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강타한 강진·쓰나미…경보 시스템 ‘도마위’

지구촌 강타한 강진·쓰나미…경보 시스템 ‘도마위’

기사승인 2009-10-01 23: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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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지구촌] 강진과 쓰나미 등 가공할 자연재해가 태평양을 가로지르며 지구촌 곳곳을 강타해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2004년 아시아 쓰나미 참사의 교훈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조기 경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피해 규모를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 또 여진 발생=지난 30일 규모 7.6의 강진이 덮친 인도네시아 서수마트라섬에서는 매몰자에 대한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1일 오전 규모 6.8의 강력한 여진이 발생했다고 미 지질조사국이 밝혔다. 전날 강진은 서수마트라섬 파당시 인근 해역에서 발생했으나, 여진은 파당시에서 남동쪽으로 280㎞ 떨어진 내륙에서 일어났다. 여진으로 인한 사상자 및 피해 규모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발생지가 내륙인 만큼 더 큰 피해를 낳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전날의 강진으로 인한 사상자도 갈수록 늘고 있다. 인도네시아 재난 당국은 "파당시와 주변 지역에서 지금까지 최소 770명이 사망했고 2400여명이 부상했다"면서 "붕괴된 건물 속에 매몰된 이들이 많아 사망자는 더 늘 것"이라고 밝혔다. 지진이 덮치면서 호텔 학교 병원 등 건물 500여채 이상이 무너졌다. 또 정전과 함께 화재가 발생한데다 폭우까지 내림으로써 구조 작업이 지연돼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 보건부 관계자는 AFP통신에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수천명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통상부는 "연락이 두절됐던 대학생 안모씨를 포함, 파당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국인 9명이 모두 무사하다고 현지 대사관 측에서 알려왔다"고 밝혔다.

◇쓰나미 경보 시스템 도마에=페루에서도 30일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지만 피해 규모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사모아(29일)와 인도네시아(30일, 1일) 등 사흘 사이에 환태평양 조산대 3곳에서 지진이 일어났다.


30일 현재 사모아, 미국령 사모아, 통가 등에서는 전날 발생한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사망자가 150명에 육박했다고 블룸버그 등이 보도했다. 당국은 정확한 희생자 수를 파악하는 데 최소 1주일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모아는 대부분 마을과 휴양시설이 쓰나미에 휩쓸려 초토화됐으며, 미국령 사모아 동부 지역은 현재 전기와 수돗물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령 사모아를 재난 지역으로 선포한 가운데 미 해안경비대 소속 구조 비행기가 30일 현지에 급파됐다. 뉴질랜드가 발전 시설을, 호주가 의약품과 구조대원을 보내는 등 국제사회의 지원 작업도 개시됐다.

피해 규모가 예상보다 커지면서 재난 경보 시스템도 도마에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남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20만명의 목숨을 잃은 2004년 아시아 쓰나미 참사 이후 지난 수년간 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을 위해 노력했지만 이번에도 경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인명피해가 컸다고 1일 지적했다. 신문은 쓰나미가 사모아를 휩쓸 당시 희생자들에게는 불과 수분의 탈출 시간밖에 없었으며 아예 쓰나미 경고를 듣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현지 여행객은 "여자친구와 함께 지진을 느꼈지만 당국으로부터 어떤 경보를 듣지 못했다"면서 "나와 여자친구는 간신히 목숨을 건졌지만 인근 빌라에 머물던 다른 관광객은 목숨을 잃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손영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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