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지방 소재 신생 언론사 기자 3명이 강희락 경찰청장이 주재하는 만찬 자리에 도청을 시도하다 적발됐다.

5일 경기경찰청에 따르면 지방 소재 뉴스통신사인 A통신 소속 기자 A씨(24), B씨(34), C씨(27) 등 3명이 4일 저녁 수원시내 모 식당에서 강 청장 주재로 열린 만찬장 천장에 소형 MP3 녹음기를 설치했다.

강 청장은 당시 경기경찰청을 순시한 뒤 저녁 6시30분부터 경기경찰청 간부 및 수행원 등 40여명과 함께 2시간 가까이 이 식당에서 만찬을 가졌다.

경기경찰청 최원일 형사과장은 “오후 8시20분쯤 만찬이 끝난 뒤 식당 종업원으로부터 만찬에 앞서 누군가 소형 카메라를 들고 방에 왔다갔다 했다는 얘기를 듣고 수색, 만찬장 천장에서 녹음기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식당 종업원이 진술한 인상착의와 녹음기에 저장된 사진을 토대로 식당 주변을 서성거리던 A씨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또 A씨의 체포에 항의하기 위해 경기경찰청을 찾아온 B씨를 상대로 녹음기 설치교사 여부를 추궁, 범행을 자백받고 다음날 새벽 3시38분쯤 B씨도 같은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조사결과 A씨는 ‘시국도 안 좋은데 (경찰청장 만찬장에서) 술 먹는 부분을 취재해라. 녹음기를 설치해도 된다’는 B씨의 지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업무방해, 주거침입 혐의로 A씨와 B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동행한 사진기자 C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수원=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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