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여운계 빈소 동영상] 김영철 “오랜 투병에도 후배들에게 결코 내색 않으셔”

[故여운계 빈소 동영상] 김영철 “오랜 투병에도 후배들에게 결코 내색 않으셔”

기사승인 2009-05-23 22:48:01

"손현주 “좋은 곳에 먼저 가 계십시오. 따라가겠습니다”
장희수 “암 투병으로 살 빠진 걸 ‘다이어트’ 하신 줄 알았다”

[쿠키 연예] 폐암 투병 중 유명을 달리한 지 만 하루가 지난 23일 현재, 고 여운계 선생의 빈소에 선후배 동료 연예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연예인들은 취재진의 카메라 앞에서 말을 아끼고 있다. 대부분 입을 꽉 다문 채 목례로 양해를 구하거나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정도로 대신했다. 감당하기 힘든 충격만이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로 드리워 있었다.

23일 오후 7시쯤 빈소를 찾은 최수종 하희라 부부는 평소 산을 오를 때처럼 손을 꼭 잡은 채였다. 나란히 조문을 하고 나온 두 사람에게 여러 가지 질문이 던져졌지만 고개만 숙일 뿐이었다. 취재진에 둘러싸여 좀처럼 길이 나지 않자 최수종이 입을 열었다.

“이럴 땐 여러 말을 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안타깝습니다. 죄송합니다.” 짧은 말을 하는 그의 모습은 힘겨워 보였다. 말을 얼른얼른 잇지 못했고 커다란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다. 하희라는 손을 꼭 잡은 채 남편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이에 앞서 빈소를 찾은 손현주도 마찬가지였다. 입을 다문 채 엘리베이터를 향하던 그는 취재진의 거듭된 요청에 “먼저 좋은 곳에 가 계십시오. 누구나 가는 곳이니 따라갈 겁니다”라는 말을 남긴 후 발길을 재촉했다.

“고교 선배이신데도 아픈 것조차 몰랐다”고 책망하며 눈시울을 붉힌 후배 배우 장희수는 하염없이 용서를 구했다. “1974년 TBC에서 아역 탤런트로 첫 드라마 ‘어머니’를 시작했을 때, 여운계 선배가 할머니 역으로 나왔다. 그렇게 저의 첫걸음을 함께 해주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데뷔 30년 만에 이름을 장순천에서 장희수를 바꿨을 때 선배께서 “순천아, 순천아 왜 이름을 바꿨니, 순천이가 얼마나 예쁜데”라며 걱정해 주셨다며 떠오르는 추억에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제 이름 얘기를 하실 때 살이 쪽 빠지신 상태였어요. 저는 고교 후배라면서 신장암 투병으로 살이 빠지신 줄도 모르고 다이어트(체중감량)를 하셨나 보다 생각했어요. 아프기 전이나 후나 너무 밝게 대해 주셔서 저는 암 투병을 하신 뒤라는 생각은 꿈에도 못했네요. 선배님, 죄송합니다.”

23일 늦은 저녁 빈소를 찾은 후배 김영철은 “좋은 연기자셨는데 아쉽다”고 입을 뗐다. 이어 “투병 생활을 오래도록 하시면서도 후배들에게 결코 말하지 않으셨다. 빈소에 더 있고 싶은데 마음이 좋지 않아 있을 수가 없어 일어섰다”며 자리를 떴다.






고인의 부음이 전해지자 드라마 ‘대장금’을 함께 한 이영애 견미리 박은혜 이잎새, 영화 ‘마파도’를 함께 한 김수미 김을동 김형자를 비롯해 김혜자 최불암 박근형 전원주 사미자 이덕화 고두심 윤미라 박주아 김용건 연규진 전인화 박정수 윤문식 양희경 양택조 심양홍 이숙 서영희 장현성 김주혁 김지수 문근영 박진희 이필모 임채원 최승경 김세아 안재욱 차태현 박철 안선영 조미령 남상미 최은주 등 수많은 배우들이 빈소를 찾고 있다. 그 밖에도 설운도, 박미선, 박경림, 유재석, 정준하, 김진수, 현영, 홍경민 등 타 분야 후배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폐암 투병 중 69세를 일기로 22일 오후 8시경 세상을 떠난 여운계 선생은 25일 오전 9시 빈소인 신촌세브란스병원을 떠나 경기도 고양시 벽제승화원에서 불교식으로 화장된 뒤 인근 해인사 미타원의 납골당에 안치된다. 유족으로는 전 경기대 교수인 부군 차상훈 씨와 아들 주현, 딸 가현 씨가 있다.

한편 빈소에는 유족들이 모르는 문상객들이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여운계 선생이 생전에 가족들도 모르게 10억 원 이상의 선행을 베풀었음이 이를 통해 뒤늦게 밝혀졌다. 아름다운 마지막 모습에 빈소는 잔잔한 감동이 감돌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홍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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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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