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강연 동영상, KBS 데스크가 방송 막았다”…강연 동영상 풀버전

“조현오 강연 동영상, KBS 데스크가 방송 막았다”…강연 동영상 풀버전

기사승인 2010-08-17 02: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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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문화]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의 부적절한 언사가 연일 각 언론사의 톱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KBS ‘추적60분’ 제작진이 문제의 강연 동영상(아래 동영상)을 가장 먼저 입수하고도 ‘윗선’에 의해 보도하지 못했다고 주장해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추적60분 제작진은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작진이 지난 6월 말 익명의 제보자를 통해 문제의 조현오 내정자의 강연 동영상을 입수하고 강연 전체 내용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에 따르면 동영상 입수 후 8월 8일 조 청장 내정사실이 알려지자마자 8월 18일 방송을 예정으로 본격적인 취재에 돌입했지만, 이화섭 시사제작국장의 반대로 방영하지 못했다.

추적 60분 제작진은 보도자료에서
“8월 18일 방송을 준비 중이던 추적60분 제작진에게는 소속 국장에 의해 아이템이 엎어지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며 “우리는 이번 사태를 통해서 이화섭 시사제작국장이 심대하게 제작진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있으며 심지어 자신의 편향된 논리로 일부 특정 정파에 유리한 데스킹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추적60분이 조현오 동영상을 공개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논리는 추적60분을 비롯한 탐사취재 프로그램에 대한 무지와 지극히 편향된 의식이 반영된 것”이라며 “이번 사태는 사측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자·PD 협업 및 추적60분의 보도본부 이관이 결국은 통제강화를 위한 것이었다는 것을 만천하에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제작진은 사측에 △보도위원회를 즉각 소집하여 사건의 정확한 실체를 밝히고 필요하다면 이화섭 국장을 비롯한 책임자들의 문책을 실시△제작자율성 침해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을 요구했으며,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추적60분 제작진의 분노가 얼마나 큰 것인지 행동으로 보여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작진에 따르면 이화섭 국장은 보도를 반대하는 이유로 “차명계좌 부분은 만약 방송한다면 실제 차명계좌가 있는지 여부를 밝히는 것이어야 한다. 그것이 아니라면 방송하기 부적합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제작진은 “여러 채널로 취재를 해본 결과, 차명계좌 존재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이며 청문회 이후에 동영상을 공개한다면 시의성이 떨어진다며 크게 반발했다”며 “하지만 이화섭 국장 자신은 차명계좌가 있다는 이야기도 소문으로 들었다며 계속해서 아이템이 될 수 없다고 발언했다”고 밝혔다.

또 이 국장은 천안함 유족 비하 발언에 대해서는 “아이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조 청장 내정자의 문제제기(유족들의 슬픔을 동물에 비유하며 언론이 여과없이 보도하는 것은 문제라는 발언)가 공영방송의 제작 가이드 라인에 비춰보면 일면 타당한 부분도 있다”며 “따라서 이는 추적60분이 보도할 내용이 아니라고 판단한다. 만약 추적60분이 아닌 다른 보도를 통해 이 사실이 알려져 파장이 커질 경우 자신이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제작진은 이후에도 이 국장이 다음주 방송에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계속하다가 오후 늦게부터는 만약 방송한다면 동영상을 9시 뉴스에 넘겨서 방송해야 한다고 말해 제작진이 반발했다고 밝혔다. 이런 과정을 거쳐 결국 조현오 내정자 강연 동영상 보도는 13일 9시 뉴스를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관련 발언 부분만 보도됐고, 이어 14일 천안함 유족 관련 발언 부분이 추가 보도됐다는 것이다.



△ 다음은 추적60분 제작진이 보내 온 조현오 동영상 사건 내막.




-6월 하순, ‘추적 60분’ 심인보 기자가 익명의 제보자 통해서 동영상 입수

-6월 하순, 일부 ‘추적60분’ 팀원들이 관련 내용 공유 및 논의, 당시는 조청장 내정자가 서울청장이었기에 취재 여부 결정하지 못하고 일단 보류

-7월, 파업으로 인해 논의 잠정 중단

-8월 8일경,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

-이후 ‘추적 60분’ 팀원 전체 회의 등을 통해 아이템에 대한 논의 재개



-취재를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보유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



-8월 12일, ‘추적60분’ 전체 팀원 회의 통해 8월 18일 방송예정으로 아이템 추진 결정



-8월 13일 오전, 이화섭 시자제작국장에게 아이템 보고

-8월 13일, ‘추적 60분’팀의 보고 이후 이화섭 국장이 사회팀에 동영상 존재 사실 통보, 사회팀이 동영상 존재 여부를 처음 인지하고 취재 시작

-8월 13일 보고 이후 수차례 시사제작국장 ‘추적60분’ 제작진 호출하여 논쟁

- 8월 13일 오후, 이화섭 시사제작국장은 계속해서 다음 주 방송에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다가 오후 늦게부터는 만약 방송한다면 동영상을 9시 뉴스에 넘겨서 방송해야 한다고 말함. 이에 제작진이 반발

-8월 13일 오후, 조현오 청장 내정자가 급히 기자실을 찾아 자신이 해명해야 할 일이 생겼다는 취지의 발언함

-당일 저녁 6-7시경, 보도국 사회팀에서 문제의 동영상 입수했고 당일 뉴스 제작키로 결정

-당일 9시 뉴스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부분만 축소해서 보도

-8월 14일, ‘추적60분’ 제작팀이 축소보도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며 동영상 전체의 문제 발언 공개를 포함한 취재를 통해 8월 18일 방송 여부 논의

-8월 14일 9시 뉴스에서 천안함 유족 관련 발언 추가 보도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이선희 기자 afero@kmib.co.kr, sunny@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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