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최철호 “19년 만의 인기 뒤엔 김남주의 ‘내조’가 있었다”

[쿠키人터뷰] 최철호 “19년 만의 인기 뒤엔 김남주의 ‘내조’가 있었다”

기사승인 2009-06-25 15:33:00

"[쿠키 연예] 쿠키 연예팀에서는 매주 드라마, 영화, 가요 등 연예가 핫이슈 및 키워드를 분석하는 시간을 갖는다. 6월에는 드라마 및 영화에서 ‘명품 연기’로 활약 중인 연기자들을 인터뷰한다. 지난번에는 MBC 아침극 ‘하얀 거짓말’의 임지은, SBS 수목극 ‘시티홀’과 영화 ‘거북이 달린다’의 신정근, KBS2 TV 주말극 ‘솔약국집 아들들’ 조진웅을 만났다. 이번에는 MBC 화제작 ‘내조의 여왕’에서 코믹 연기로 사랑받은 최철호와 이야기를 나눴다.

‘내조의 여왕’은 탄탄한 시나리오에 김남주, 오지호, 윤상현, 이혜영, 선우선 등 배우들의 호연이 빛을 발하며 매회 화제를 낳았다. 여기에 최철호(39)의 팔불출 코믹 연기가 극의 활력을 더하며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최철호는 학창시절 좋아했던 ‘퀸카’ 천지애(김남주)와 오해로 헤어진 뒤, 자신을 짝사랑한 ‘폭탄’ 양봉순(이혜영)과 결혼한 한준혁으로 등장했다. 최철호의 진가는 회를 거듭하면서 드러났다. 초반에는 사랑 없이 결혼한 냉랭한 부부의 모습을 연출해야 하는 탓에 무게감 있는 연기를 보여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자신을 위해 희생한 아내 양봉순의 사랑에 감동해 마음을 여는 자상한 남편으로 변모, 코믹 연기가 샘솟듯 터져 나왔다.

‘내조의 여왕’으로 잭팟을 터뜨린 최철호

‘내조의 여왕’으로 연기 인생 19년 만에 잭팟을 터뜨린 배우 최철호를 만났다. 184cm의 훤칠한 키에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질 몸매, 고른 치아가 드러나는 환한 미소, 재치 있는 말재주까지…, 다방면에 재능을 갖춘 배우였다. 내일 모레 마흔을 앞둔 배우라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동안인 외모도 인상적이었다.

“‘내조의 여왕’은 제 인생을 바꿔놓은 작품이죠. 아직 모든 것들이 낯설지만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사실 오늘 통장을 만들려고 은행에 갔는데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더라고요. 1년 전까지만 해도 ‘연예인이세요?’ 물어봤는데…. 제가 이런 기분을 느끼는 날이 오다니 실감나지 않네요. 하하.”

최철호는 자신이 ‘뜰’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함께 호흡한 배우들의 공으로 돌렸다. ‘내조의 여왕’에서 아내 양봉순으로 열연해준 이혜영과 어느 자리에서나 자신을 칭찬해준 김남주에게 특히 고마워했다.

“이혜영과 김남주, 두 여인과의 연기 호흡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남주 씨는 제가 그동안 힘들게 살아온 것을 알았기 때문인지 배려를 많이 해줬어요. 제 코믹 연기에 가장 많이 웃어주고 격려해줬던 사람이 남주 씨거든요. 또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마음에서 마음으로 우러나는 무언의 격려를 받으며 힘을 냈습니다.”

주부의 로망에서 천재 변호사로 변신

‘내조의 여왕’에서 철부지 사장 윤상현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꽃중년’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꽃중년’은 친근한 외모와 매너, 자상함을 갖춘 중년 남성을 가리킨다. ‘내조의 여왕’에서 오지호와 함께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뽐낸 최철호도 ‘꽃중년’ 대열에 합류했다. 얼마 전 한 홍보대행사에서 20~30대 여성 3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슴 설레게 하는 이 시대 꽃중년은?’이란 설문에서 차승원, 윤상현, 김명민, 황정민의 뒤를 이어 최철호가 선정된 것.

“훈남으로 점수를 얻었다기보다는 웃긴 모습을 친근하게 여기시는 것 같아요. 강렬하고 딱딱한 이미지의 역할을 많이 하다가 ‘내조의 여왕’에서 코믹한 모습을 보여드리니 재미있어 하시는 것 같아요. 아마도 옆집 아저씨 같은 푸근한 이미지 때문에 좋게 보시는 게 아닐까요?”

최철호는 ‘내조의 여왕’에서 아내를 아낌없이 사랑해주는 남편으로 주부들의 로망이었다.
코믹 연기로 주목받은 최철호는 KBS2 TV 새 수목드라마 ‘파트너’를 차기작으로 택했다. 코믹함보다는 진지함으로 다시 돌아간 것.

24일 첫 방송된 ‘파트너’에서 최철호는 대형 로펌 ‘해윤’의 큰 아들이자 엘리트 코스를 밟은 천재 변호사 이영우 역으로 나온다. 안정적 가정을 갖고 있으나 섹시한 매력을 가진 변호사 한정원(이하늬)과 내연 관계를 형성한다.

“주부들에게 굉장히 욕을 먹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이영우라는 인물이 왜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는지 배경을 알게 된다면 약간의 동정표를 받지 않을까 생각해요. 몇몇 시청자들이 이영우 캐릭터를 이해해주고 사랑해준다면 전 그 나름대로 성공이라고 봅니다.”

