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핫이슈] 김미화의 ‘블랙리스트’가 몰고 온 ‘나비효과’

[Ki-Z 핫이슈] 김미화의 ‘블랙리스트’가 몰고 온 ‘나비효과’

기사승인 2010-07-24 13:02:00

[쿠키 연예] 벌써 2주가 지났는데도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김미화가 언급한 ‘블랙리스트’가 그렇다. 이 문제의 단어는 ‘뜨거운 감자’가 되어 온오프라인을 달구고 있다. 소소한 일이 연쇄적으로 파장을 넓혀나가는 ‘나비효과’가 되어 점점 더 날개를 힘차게 휘젓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김미화가 지난 6일 트위터에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KBS 예능 관계자로부터 자신이 출연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듣고 출연자 금지 명단을 의미하는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는 지 궁금하다는 반문의 글을 올린 것이다.

트위터는 일기장을 온라인으로 가져온 지극히 개인적 장소가 아닌, 전 세계에 있는 누구라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연결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라는 점에서 발언은 급속도로 확산됐다. 이는 김미화의 ‘지극히 개인적 푸념’에서 시작됐으나, KBS와 출연금지자라는 공식이 성립되어 ‘공공연한 사실’처럼 둔갑됐다. 윤도현, 김제동, 김C로 이어지는 ‘정치외압설’이 고개를 들고 있는 시점이라 김미화의 ‘블랙리스트’ 발언은 순풍에 돛단 듯 퍼져나갔다.

문화평론가 진중권과 시사평론가 유창선도 자신도 ‘블랙리스트’의 피해자라는 식의 주장을 하며, 김미화의 발언에 힘을 보탰다. 배우 문성근도 ‘KBS 아침마당’에 출연 섭외가 됐다가 취소된 경우를 들며 ‘블랙리스트’ 발언 대열에 끼어들었다.

김미화는 사건이 확대되는 걸 원치 않았지만, KBS는 즉각적으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결국 김미화는 19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연 직후 서울 영등포경찰서로 넘어가 조사를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KBS의 ‘블랙리스트’ 불똥은 MBC에게로 튀었다. 보수논객 변희재는 지난 7일 자신이 대표로 있는 인터넷 뉴스 매체를 통해 “나는 MBC의 블랙리스트 멤버”라며 “‘100분토론''에서 온갖 조작을 해 놓고 끌어들인 사안 이외에 내가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도 결사적으로 막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KBS가 ‘출연 규제자 명단’ 18명을 공개하자 MBC 역시 명단이 존재함을 시인했다. 하지만 이는 ‘블랙리스트’가 아니었다. MBC는 지난 1993~2010년까지 심의를 거쳐 성 파문을 일으킨 이경영, 마약을 한 박선주, 주지훈, 예학영, 윤설희, 오광록, 김지훈 등 24명의 연예인의 출연을 규제하고 있다. ‘출연 규제자 명단’은 마약, 범죄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의 출연을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막는 것을 말한다. 이에 대해 MBC는 “출연 규제자 명단일 뿐 항간에서 의심하는 ‘블랙리스트’는 아니다”고 못 박았다.

덩달아 SBS도 바빠졌다. SBS 관계자는 여기저기에서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블랙리스트’나 ‘출연 규제자 명단’은 없다”고 밝히며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연예인에 대해서는 심의위원회를 열어 출연 여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개인적 푸념이 이런 결과를 초래할지 몰랐다”는 김미화. 그의 예상과 달리 꼬리에 꼬리를 물며 연쇄 다발적으로 터지는 크고 작은 일들. 이는 김미화가 지난 6일에 올린 글에서 언급된 ‘블랙리스트’라는 단어에서부터 벌어졌다.

트위터 전문을 보면 분명 김미화는 ‘KBS에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는 확실한 사실을 토로한 게 아닌 ‘KBS에 블랙리스트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하고 돌아 다니냐’고 KBS 관계자에게 반문한 내용이었다. 김미화는 기자회견을 통해 “‘블랙리스트’라는 단어를 언론을 통해 처음 접했을 뿐”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하지만 어찌되었건 김미화가 트위터에 올린 단어로 인해 그는 ‘블랙리스트의 피해자’가 됐고 그것을 ‘기정사실화한 연예인’으로 불리며 ‘정의의 방송인’으로 격상됐다. 물론 방송가에 ‘블랙리스트’가 있는 지 없는 지 확언할 수 없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에서 볼 때 김미화의 개인적 푸념에서 시작된 이번 사건이 어디까지 번져갈지 예상하기 어렵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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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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