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암환우에게 ‘웃음백신’ 선물한 컬투 “‘다시 만나자’는 말에 울컥했죠”

[쿠키人터뷰] 암환우에게 ‘웃음백신’ 선물한 컬투 “‘다시 만나자’는 말에 울컥했죠”

기사승인 2010-08-05 14:50:00

[쿠키 연예] 개그 듀오 컬투가 SBS FM 라디오 ‘두시탈출 컬투쇼’ 공개 방송에서 암 환우에게 ‘웃음 백신’을 선물했다.

5일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서울 이대목동병원에서 암 환우를 비롯해 가족, 의료진 등 500여 명과 함께 웃음꽃을 피워낸 컬투를 현장에서 만났다. ‘암’이라는 병마와 싸우는 환우를 위로하고 즐거움을 주기 위해 2시간 동안 무대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재치 입담’을 쏟아냈다. 지난 2006년부터 ‘두시탈출 컬투쇼’ 마이크를 잡은 컬투는 병원에서 ‘보이는 라디오’로 공개 방송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찬우와 김태균은 각각 1남1녀와 1남을 두고 있다. 따라서 현장에 모인 암 환우와 그의 부모 입장을 누구보다 절실히 이해하며 가슴 아파했다. 정찬우는 생후 15개월부터 ‘조식구 중식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김서현(남·7) 군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울컥했다고 털어놨다.

“나약한 어린이에게 병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무섭겠어요. 좋은 것만 보면서 밝게 자라야 할 나이인데 아파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지 못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속상하더라고요. 그렇게 아픈 아이가 무대에서 해맑은 모습으로 노래를 부르는 걸 보니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무대 뒤에서 다시 만나 사인을 해줬는데 그 친구가 ‘또 봐요. 다시 만나요’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정말 가슴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저도 아이를 가진 부모인지라 이렇게 작고 예쁜 아이가 아프다는 게 정말 슬펐습니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공개 방송으로 넘어갔다. 방송에서 한 환우가 ‘컬투 담배 끊었으면 좋겠다’고 부탁하자 정찬우는 묵묵부답했고, 김태균은 ‘아 끊어야지요’라는 말로 얼버무렸다. ‘52병동에 피자를 쏴 달라’는 부탁에는 흔쾌히 응하며 10판을 즉석에서 선물했다. ‘담배를 끊을 생각이냐’고 재차 묻자 컬투의 변이 이어졌다.

“전 약속을 안 했습니다(웃음). 방송에서 약속하는 건 꼭 지켜야 하는데 괜히 말만 하고 지키지 못할 것 같아서요. 전 금연 권유를 받을 때마다 ‘아직 끊을 때가 아닌 것 같다’고 말하죠. 근데 전 지금은 끊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정찬우)

“저는 애연가라서…. 환우의 바람처럼 저도 언젠가 끊을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김태균)

지난 2008년 아동학대예방 홍보대사로도 활동했을 만큼 ‘어린이 돕는 일’에 누구보다 열심을 냈던 컬투. 스스로는 “홍보대사라는 명함만 달았을 뿐 한 게 없다”며 겸손해 했다.

“우리는 웃기는 개그맨일 뿐이지 앞장서서 한 일은 정말 없어요. 홍보대사라서 직접 뛰면서 열심히 활동해야 하는데 제대로 한 게 없어서 창피하기도 하고요. 저희는 지금처럼 웃음을 주는 개그 듀오로서 제 몫을 다하는 것으로 활동을 대신하려고 합니다.”

‘두시탈출 컬투쇼’는 첫 전파를 탄 이후 4년 동안 동시간대 청취율 1위를 기록할 만큼 인기가 상당하다. 컬투는 변함없는 인기를 얻게 된 배경에 대해 “사람과 무대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우리 라디오 프로그램이 잘 되는 것은 ‘컬투가 재미있어서’가 아니에요. 작가, PD, 출연자, 청취자 등 모든 조건이 잘 맞물려 돌아갔기에 가능했던 거죠. 서로가 서로를 북돋아 주니까 프로그램도 잘된 것 같아요. 저희가 출연했던 개그 프로그램이 잘 안 될 때도 있었는데, 그건 일차적으로 저희 노력이 부족했고요. 그 밖에 여러 가지 조건이 부합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저희 라디오도 우리의 능력보다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잘 조화를 이뤄 사랑해주시는 것 같아요.”(정찬우)

‘두시탈출 컬투쇼’ 공개 방송에는 지금까지 4만여 명에 가까운 방청객이 다녀갔다. 그리고 ‘컬투쇼’라는 이름으로 공연한 지는 올해로 15년째다. 컬투는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서울 성산로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15주년 2010 컬투쇼’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10월 2~3일에는 전라남도 목포 시민문화체육센터 대극장에서도 공연을 연다.

“15년 동안 공연 무대에 서고, 4년 넘게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다보니 사람 없는 무대에서 이야기하면 왠지 모르게 허전해요. 지금 인터뷰하는 것보다 아까 몇 백 명 사람들 앞에서 떠드는 게 훨씬 더 편안하고 말이 술술 나와요.”(김태균)

“이번 공연에는 11장의 앨범을 낸 것 중에 히트곡 4곡만 부를 겁니다. 곡이 적어서 아마 순식간에 끝날 거예요(웃음). 연예인 게스트 한 명 없이 저희끼리 공연을 이어갈 건데요. 관객과의 유쾌한 공연이 가득하니 기대해주십쇼.”(정찬우)

한편, 이날 라디오 공개 방송에서 컬투는 노래 ‘사랑해’를 불러 방청객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전했으며, 가수 박학기는 노래 ‘아름다운 세상’, ‘비타민’으로 1부를 꾸몄다. 이외에도 그룹 엠블랙은 ‘와이’(Y) ‘원 베러 데이’(One Better Day), 부가킹즈의 바비킴은 ‘소나무’ ‘고래의 꿈’을 불렀다. 섹시 가수 채연은 ‘봐봐봐’와 ‘둘이서’로 현장 분위기를 띄웠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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