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화 “개인적 푸념이 죄라면 기꺼이 수갑 차겠다”

김미화 “개인적 푸념이 죄라면 기꺼이 수갑 차겠다”

기사승인 2010-07-19 12:34:00

[쿠키 연예] 방송인 김미화가 KBS의 명예훼손 혐의와 관련해 피고소인 신분으로 경찰서에 출두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심경을 토로했다.

19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 호텔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담담한 표정으로 등장해 “오늘 정말 많이 떨린다”고 운을 뗀 뒤 “제가 찍소리라도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고 많이 와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제 말이 왜곡되지 않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 인사를 먼저 건넸다.

김미화는 지난 6일 트위터에 ‘KBS 블랙리스트’(출연자 규제 명단을 의미하는 문서)를 언급한 부분에 대해 “지난 4월 KBS 자사 직원들이 문제제기를 했고, 언론을 통해 처음으로 ‘블랙리스트’라는 말을 접하게 됐다. 제가 쓴 글을 보면 ‘도대체 블랙리스트라는 것을 본 적이 있느냐. 없다면 왜 무슨 근거로 나에게 불이익을 주느냐’는 내용”이라며 “KBS가 당일 여러 통로를 통해 나에게 으름장을 놓고 곧바로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KBS측에 여러 차례 ‘이 일이 고소로 갈 문제가 아니다. 확대되고 논란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분명히 전달했는데 이 시점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KBS는 나에게 아주 특별한 방송사다. 1980년대 ‘쓰리랑 부부’로 60% 시청률이라는 전례 없는 기록을 남기고 온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작가들과 온갖 고생을 하면서 자리 잡은 ‘개그 콘서트’.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국민의 사랑받는 KBS 효자 장수프로그램이 됐다”며 “저는 우리 후배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출연할 준비가 되어 있고 그럴 자격이 있는 사람 중에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KBS에 제가 출연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적어도 물어볼 권리 정도는 있다고 판단했다”며 트위터에 글을 올리게 배경에 대해 털어놨다.

KBS 예능 구성원으로부터 ‘출연하기 힘들다’는 말을 듣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기 위해 글을 올렸다고 해명하며 “개인적 푸념이 대한민국에서 죄가 된다면 기꺼이 수갑을 차겠다. 다만 이번 사건에 있어서 저에 대한 명예훼손 부분, 송사에 소모되는 정신적·금전적 피해와 소모적 논란으로 야기되는 사회적 혼란에 대한 책임은 KBS 임원 여러분께 있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이어 “정말 블랙리스트라는 것이 존재하고 있어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건지 궁금하다고 물은 것뿐이다. ‘없으면 없다’ 말 한마디면 끝날 일이었다. 대화로 간단히 풀어나갈 수 있었던 사안인데 제 뒷전에서 화살을 쐈고 제게 큰 상처를 입혔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젊음을 바쳐 코미디언으로 살아왔던 지난날을 회상하며 “저는 늘 KBS를 친정에 비유하곤 했다. 그러나 이번 일을 겪으면서 친정집에서 고소당한 딸의 심정이다. 오랜 시간 나의 모든 정열과 청춘을 바친 대가가 명예훼손 고소이고 9시 간판뉴스에 대한 보도행태냐”고 반문하며 “저는 KBS만의 코미디언이 아니고, 전 국민의 코미디언이라고 생각한다. KBS는 저에 대한 명예훼손 부분은 어떻게 감당할 생각이냐”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 이제 제가 반문한다. 제가 정치하는 것 보신 분 있습니까? ‘여러분들을 어떻게 하면 더 웃겨 드릴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할 코미디언이 ‘좌파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SBS 사장님 확인서를 받고, 인터넷기자협회, 총선시민연대, 녹색연합, 여러 곳에 확인서를 받으러 다녔다”며 “저는 단연코 한 번도 정치권에 기웃댄 적이 없다. 한나라당이 집권을 하든, 민주당이 집권을 하든, 이 나라의 코미디언으로 여러분들이 저를 필요로 했을 때 행사에 가서 대통령모시고 웃겨드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제가 대한민국의 코미디언인 것이 자랑스럽다. 제발 절 코미디언으로 살게 해 달라. 제 꿈은 평생 코미디언으로 사는 것과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며 사는 것 이 두 가지 뿐”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김미화는 명예훼손 혐의와 관련해 오전 11시 서울영등포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김미화는 성실히 조사에 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KBS는 지난 7일 김미화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으며 “KBS에는 블랙리스트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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