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로 돌아온 김보성②] 4년 동안 공백기, 그리고…“아빠, TV에 언제 나와?”

[블록버스터로 돌아온 김보성②] 4년 동안 공백기, 그리고…“아빠, TV에 언제 나와?”

기사승인 2009-05-07 17:55:00

"[쿠키 연예] 쿠키 연예팀에서는 매주 드라마, 영화, 가요 등 연예가 핫이슈 및 키워드를 분석하는 시간을 갖는다. 5월은 ‘가정의 달’을 맞이해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는 연예인 잉꼬부부 네 쌍을 만난다. 그 첫 회로 11년째 알콩달콩 사랑을 나누고 있는 김보성-박지윤 부부를 인터뷰했다.

김보성(42), 박지윤(37) 부부는 인터뷰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부끄럽다는 듯 고개를 돌리며 미소를 머금었다. 갓 사귀기 시작한 연인에게서 볼 수 있을 법한 행동이 시도 때도 없이 연출됐다. ‘결혼한 지 11년 된 부부 맞나’하는 궁금증이 일 정도로 애틋해 보였다.

굵은 얼굴선을 지닌 김보성과 미소가 아름다운 박지윤 씨는 외모부터 판이하게 달랐지만 웃는 모습은 남매처럼 닮았다. ‘서로 마주보며 얼마나 많이 웃으면 저렇게 닮을까’ 싶은 생각이 들면서 두 사람의 행복한 결혼 생활이 눈앞에서 그려지는 듯 했다.

두 사람은 “우리 남편은 정말 멋진 남자”라고 치켜세우자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최고의 아내”라고 화답하며 주거니 받거니 찰떡 호흡을 과시했다. 서로를 아껴주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니 “천생연분이시네요”라는 말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몇 번이나 이 말을 반복했는지 모른다.

좌절하지 않고 일어선 남편이 자랑스러워요

아기자기한 결혼 이야기를 들려준 이들. 11년의 결혼 생활 동안 역경은 없었을까. 김보성은 덤덤한 목소리로 지난날을 회상했다.

“주식으로 20억 정도 날리고, 보증을 섰다가 당하기도 일쑤였죠. 이것저것 손댔다가 돈도 많이 잃었고요. 저의 행동들로 인해 아내가 정말 힘들었을 거예요. ‘저기 호수만큼 눈물을 흘리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동안 고생시킨 거 사랑으로 갚아 나가려고 합니다.”

남편의 이야기를 들은 박지윤 씨는 힘들었던 날들이 떠올랐는지 먼 곳을 응시했다. “상대방에 대해 전혀 의심하지 않는 성격이에요. 한 번 맺은 의리는 끝까지 지켜가려고 노력하고요. 일일이 참견할 수 없으니 안타깝죠. 남편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조금만 더 자신을 아꼈으면 좋겠어요.”



4년 동안 공백기… “아빠, TV에 언제 나와?”

아내 박지윤 씨가 가장 힘들어했던 것은 탕진한 돈보다 남편의 공백기였다. 2005년 MBC 드라마 ‘달콤한 스파이’ 출연 이후 별다른 작품 활동이 없어 가슴 아팠단다.

“4년 동안 작품 출연을 못하니 본인은 오죽 답답했겠어요. 그런데 좌절하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낙심하지 않고 희망을 바라봤던 남편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김보성은 연기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싶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독특하고 유쾌한 캐릭터 때문에 오락 프로그램 섭외 요청은 많았지만 연기자로 먼저 나타나고 싶었다. 두 아들이 ‘아빠, 언제 TV 나와?’라고 물을 때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하늘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김보성에게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해 500억 원 규모의 블록버스터 영화 ‘다섯 번째 재앙’ 오디션을 통과해 주연 자리를 꿰찬 것.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액션 배우들과 경쟁해 얻은 자리라 의미가 깊었다.

블록버스터 영화 ‘다섯 번째 재앙’ 목숨 걸고 찍었다

‘다섯 번째 재앙’은 러시아 유명 감독인 알렉산드로 샤샤가 메가폰을 잡은 액션 첩보 영화다. 김보성은 극중에서 국가정보원 장현우 역으로 등장한다. 세계적 이종격투기 선수 예멜리야넨코 표도르와 함께 활약할 예정이다. 이종격투기 선수 게가르 무사시도 특별 출연한다. 지난해 말부터 석 달 동안 태국, 러시아 등지에서 촬영했다. 현재 후시 녹음 중이다.

“제가 맡은 역할 중에서 가장 멋진 캐릭터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목숨을 바쳐서 찍는다는 기분으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미션 임파서블’과 ‘영웅본색’의 장점만을 골라 접목시킨 것처럼 화려한 기술과 액션이 볼거리를 더합니다. 모든 대사를 영어로 소화하느라 힘들었지만 뜻 깊은 작업이었습니다.”

강도 높은 액션 연기를 직접 하다 보니 부상이 끊이지 않았다. 촬영이 끝난 지 몇 개월이 지났지만 당시 입은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 어깨와 무릎 근육이 늘어나 고생 중이다.

박지윤 씨는 남편의 부상 소식에 놀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몇 년 동안 스턴트맨으로 활동했을 정도로 액션 연기에 대해 겁이 없어요. 몸을 아끼지 않는 연기 탓에 다친 몸으로 집에 올 때마다 마음이 정말 아파요.”

김보성은 한국 배우가 단 한 명도 없는 타지에서 외로움과 싸우며 촬영했다. 힘들 때마다 가족들을 떠올렸다. ‘인내와 도전 정신만 있다면 못해낼 게 없다’는 배우 김보성. 촬영을 마치던 날 모든 스태프들이 김보성에게 ‘존경한다’는 말을 건넸다. 알렉산드로 샤샤 감독도 김보성에게 매료돼 차기작 출연을 확정한 상태다.



대중을 웃고 울리는 슈퍼맨이 되렵니다

김보성은 정의가 넘치는 배우로 각인되길 소망했다. 자살, 성상납 등 흉흉한 연예계 현실을 누구보다 가슴 아파하며 “슈퍼맨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푸념했다.

“모든 사람들을 위로해주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현실이 가슴 아픕니다. 말로만 ‘의리 의리’ 외치는 것처럼 보일까봐 속상할 때도 많고요. 제 모든 욕심을 버리고 헌신하는 배우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김보성-박지윤 부부의 닭살 행각은 인터뷰가 끝나는 순간까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여보 이번 영화에 러시아 여배우와 멜로 장면을 촬영했는데…” “괜찮아요. 난 당신이 언제나 자랑스러워요. 항상 응원할게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의로운 남자로 보였으면 좋겠다는 김보성. 누가 그를 미워할 수 있을까. 의리보다 끈끈하게 맺어진 두 사람의 사랑도 영원하리라 믿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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