찰되기 시작해 남동유수지에서만 매일 6∼10개체가 확인되고 22일에는 2쌍이 번식하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환경단체들은 환경부 및 인천시 등에 남동유수지와 송도갯벌에서 서식하는 멸종위기1급 보호종인 저어새에 대한 보호대책을 수립하고, 송도갯벌매립계획을 중단하고 전문가와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조사단을 구성해 남동유수지를 비롯한 송도갯벌에 대한 조류정밀조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환경단체들은 또 국토해양부, 환경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저어새의 번식이 누락된 채 검토된 송도11공구매립계획에 대한 사전환경성검토를 다시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어새(Black-faced Spoonbill, Platalea minor)는 전세계적으로 1500여마리 정도만 남아 있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멸종위기종(EN)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멸종위기1급 천연기념물 205-1호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는 조류이다.

이번에 발견된 저어새는 수질오염, 도로공사, 인위적인 간섭 등 주변여건이 열악한 남동유수지를 이례적으로 번식지로 선택해 인천 주변에서 안전한 번식지가 줄어들고 있는 사실을 증거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다.

남동유수지는 인천남동공단의 남측에 위치한 유수지로 지난달 18일 중앙연안관리심의위원회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요청에 의해 공유수면매립계획이 반영된 송도11공구(송도갯벌)와는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곳이다.

앞서 지난달 국토해양부의 중앙연안관리심의위원회에서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송도11공구공유수면매립사업에 대해 약300만㎡ 대체서식지조성과 715만6000㎡매립을 결정했다.

이와 관련,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는 지난 2월 제출한 ‘야생조류 서식환경보전을 위한 대체서식지 조성방안 수립연구 최종보고서’에서 검은머리갈매기와 검은머리물떼새, 쇠제비갈매기만 검토했을 뿐 전세계적으로 개체수가 더 적은 멸종위기1급 저어새에 대한 대책은 세우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인천녹색연합을 비롯한 환경단체에서는 송도갯벌의 저어새 서식을 끊임없이 주장해왔으나 지금까지 인천시에서는 번식(산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저어새에 대한 보호대책을 수립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단체들은 수만마리의 도요물떼새가 도래할 뿐 아니라 전세계적 멸종위기조류인 저어새의 번식이 추가로 확인된 만큼 시는 최근 유치한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쉽 사무국의 지위에 걸맞게 세계자연보호연맹의 멸종위기종인 저어새에 대한 보호대책을 수립하고 송도11공구매립계획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다시한번 촉구했다.

저어새는 3월쯤 우리나라를 찾아와 번식한 후 11월에 떠나는 것으로 관찰되고 있다.

저어새는 지금까지 주로 인적 드문 서해안의 무인도나 바위섬에서 번식하며 일대 갯벌이나 강 하구를 서식지로 이용해온 것으로 보고됐으며, 인천에서는 강화도 주변의 무인도에서 번식하고 인접한 강화남단갯벌, 영종갯벌, 송도갯벌, 시화호 일대를 주요 서식장소이자 중간기착지로 활용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앞으로 남동유수지에서 태어날 어린 저어새에게는 안정적인 먹이공급, 안전한 휴식과 번식지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나 번식지 주변에서는 현재 도로공사가 진행 중인데다 남동공단에서는 여전히 공단폐수가 남동유수지로 유입되고 있어 주변여건이 매우 불안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더욱 심각한 것은 저어새의 주된 먹이공급처가 되고 있는 송도갯벌은 인천내륙의 마지막 갯벌로 이곳 또한 경제자유구역개발을 위해 공유수면매립계획이 수립돼 있어 남동유수지에서의 지속적인 번식을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인천=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창교 기자, 사진=인천녹색연합 제공
jcgyo@kmib.co.kr

▶뭔데 그래◀ 김연아 연예인급 행보, 문제 없나

정창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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