최철호가 ‘내조의 여왕’을 통해 코믹 왕자로 급부상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다시 한 번 코믹 연기에 도전해주길 바랐다. 최철호 또한 본인의 몸속에 흐르는 개그 본능을 주체하기 힘들어 코믹 캐릭터를 은근히 희망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는 ‘평생 해야 할 일이 연기’이기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진지남 이영우를 선택했다.

“제 인상 때문인지 늘 강하고 독한 캐릭터만 연기했어요. ‘내조의 여왕’을 만나니 물 만난 고기처럼 자유롭게 코믹 연기를 할 수 있어 좋았죠. 한 번 더 코믹 연기를 하고 싶었으나 고정된 이미지보다는 도전하는 연기자로 남기 위해 새로운 캐릭터를 선택했어요. 요즘 ‘파트너’ 촬영하면서 개그 본능이 꿈틀거려서 죽겠지만요(웃음).

“지난해까지 시청률과 상관없는 배우”

최철호는 ‘내조의 여왕’을 시작으로 ‘파트너’에서도 주연배우로 발탁되는 행운을 안았다. 주연 배우로 급부상하고 나니 시청률에 대한 고민이 들 것 같아서 물어봤다. ‘이제 슬슬 시청률 걱정되시죠?’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 시청률과 상관없는 배우였어요. KBS 사극 ‘대조영’을 촬영할 때도 대부분 풀샷 화면에 서 있는 정도였는데 ‘내조의 여왕’부터 단독 컷을 많이 받게 됐죠(웃음). 인기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생각하니 얼떨떨하고 긴장도 되고요. 드라마 배우라면 시청률 때문에 고민 꾀나 하던데 전 아직 실감나지 않아요. 시청률에 연연하기 보다는 열심히 연기하려고요.”

최철호는 미스코리 출신 미녀들과 관계가 깊다. 전작 ‘내조의 여왕’에서는 1992년 미스코리아 본선에 진출한 탤런트 김남주와 호흡을 맞췄고, 차기작 ‘파트너’에서는 2006년 미스코리아 진 이하늬와 내연 관계로 출연한다. 아내 김혜숙은 2004년 미스코리아 대전 충남 미이자 미스코리아 본선 대회까지 출전한 미녀다.

“여복이 많은 것도 아닌데 우연히 이렇게 됐네요, 하하. 남주 씨는 연기도 잘하고, 의리가 있죠. 이번 작품을 하면서 김남주 씨에게 팬으로서 반했어요. 또 이하늬 씨는 집사람과 83년생 동갑이에요. 또 제 생일이 3월2일인데 이하늬 씨랑 똑같고요. 집사람도 이하늬 씨 이야기를 듣더니 ‘희한하다’고 말하며 웃더라고요.”



19년 동안 힘들었던 연기 인생…가족 사랑으로 이겨내

최철호는 지난 19년의 연기 생활에 대해 ‘드라마틱하다’고 표현했다. 19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힘들고 즐거웠던 순간이 수 백 번 교차했다고 한다. 여느 무명 배우들이 그렇듯 생활고에 시달려 ‘연기자의 길을 그만두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고민하기도 했다. 힘들 때마다 그에게 힘이 되어준 것은 ‘가족’이었다.

“아내와 결혼하고 난 뒤에는 일이 술술 잘 풀리는 것 같아요(웃음). 아내는 어딜 가면 ‘복이 많은 얼굴’이라는 얘기를 많이 듣거든요. 아마도 제가 그 기운을 받아서 일이 잘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아들 민준(4)이랑 저랑 아내 모두 개띠라서 그런지 셋이 호흡이 척척 맞고요. 제가 세상에 나와 가장 잘한 일은 마음씨 착한 여자와 결혼한 것과 아들 민준이를 얻은 거예요. 늘 저에게 힘이 되는 존재들입니다.”

최철호는 자상한 아빠다. 아들 민준이와 놀아주는 것을 취미로 여길 만큼 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낸다.

“아이가 놀이학교에서 가정 통신문을 받아 가지고 왔는데 ‘아이들과 잘 어울린다’ ‘적응력이 빠르다’고 적혀 있더라고요. 제가 아무리 바빠도 아이와 산책을 즐겨하는데 아마도 그 덕분이 아닐까 생각해요. 마흔 된 아빠와 눈높이를 맞출 줄 아니, 친구들과는 쉽게 친해지나 봐요.”

아이를 좋아하는 남자, 하나로 만족할까. “한 명 더 낳으려고요. 곧 마흔이지만 빨리 노력해 보겠습니다(웃음).”

“밤샘 촬영이 즐거워요”

최철호는 KBS 사극 ‘대조영’ 이후 출연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배우로서 출연 비중이 커진다는 것은 연기력을 검증받았다는 증거다. 요즘 누구보다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최철호.

“하루하루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행복합니다. 밤샘 촬영이 이토록 즐거운 일인 줄 몰랐어요.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할 줄 알았는데 한 장면 한 장면이 즐겁고 소중합니다. 많은 분들에게 받은 사랑을 연기로 보답해드리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자신의 성장 가능성을 얼마나 예상하는 지 물어봤다. “저에게 맞는 옷이 있고 아닌 옷도 있겠지만 무슨 역할이든 열심히 하고 싶어요. 최철호 하면 ‘성실한 배우’ ‘노력하는 연기자’라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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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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