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상호 비판 도 넘어…신뢰 떨어뜨렸다”

“언론사 상호 비판 도 넘어…신뢰 떨어뜨렸다”

기사승인 2009-06-12 21: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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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문화] 신문·방송사 20여 곳이 12일 언론계 내부의 반목을 없애 국민의 신뢰를 얻고, 공정한 보도경쟁을 벌이기 위한 해법을 모색했다.

제주 서귀포 KAL호텔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한 이들 언론사 관계자 40여 명은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언론이 되기 위해 저널리스트의 정체성을 더욱 확립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자유언론 수호를 위해 뜻을 같이했던 언론사들이었던 만큼 앞으로도 유대로서 참언론의 기능을 다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기자들의 동질성, 유대의식 회복을 위해'라는 제목으로 주제 발표에 나선 손태규 단국대 언론영상학부 교수는 "언론사 간 상호비판 보도는 상시적이고 체계적인 언론 감시라는 측면에서 보도의 책임성을 높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최근의 상황은 도를 넘어섰다"고 진단했다. 그는 언론 대 언론의 명예훼손 소송이 1999년 언론사에 대한 정부의 세무조사 이후 본격화됐음을 상기시킨 뒤 "언론사 간 악의적인 비판보도에 대한 판정은 결국 독자나 시청자에게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법정다툼까지 갖고 가는 것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라는, 언론 자유의 원칙에 어긋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또 "미국 사회에서 기자들은 정부의 각종 취재 제한에 공동 대응해 법과 제도, 공권력을 변화시켜왔다"면서 "미국 기자들은 취재의 장벽 앞에 이념을 따지지 않고,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끊임없는 교육과 논의를 통해 높은 수준의 언론문화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경쟁 언론사의 보도를 왜곡하거나 악의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불신과 대립을 격화시키고 독자나 시청자들의 언론에 대한 신뢰도까지 떨어뜨린 다는 게 손 교수 발표의 요점이다.

특히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언론사 상호비판 과정에서 용어선택이나 논조에 있어서 품격을 갖춰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주관성이나 감정이 드러나는 기사는 건전한 논쟁의 질을 떨어뜨릴 뿐이라는 것이다.

토론자로 나선 정혜승 KBS 해설위원은 "언론 매체 간의 대화와 소통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
동안 자유언론을 침해하려는 공권력에 공동으로 맞섰던 유대의식을 토대로 서로 소통하려 할 때 대중의 신뢰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상용 MBC 보도국 부국장은 "세미나나 교육 등을 통해 본질적인 저널리즘에 충실한 분위기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전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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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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