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훈, 마약 파문 후 첫 무대 나들이…“배우 아닌 군인으로 무대 선 것”

주지훈, 마약 파문 후 첫 무대 나들이…“배우 아닌 군인으로 무대 선 것”

기사승인 2010-08-02 18:47:01

[쿠키 연예] 지난 2월부터 군 복무 중인 배우 주지훈이 마약 파문 이후 처음으로 뮤지컬 배우로 무대에 선다.

육군 특전사령부 소속의 일병 주지훈은 2일 오후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열린 한국전쟁 60주년 기념 뮤지컬 ‘생명의 항해’ 제작발표회에 주연배우 자격으로 참여했다. 마약 파문 이후 1년 4개월 만에 무대에 선다는 게 기뻤는지 침착하면서도 밝은 표정으로 현장에 임했다. 주지훈은 지난 2008년 동료 모델 예학영과 두 차례에 걸쳐 마약을 한 사실이 인정돼 지난해 4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았으며, 자숙기간을 갖던 중 지난 2월2일 군에 입대했다.

본명 ‘주영훈’으로 경례를 마친 주지훈은 무대에 선 소감에 대해 “‘복귀작’이라는 말을 하기엔 각 분야에서 굳건한 자리를 지키는 분들이 많다. 같이 일하는 40여 명의 장병에게 누를 끼치는 일이 될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힌 뒤 “제작발표회를 빌어서 단어 선택도 말투도 편하게 하고 있지만, 이 자리는 배우의 입장이라기보다는 대한민국의 장병이 먼저다. 국가를 위한 일에 군인으로서 참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군인으로서 이번 작품에 참여하게 돼 뿌듯하다. 남자라면 누구나 국가의 의무를 다하는데 좋은 기회까지 얻게 됐고, 특기를 살릴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로듀싱을 맡은 육군본부 이영노 중령은 주지훈을 캐스팅한 배경에 대해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지만, 지난 6월부로 짐을 덜었다”고 운을 뗀 뒤 “주지훈 일병에 대해서는 드라마 ‘궁’을 통해 많이 알려진 배우라는 정도만 알았다. 스타배우를 캐스팅할 때 캐릭터와 사회적 분위기를 보고 결정하는데, 주 일병이 이번 뮤지컬에 참여해도 누를 끼치지 않고 빛을 낼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주지훈이 주연을 맡은 ‘생명의 항해’는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국방부와 (주)한국뮤지컬협회에서 제작한 뮤지컬로, 1950년 한국전쟁 중 가장 처참했던 ‘장진호 전투’와 ‘흥남 철수작전’에서 모티브를 땄다. 1만4000명의 유엔연합군과 피난민을 태운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호’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주지훈은 극중에서 인민군 장교 ‘정민’ 역으로 출연한다. ‘정민’은 ‘해강’의 옛 친구이자 피난민으로 위장, 빅토리아 호에서 혼란을 일으키는 인물이다. ‘해강’ 역에는 국방홍보원 소속의 이병 이준기가 맡았다.

주지훈은 함께 호흡을 맞추는 이준기에 대해 “동갑내기 친구인데 연예계에서는 따로 만난 적이 없다. 이번 작품에서 이준기 씨가 늦게 합류했는데 워낙 성격이 좋고 활발해 금방 적응하더라”며 “새침할 것 같았는데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하며 장병들과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준기 씨와 저는 극중에서 이념적으로 대립하는 악연으로 나온다. 하지만 전 스스로를 악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가 제일 착하다고 생각하면서 연기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한 뒤 “배우들끼리 서로 위해주고 있어 어려움 없이 잘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생명의 항해’에는 병사 이준기, 주지훈, 김다현을 비롯해 뮤지컬 배우 윤공주, 손현정, 문종원이 출연한다. 10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현역 병사 43명도 목소리를 보탠다. 공연은 오는 21일부터 9일 동안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다.

한편, 이날 쇼케이스에서 주지훈은 지난 2008년 뮤지컬 ‘돈주앙’에서 경험을 쌓은 배우답게 수록곡 ‘그날의 맹세’를 능숙하게 불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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