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前 대전시장,시인 등단… ‘내년 선거용’ 논란

염홍철 前 대전시장,시인 등단… ‘내년 선거용’ 논란

기사승인 2009-06-04 19:50:01
[쿠키 사회] 염홍철 전 대전시장(사진)이 4일 정식 시인으로 등단해 지역사회에서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내년 지방선거 출마용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다. 특히 친한 언론인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해달라고 부탁해 지나친 주문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염 전 시장은 최근 발간된 시전문지 ‘시와 정신’(2009년 여름호)에 추천돼 시인으로 정식 등단했다. 197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입상한 적이 있지만 문학 아닌 논문부라서 이번에 정식 시인으로 등단한 것이다.

발표된 시는 총 64편의 작품 가운데, 중견시인들이 뽑아 게재한 ‘죽어야 다시 산다’ ‘새벽시간’ ‘사랑의 나이테’ ‘날마다 시작’ ‘진정한 사랑’ 등 자연과 사랑, 죽음과 생명을 소재로 쓴 5편이다. 특히 염 전 시장은 ‘죽어야 다시 산다’란 작품에서 ‘밤이 깊어야 새벽이 오듯/ 버려야만 얻을 수 있고/ 죽어야만, 우리는/ 다시 살 수 있다’며 아름다운 단풍과 슬픈 낙엽을 대비시켜 인생의 교훈을 그려내고 있다.

원로시인 나태주 작가는 추천사에서 “그의 시는 어법이 활달해서 좋다. 인간이 그렇듯 염홍철의 시는 화통하고 거침이 없어서 더욱 좋다. 다만 지나친 감정의 과잉이라든지 설명을 줄일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더욱 아름답고 튼튼한 시를 생산해 부디 이땅의 빛과 따스함을 보태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염 전 시장은 “시를 쓴다는 것은 진솔한 삶에 대한 탐구이자 자기성찰”이라며 “내 영혼의 샘물이 마르지 않는 한, 자연과 인간을 주제로 한 시를 계속 써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염 전 시장의 시인 등단을 둘러싸고 논란도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염 전 시장이 시인으로 등단한 것은 시를 쓰기보다는 내년 시장 선거를 대비,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순수성이 좀 결여되지 않았나 하는 반응도 많다”고 지적했다. 한 기자는 “시장을 지냈던 사람이 진정으로 시인으로 변신했다면 기삿거리가 충분히 되지만 내년 선거를 위해 시인으로 등단한 것이라면, 보도를 통해 홍보해주기는 어렵다”고 비판했다.

2002년 한나라당 후보로 대전시장에 당선된 염 전 시장은 2006년 지방선거 때는 열린우리당으로 옮겨 다시 시장에 출마, 초반에 우세를 보였으나 면도날 테러를 당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전은요” 한마디에 막판 역전을 당해 낙선한 바 있다. 그는 최근 무소속 상태에서 자유선진당 입당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염 전 시장이 내년에 선진당 후보로 시장에 출마할 경우 주요 정당을 모두 섭렵한 정치인으로 찍혀 곤혹을 치를 공산도 없지 않다.
대전=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
박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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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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