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듀오로 돌아온 티지어스 “기다려준 팬 때문에 해체할 수 없었다”

[쿠키人터뷰] 듀오로 돌아온 티지어스 “기다려준 팬 때문에 해체할 수 없었다”

기사승인 2010-07-12 11:16:00

"[쿠키 연예] ‘한국의 보이스 투 맨’을 꿈꾸며 ‘갓 오브 하모니’(God of Harmony)라는 데뷔 앨범으로 출사표를 던졌던 남성 4인조 그룹 ‘티지어스’(TGUS:The Guys Using Sound to Speak). 2년 만에 마이크를 잡은 티지어스가 새롭게 돌아왔다. 멤버 송영민(29)과 이시현(29)이 각각 직종 전환과 군 입대로 팀을 떠나면서 초등학교 동창인 한관희(33)와 박상준(33)으로 팀을 재구성해 디지털 싱글 ‘리턴’(Return)을 발표했다.

‘천상의 하모니’를 꿈꾸며 7년 동안 갈고 닦았던 실력을 무대에서 쏟아냈던 티지어스. 연습생으로 살아온 시간을 ‘무대’와 ‘앨범’으로 펼쳐보기도 전에 소속사가 재정난에 시달리면서 악화일로를 걷게 됐고, 두 명이 팀을 빠지면서 목소리 공백이 생겼다. 남은 멤버 한관희와 박상준은 자연스럽게 팀의 해체를 고민하기도 했지만 노래를 떠나 살 수 없었고, 위기가 곧 기회였기에 다시 힘을 냈다. ‘하모니’ 대신 ‘다양한 음악’에 무게를 두고 팬들 앞에 섰다.

“‘티지어스’하면 ‘하모니 그룹’이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두 명이 음악을 하면서 예전의 색깔을 다시 내긴 어려워졌죠. 대신 다양한 음악을 선택하고 도전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같아요. 기다려준 팬들을 위해 ‘티지어스’라는 이름으로 다시 용기를 냈습니다.”(박상준)

“멤버들끼리 피땀 흘려 만들었던 그룹이기에 ‘티지어스’라는 이름을 포기할 수 없었어요. 왠지 다른 이름으로 활동하면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낯설게 느껴질 것 같았고요. 팀을 나간 두 멤버들이 불화가 있어서 떠난 건 아니기에 그 친구들이 언제든지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어요.”(한관희)

‘반쪽짜리 그룹’이라는 오명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꾸준히 관심을 보내준 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저희를 기다려준 분들을 위해 음악을 놓지 않고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비록 싱글 앨범이지만 정규 2집이 나오기 전 들려드릴 수 있는 발판이라고 여겼거든요. 열악한 환경을 딛고 열심히 부른 앨범이기에 저희의 진심을 알아봐 주실 거라 믿습니다.”(한관희)

소속사가 재정난에 빠지면 사무실 보증금까지 압류됐을 지경에 이르면서 더 이상 앨범을 낼 수 없었고 노래도 부를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두 사람 모두 어려서 아버지를 잃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입장이라 마이크를 놓은 뒤로는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특히 박상준은 편의점 아르바이트, 택배 기사, 이삿짐센터 직원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면서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뛰어들었다.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노래만 부르다가 무거운 짐을 들고 발에 땀이 나도록 뛰었죠. 그래도 감사했던 것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가수였다는 점이었어요. 유명한 가수는 활동이 뜸하고 생계가 막막해지면 아르바이트 하기도 쉽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우리는 1집부터 잘 되지 않았고 얼굴도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돈을 벌 수 있었죠.”(박상준)

“1집 내고 회사에 어려운 일이 생겨 가수 활동을 접어야 했을 때 아무 생각도 안 나더라고요.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고 뭘 해서 먹고 살아야 하나 고민도 됐고요.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데 생활비를 벌어오지 못하니 집안 형편이 말이 아니었어요. 아들 가수됐다고 좋아하셨던 어머니도 충격을 받으셔서 한동안 마음이 아팠죠. 다시 활동하겠다고 하니 정말 기뻐하세요. 어머니와 팬에게 더 큰 기쁨을 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려고요.”(한관희)



박상준과 한관희는 ‘아픔’의 시간을 지나 ‘음악’의 소중함을 깨닫게 됐다. 혼신의 힘을 다해 부르는 음악이 어떤 여운을 주는 지 알게 됐다. ‘진심’과 ‘전심’을 다해 노래를 만들었다는 사실은 ‘그래도 고마워’와 ‘사탕같은 너’를 들으면 느낄 수 있다. 노래 ‘그래도 고마워’는 케이블 채널 Mnet 스타 발굴 프로그램 ‘슈퍼스타K’가 배출한 스타 길미가 피처링 했다. ‘사탕같은 너’는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 본 사랑이야기를 쉬운 가사와 리드미컬한 리듬에 담은 노래다.

“두 곡은 저희가 힘을 합쳐서 만든 노래인데요. 무대 위에서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을 상상하면서 작업한 곡이에요. 저희가 다시 노래할 수 있도록 응원해 준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뿐입니다.”(한관희)

마음을 진솔한 가사로 풀어내고 아픔의 시간을 정제된 음을 다듬었던 게 주효했던 것일까. 손담비,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나르샤, 빅뱅의 태양, 포미닛, 백지영 등 인기가수들의 강력한 노래들 사이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선전하고 있다.

“초조하고 불안해서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들락거리고 있어요. 예상했던 것보다 반응이 좋아서 기운이 나요. 예전에는 ‘간절함’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잘 몰랐는데 힘든 시간을 겪고 나니까 그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박상준)

“두 곡을 발표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네요. 그동안 배고프게 지냈는데 노력한 것들이 헛되지 않은 것 같아 먹지 않아도 배부르네요. 데뷔 초에는 겉멋만 들어서 화려하게 부르는 것만 신경 썼는데 이제는 진심 어린 마음을 담아 노래할 겁니다. 노래 잘하는 가수로 인정받는 티지어스가 되겠습니다.”(한관희)

2년 전 데뷔 신고식을 치렀지만 이제야 첫 걸음을 떼는 기분이라는 티지어스. 악조건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팬들의 ‘영원한 티지어스맨’으로 돌아온 한관희와 박상준. 이들이 빚어내는 음악의 향연이 깊고 진한 울림이 되길 소망해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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