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건설 파주 입찰비리 사실로… 5명 영장·12명 입건

금호건설 파주 입찰비리 사실로… 5명 영장·12명 입건

기사승인 2009-12-07 15: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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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경기도 파주 교하신도시 복합시설 입찰 과정에 금호건설이 심사위원 추첨 현장에서 특수 장치로 심사위원의 전화번호를 빼돌리는 등 조직적으로 개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은 7일 파주 교하신도시 복합커뮤니티센터 건립공사 입찰에 평가위원으로 참여한 서울 Y대 이모 교수가 폭로한 금품로비 사건에 대한 수사결과 문제의 건물 입찰 전후에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금호건설 김모 상무와 홍모 팀장 등 2명과 이들로부터 금품을 받은 파주시청 공무원 1명과 평가위원 2명 등 5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여부가 결정된다.

경찰에 따르면 금호건설은 지난 7월17일 입찰심사 당일 오전 4시40분쯤 극비리 진행된 평가위원 10명에 대한 추첨 결과를 실시간으로 빼돌려 최종 로비를 벌였다. 추첨 현장에서 심사위원들에게 추첨결과를 통보하기 위해 담당 직원이 스마트폰으로 당사자의 핸드폰 전화번호를 누르는 순간 해당 번호가 업무용 노트북 컴퓨터에 연결된 무선 인터넷을 통해 금호건설 관계자에게 실시간으로 전송됐다. 공사를 낙찰 받을 경우 통신공사를 수주하는 조건으로 통신업체 대표가 담당 직원의 업무용 스파트폰과 노트북 컴퓨터에 특수장치를 부착하는 등 모의에 가담해 공무상 비밀을 쉽게 빼돌렸다.

이에 앞서 파주시 담당공무원 김씨에게 1억원을 주겠다고 약속하고 평가위원 후보자 918명의 명단을 USB 메모리로 건네받아 학연과 지연에 따라 담당직원을 지정해 골프 술접대 등으로 평가위원들을 사전에 관리했다.








금호건설을 이같이 결정적인 정보를 로비에 바로 사용했다. 기계분야 평가위원 환경관리공단 김모 팀장은 지난 7월17일 평가 당일 새벽 아파트 현관에서 금호건설 직원이 건네주는 미회 4만달러를 받아 챙기는 장면과 이 돈을 부인과 함께 환전하는 장면이 수사팀에 포착됐다.

건축분야 평가위원 주택공사 박모 팀장은 심의가 끝난 뒤 같은 달 31일 오후 7시쯤 서울 강남의 S병원 지하주차장에서 1000만원씩 든 박스 2개를 받는 장면이 찍혀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이 밖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ㅇ’를 전송하는 방법으로 자신이 평가위원으로 선정된 사실을 외부에 알린 파주시청 최모 과장과 입찰에 참여한 3개 건설사로부터 4차례 향응을 받은 파주시 실무팀장 강모씨등 2명, 직접 로비를 벌인 금호건설 간부 8명, 예비후보 자격으로 접대받은 주택공사 신모 단장, 심의위원 전화번호 유출에 개입한 통신업체 대표 양모씨 등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금호건설의 로비 과정에 골프접대 등 향응을 제공받은 영관급 장교 11명은 혐의 내용을 군 당국에 이첩했다.

경찰은 지난 8월 교하신도시 복합커뮤니티센터 설계 적격심의 평가위원으로 참여한 Y대 이모 교수가 10만원권 상품권 100장을 받았다고 폭로한 것을 계기로 수사에 착수해 금호건설이 수도권 17개 공사현장 소장들의 업무추진비를 갹출한 로비자금 1억6000여만원을 활용해 뇌물과 향응을 제공한 대가로 유출한 공무상 비밀을 로비에 활용한 사실을 밝혀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의정부=김칠호 기자 seven5@kmib.co.kr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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