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호, 왜 거짓말했나…스스로 밝힌 3가지 배경

최철호, 왜 거짓말했나…스스로 밝힌 3가지 배경

기사승인 2010-07-11 21:33:01

[쿠키 연예] ‘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했던 최철호가 모든 잘못을 시인하고 대중 앞에 고개를 숙였다.

최철호는 11일 오후 6시 서울 반포동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20대 연기자 지망생 A 씨 폭행에 대한 거짓 주장을 사죄하고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장에 사건 발생 3일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 양복에 하얀색 셔츠를 입고 등장한 최철호는 대중의 거센 비난에 마음고생을 한 듯 양쪽 볼이 움푹 들어갈 정도로 야윈 모습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철호가 주장한 바를 종합하면 그가 거짓말을 하게 된 배경은 크게 3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지난해 무명배우의 설움을 날려버릴 수 있게 한 드라마 ‘내조의 여왕’부터 얻었던 인기가 단숨에 살아질 지 모른다는 불안감, 가족에게 끼칠 피해에 대한 두려움, MBC 인기사극 ‘동이’ 출연 여부가 주된 배경이었다.

최철호는 “술 때문에 실수한 적이 있어서 2년 가까이 절주했는데 그날 다시 입에 댔다. 술을 끊은 뒤 일도 잘 풀렸고 지난해 드라마로 그 전에 누려보지 못한 큰 사랑을 받아서 정말 기뻤다”며 “무명 생활이 길었는데 (폭행 사실로 인해) 얻은 인기를 잃을까봐 두려워서 생각할 겨를 없이 나도 모르게 거짓말을 했다”고 실토했다.

이어 “쉼 없이 달려온 제가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고, 최근 이러저러한 이유로 힘들어서 다시 술을 먹게 됐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최철호는 부모와 아내 그리고 자식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할 때 감정에 북받친 듯 말을 쉽게 잇지 못했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늘 자식 걱정하시는 부모님께 정말 죄송한 마음뿐이다.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가슴 아파하고 있을 아내와 아들, 태어날 둘째에게도 정말 미안하다”고 털어놓으며 “아빠의 잘못으로 인해 아이들이 감당해야 할 고통을 생각하면 쥐구멍에 들어가 숨고 싶은 심정이다. 누굴 원망하겠냐. 모든 것은 못난 나 때문에 일어난 일이고 어떠한 말로도 용서가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용서를 구하기보다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동이’ 출연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이번 사건이 발생하고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저로 인해 ‘동이’에 악영향이 끼칠까봐 두려웠다”며 “감독님과 제작진의 결정에 따라 겸허하게 (하차) 결과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철호는 “이유가 어찌되었건 공인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어리석은 짓을 저질렀고, 그를 포장하는 실수까지 범했다”며 “그 어떤 변명으로도 용서가 안 되는 행동이라는 것
잘 알고 있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폭행한 A 씨에 대해서는 “무명의 배우이지만 연기를 정말 하고 싶어 하는 후배다. 현재 제가 출연 중인 드라마 ‘동이’의 열혈 팬이자 일반 시청자”라고 설명하며 “제가 연기하면서 겪었던 것들을 마음 편하게 털어놓는 후배”라고 설명했다.

폭행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평상시라면 연기에 대한 평가를 웃어넘길 수 있었을 텐데 그날은 아무래도 술이 과했고,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랬던 것 같다”며 “아직 정식으로 사과하지 못했는데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철호는 여성 폭행과 거짓말 파문으로 현재 출연 중인 ‘동이’에서 하차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철호는 지난 8일 새벽 2시쯤 경기도 용인시 풍덕천동 한 횟집에서 20대 연기자 지망생 A 씨와 술잔을 기울이다가 말다툼이 벌어졌다. 동석했던 ‘동이’ 출연배우인 손일권이 두 사람을 말리다가 옆자리에 있던 일반인과 몸싸움이 났다. 최철호가 A 씨 폭행 결백을 주장했고 A 씨의 부상이 경미해 사건이 일락되는 듯했으나, 사건 발생 하루만인 9일 CCTV에 담긴 폭행 영상이 공개되면서 거짓말이 탄로 났다.

한편 최철호는 지난 1999년에는 서울 잠원동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방송국 섭외담당 신 씨와 술값 시비를 벌이다가 폭행을 저질러 불구속 입건된 바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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