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5도 ‘초긴장’… 주민들“서해교전 때보다 더해”

서해5도 ‘초긴장’… 주민들“서해교전 때보다 더해”

기사승인 2009-05-28 17:25:01
[쿠키 사회] 군당국이 대북경계 태세를 한단계 격상한 28일 서해 최북단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 인근 해상에는 긴강감이 더욱 고조돼 있었다. 북측이 해군 함정 및 일반 선박들의 안전항해를 보장하지 못한다고 위협한 때문인지 서해 5도 주민들의 표정에는 북측의 도발을 염려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오전 11시쯤 연평도 제1차 서해교전 기념비 근처에서 만난 50대 주민은 “북한의 노골적 발표는 처음이어서 제1, 2차 서해교전때보다 위기의식이 더하다”며 “당시에도 여객선들이 섬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인천항으로 되돌아 갔는데 이런 상황에서 관광객들이 서해 5도에 오겠느냐”고 안타까워했다.

연평도 등대공원 입구에서 만난 주민들도 “연평도의 명물 조기박물관에 관광객이 1명도 오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북방한계선(NLL) 주변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백령도∼소청도∼대청도 사이 NLL 근처에서 조업하는 우리 어선은 20척에 불과했다. 대청도 어장과 연평도 어장에도 각각 18척만 조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중국어선들은 연평도 북방 북측 수역에 65척, 소청도 동방 수역에 60척, 백령도 북방 수역 9척 등 281척이 우리 어선이 들어갈 수 없는 NLL선을 넘나들며 싹쓸이 조업을 하고 있었다.

해군 고속단정 2척이 NLL 남측 해역에서 사이렌을 울리며 경고신호를 보냈으나 중국어선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서해5도에 주둔한 군부대의 움직임도 활발했다. 군부대 차량은 총기류 등으로 중무장한 5분 대기조를 태우고 어디론가 바삐 사라졌다. 훈련중인 군부대 장병들도 도보로 산길을 이동하는 등 비상근무 태세였다.

연평도 북측 야산에서 망원렌즈를 통해 살펴본 북측 해상의 작은 섬 갈도에는 남쪽을 향해 설치된 군사시설의 포문이 열려 있어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느껴졌다.

서해5도 주민들은 “북측과 NLL을 사이에 두고 있는 접경지역이어서 도발할 경우 앉아서 죽을 수 밖에 없다”며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관광객들이 끊겨 생계가 더 어려워질까 걱정이 앞선다”고 입을 모았다.연평도=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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