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가요결산] 10대 아이돌 VS 1990년대 원조스타

[상반기 가요결산] 10대 아이돌 VS 1990년대 원조스타

기사승인 2009-07-02 15:03:00

"[쿠키 연예] 쿠키 연예팀에서는 매주 가요, 영화, 드라마 등 연예가 핫이슈 및 키워드를 분석하는 시간을 갖는다. 7월에는 2009년 상반기를 장식한 가요, 영화, 드라마, 방송 등의 동향을 살펴본다. 이번 주에는 2009년 상반기 가요계를 결산했다. 2009년 상반기를 휩쓴 가요계 화제는 무엇이 있었을까.

◇ 지난해 이어 아이돌 열풍 뜨거워
소녀시대, 2AM, 2PM, 샤이니, 애프터 스쿨, 2NE1, 포미닛…아이돌 천하

지난해에는 동방신기, 빅뱅, 원더걸스, 카라 등 대형 매니지먼트 소속 아이돌 가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올해도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대형 매니지먼트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준비된 아이돌’이 대거 데뷔한 것. 신생 아이돌과 기존 인기 아이돌의 합세로 가요계는 ‘아이돌 그룹’이 장악했다.

발표하는 곡마다 1위를 휩쓸었던 인기그룹 소녀시대는 올해도 역시 이름값을 했다. 소녀시대는 지난 1월에 발표한 댄스곡 ‘지’(Gee)로 다시 한 번 최정상에 올랐다. ‘지’는 KBS2 TV 음악 프로그램 ‘뮤직뱅크’에서 9주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최근 두 번째 미니앨범을 발표, 타이틀 곡 ‘소원을 말해봐’로 활동 중이다. 음반 선주문 8만장(소속사 집계 기준), 음원 발표 당일 온라인 음악 차트 1위 점령 등 차기 활동도 ‘청신호’를 보이며 하반기 인기 행진에 가속 폐달을 밟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JYP 엔터테인먼트에서는 발라드 그룹 2AM과 댄스 그룹 2PM을 내놓았다. 지난해 두 그룹은 존재 가치를 알리는 정도에 그쳤다면 올해는 인기 그룹으로 우뚝 섰다. 2AM은 감미로운 화음으로 팬들의 마음을 울렸다. 2PM은 ‘어게인 앤 어게인’으로 지상파, 케이블 음악 순위를 모두 휩쓸었다. 지난해 데뷔한 SM 엔터테인먼트의 샤이니도 두 번째 미니앨범 ‘줄리엣’으로 최근 KBS2 TV ‘뮤직뱅크’ SBS ‘인기가요’ 1위를 석권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신생 여성 아이돌 그룹의 강세도 인상적이다. 손담비의 소속사 플레디스가 2년 전부터 준비한 여성 6인조 그룹 애프터 스쿨은 아(AH), 디바(DIVA) 등을 연속 히트시키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에 질세라 YG 엔터테인먼트는 ‘필리핀 보아’ 박산다라가 소속된 여성 4인조 그룹 2NE1을 데뷔시켰다. ‘여자 빅뱅’으로 불리는 2NE1은 4년 동안 훈련 기간을 거쳐 데뷔했다. 노래 ‘롤리 팝’과 ‘파이어’로 음악인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큐브 엔터테인먼트에서는 원더걸스 전 멤버 현아가 소속된 포미닛(4minute)을 대중 앞에 선보였다. 펑키 리듬의 경쾌한 곡 ‘핫 이슈’로 인기 몰이 중이다.



◇원 모어 타임…1990년대 스타 대거 컴백
룰라, 노이즈, 솔리드, 더 블루 그리고 임창정

10대 아이돌 그룹이 상반기 가요계를 장악하고 있는 요즘, 1990년대 원조 스타들이 대거 컴백을 선언해 눈길을 모았다.

노래 ‘100일째 만남’ ‘날개 잃은 천사’ ‘비밀은 없어’ 등으로 1990년대 중·후반 가요계를 휩쓸었던 혼성 그룹 룰라가 10년 만에 재결합했다. 데뷔 15주년을 기념해 9집 음반을 들고 나온 것. 이상민, 고영욱, 김지현, 채리나를 필두로 객원래퍼 신정환까지 합세해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앨범은 오는 21일 발매된다.

