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음치 주제에 가수? 김미연 “월세 밀려도 멈출 수 없더라고요”

[쿠키人터뷰] 음치 주제에 가수? 김미연 “월세 밀려도 멈출 수 없더라고요”

기사승인 2009-06-17 11:27:01

"[쿠키 연예] MBC ‘코미디 하우스’ 코너 ‘라이브의 여왕’에서 ‘음치 여왕’으로 이름을 알렸던 개그우먼 김미연(29). 2년6개월 동안 피나는 연습 기간을 거쳐 춤과 노래 실력을 겸비한 가수로 거듭났다.

“‘라이브 여왕’ 속 ‘음치 여왕’은 일부 설정된 부분이 있었으나 제 모습과 흡사해요. 실제로도 박자와 음정을 잘 맞추지 못하는 음치거든요. 음치인 제가 가수에 도전하게 된 것은 기적의 신화를 보여드리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저 같은 사람도 ‘멋지게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걸 몸소 알려주고 싶었어요.”

‘음치’ 이미지 깰래요

김미연이 가수로 변신한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 만류가 심했다. ‘개그우먼’이라는 안정적 길을 포기하고 ‘신인 가수’라는 가시 밭 길을 걷는다는 게 다소 무모하게 보였기 때문. 또 ‘네가 무슨 노래냐’, ‘라이브 여왕, 음치 콘셉트나 계속 해라’ 등 그의 가수 데뷔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많았다.

“‘음치 주제에 무슨 가수냐’고 비하했던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싶어서 이를 악 물고 연습했어요. 곡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 발음 교정 훈련도 따로 받았고요. 잠을 줄여가면서 하루 10시간 이상 피나게 연습했어요.”

2년6개월 동안 그가 싸운 것은 사람들의 편견이었다. 김미연은 모든 이들의 우려를 단번에 씻겨버리겠다는 듯 경쾌한 리듬의 타이틀곡 ‘찍었어’를 내놓았다. 반복적 멜로디와 강렬한 가사는 한 번 들으면 잊기 어렵다.

“이 노래는 자신감이 강한 여성이 자기가 마음에 드는 남자를 콕콕 집는다는 내용이죠. 의상도 다소 파격적이라 저의 S라인을 확실히 보실 수 있을 거예요(웃음). 감미로운 발라드도 넣을 계획이었는데 여름이라서 경쾌한 곡들로만 구성해봤어요. 다음 앨범에는 ‘김미연표 발라드’도 들으실 수 있을 거예요.”

월세 밀리며 배고픔 경험해

가수를 준비했던 2년 6개월 동안 그를 괴롭힌 것은 ‘불규칙한 수입’이었다. 개그우먼 이미지를 완전히 버리고 가수로 탈바꿈하기 위해 고정적으로 출연하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예능 출연도 마다했다.

“가수 준비에 매진하기 위해 공식 활동을 접었어요. 예능 프로그램에 간간이 출연하면서 준비했어도 괜찮았을 텐데 오로지 노래에만 집중하고 싶었거든요. 지금 돌이켜보면 ‘참 미련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개그우먼으로 지낼 때에는 부족함 없이 살았는데 활동을 중단하니 월세도 밀리고 많이 굶주렸죠.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어도 연예인이라 여의치 않았고요. 경제적으로 힘든 나날이었지만 가수 데뷔를 위해 꾹 참았습니다.”



7년 동안 나의 ‘스폰’은…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음에도 김미연은 한 번도 ‘검은 유혹’에 흔들리지 않았다. 소위 출세를 위해 성 접대를 하거나 검은 돈을 받는 ‘스폰’에 응하지 않은 것. ‘대가는 노력에서 얻어지는 것’이라는 그의 신념은 데뷔 초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

“제가 연줄이 있는 것도 아닌데 데뷔하자마자 주목 받고, 신인상까지 거머쥐어서 많은 분들이 오해의 시선을 보내시더라고요. 하지만 전 한 번도 스폰에 의존해 본 적이 없어요. 사실 제가 의지할 수 있었던 스폰은 ‘둠벙’이거든요. ‘둠벙’이 있었기에 힘든 시절도 꿋꿋하게 이겨낼 수 있었죠.”

데뷔 후 지금까지 김미연을 지탱해 준 ‘둠벙’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둠벙’은 ‘작은 저수지’를 의미하는 방언이에요. 저희 부모님이 천안에서 추어탕을 파시는데 그 가게 이름이 ‘둠벙’이거든요. 호호. 가수 준비하느라 백수였을 때 천안으로 내려가 추어탕 팔면서 돈의 소중함을 알았습니다.”

김미연은 천안에서 ‘효녀’로 통한다. 2002년 데뷔한 이후 번 돈을 차곡차곡 모아 부모님 집과 가게를 손수 마련해드렸다. 이후 가게가 번창하자 돈을 보태 확장 공사에도 힘을 보탰다.

“가게에서 서빙을 하니까 손님들이 부모님께 ‘딸은 방송 출연 안 해?’라고 물어 보시더라고요. 부모님은 담담한 척 대수롭지 않게 웃어넘기셨지만 아마 많이 속상하셨을 거예요. 그럴 때마다 ‘가수로 성공해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려야지’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지금의 위치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이 남을 위해 베풀고 사셨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전 이제 노래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기쁨과 웃음을 드리고 싶어요.”

본업은 개그…만능 엔터테이너로 기억되고파

‘가수에 전념 하겠다’는 김미연에게 마지막으로 하나 더 물어봤다. ‘혹시 개그 무대를 영원히 떠나는 걸까?’

“본업이 개그우먼인데 개그를 관둘 순 없죠. 지금은 가수의 길을 선택했기에 잠시 ‘개그우먼 김미연’이 아닌 ‘가수 김미연’으로 인사드리는 거예요. ‘김미연 노래 괜찮다’는 말을 듣는다면 가수 도전에 성공한 거라고 생각해요. 여기에서 조금 더 욕심을 부린다면 ‘무엇이든 잘하는’ 만능 엔터테이너로 기억되었으면 합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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