룰라와 각축전을 벌었던 그룹 노이즈는 지난달 디지털 싱글을 발표하고, 11년 만에 무대를 찾았다. 노이즈는 1990년대 중반 노래 ‘너에게 원한 건’ ‘상상속의 너’로 음악 팬들의 사랑을 받은 그룹이다.

6년 전 가요계를 은퇴했던 솔로가수 임창정도 복귀했다. 임창정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이미 나에게로’ ‘늑대와 함께 춤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러브 어페어’ ‘결혼해줘’ ‘그때 또 다시’ 등 숱한 히트곡을 양상해내며 가요계 최정상을 달렸다. 하지만 가수와 연기자 생활을 쉼 없이 병행하다가 심신이 지쳐 가요계 은퇴를 선언했다. 6년 만에 돌아온 임창정은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드릴 뿐”이라며 “지속적으로 가수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원조 엔터테이너 ‘더 블루’의 손지창과 김민종도 14년 만에 다시 입을 맞췄다. ‘더 블루’는 현재 미니 앨범을 발표하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노래 ‘이 밤의 끝을 잡고’로 인기를 모은 그룹 솔리드도 돌아온다. 김조한, 이준, 정재윤 과거 멤버 그대로 오는 10월쯤 컴백할 예정이다. 현재 앨범 발표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반기 가요계 진단
올해 발표된 음반 중 10만장 돌파는 슈주 단 한 팀

디지털 시대가 열리면서 음원 판매는 꾸준히 상승 중인 반면, 음반 판매량은 해를 거듭할수록 감소하고 있다. 이런 세태를 반영하듯 평균적으로 7~10곡 수록되는 정규 앨범보다 음원으로만 공개하는 앨범 형태가 속속 증가하고 있다. 경기 악화로 가요계 불황이 몰아닥치면서 높은 제작비를 필요로 하는 정규 앨범 생산이 줄어들고 있다.

음반 판매량 집계 사이트인 ㈜한터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2008년 6월28일~2009년 6월27일 기준)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은 동방신기 4집으로 36만 3000장이다. 2,3위는 빅뱅이 휩쓸었다. 빅뱅 미니앨범 2집은 17만 4000장, 3집은 16만 1000장이 판매됐다.

지난 1년 동안 동방신기가 30만 장을 판매했으나, 올해 상반기 발표된 음반 기록은 저조하다. 10만 장을 넘긴 앨범은 슈퍼주니어의 ‘쏘리 쏘리’ 뿐이다.

지난 3월12일 발매된 슈퍼주니어의 앨범은 10만 9000장(지난 27일 기준)이 판매됐다. 이어 소녀시대의 첫 번째 미니앨범은 7만 2000장을 기록했다. 서태지 8집 아토모스 파트 시크리트는 5만 9000장, SG워너비 6집은 3만9000장을 올리는데 그쳤다.

10대 아이돌 가수의 가요 시장 장악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아이돌 그룹은 거대한 팬 조직을 거느리고 있어 가요계 활성화와 음반 판매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기도 한다. 하지만 반복적 멜로디, 자극적 안무와 가사 등에 의존하고 있어 획일화 현상을 몰고 올 수 있다. 아이돌 가수의 인기 독식으로 ‘가요계 허리’로 불리는 20~40대 가수들 활동에 적잖은 타격을 줄 수 있다.

또 가요계 핫 트렌드로 떠오른 여성 아이돌 그룹들은 성 상품화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10대 위주로 구성된 여성 그룹들은 파격적 의상과 선정적 안무 등으로 도가 지나치는 지적을 받고 있다.

중·장년층 향수 불러일으킬까

이런 상황에서 1990년대 원조 스타들의 귀환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원조 스타들은 10여년 만에 다시 무대를 찾은 이유에 대해 ‘노래에 대한 열정을 꺾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원조 스타들은 중·장년층 팬층을 유입시킬 수 있는 저력을 지니고 있어 10~20대에 쏠린 팬층 문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이 과거의 영광에 취해 컴백 준비에 미흡했다면 용두사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가요 트렌드인 후렴구가 반복되는 중독성 강한 멜로디와 리드미컬한 박자에 맞대응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노래로 승부수를 던져야 할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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