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클릭진단] ‘슈퍼스타K’는 어떻게 ‘케이블 왕좌’에 올랐나

[Ki-Z 클릭진단] ‘슈퍼스타K’는 어떻게 ‘케이블 왕좌’에 올랐나

기사승인 2010-09-11 14:12:00

[쿠키 연예] 형만 한 아우가 나타났다. 지난해 오디션 프로그램에 새 역사를 썼던 케이블 채널 Mnet ‘슈퍼스타K’가 그 주인공이다. 시즌2로 시청자를 다시 찾아온 ‘슈퍼스타K’는 시즌1에 비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케이블 채널에서 2~3% 정도 시청률을 올릴 경우 소위 ‘대박이 났다’고 말하는데 ‘슈퍼스타K 시즌2’는 이미 ‘대박’ 수준을 넘어서 3배 이상을 웃돌며 10% 고지를 돌파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8회 시청률은 12.756%(AGB 닐슨 미디어 리서치 기준 Mnet과 KMTV 합산)로 ‘케이블의 제왕’다운 위용을 과시했다. 어떤 마력이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것일까. 연일 화제를 낳고 있는 ‘슈퍼스타K 시즌2’의 인기 요인을 짚어봤다.

◇지상파 아닌 케이블이라 가능 : 3년 전 비주류 가수들의 경합장으로 화제를 모았던 MBC ‘쇼 서바이벌’. 대형 기획사들의 물량공세에 밀려 설 자리를 빼앗긴 실력파 가수들을 대중 앞에 선보여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이슈는 거기까지였다. 형님 먼저 아우 먼저 식의 ‘선한 경쟁’이 시청자의 흥미를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슈퍼스타K’는 달랐다. 지상파와 달리 케이블에서는 언행 수위에 대한 큰 제약이 없어 카메라 안팎에서의 상황을 상당 부분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리얼 버라이어티로서 출연진끼리 치열한 경합전이 반드시 펼쳐진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충돌은 생생함을 더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상파는 언어 수위 조절로 인해 본심을 숨긴 채 상대방과 대결을 펼쳐야 했고, 마냥 화기애애하고 즐겁기만 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된 것이다. 이에 시청자는 실증을 느끼며 하나 둘 떠나갔다.

◇서바이벌 형식의 묘미 : 오디션 프로그램은 문제 해결 과정의 연속이다. 합격자와 탈락자를 정하는 방식으로 매회 긴장감을 부여하고 있다. 수많은 후보 중에서 자신이 눈여겨 봐뒀던 출연자가 올라갈 것인가에 대한 짐작을 해보는 재미가 있고, 의외의 인물이 승리하는 과정을 통해 ‘의외성의 묘미’도 얻을 수 있다.

특히 오디션 프로그램의 경우 결과만큼이나 과정이 흥미를 더한다.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라는 점에서 회를 거듭할수록 성장하는 모습을 보기도 하고, 쟁쟁한 경쟁자를 앞지르게 된 과정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참가자 시청자 모두 대리만족 : ‘슈퍼스타K’ 관계자에 따르면 134만여 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된 가장 큰 원인으로 “대리만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그는 “‘이 프로그램이 왜 재미있는 것 같냐’는 사전 질문에 ‘내가 마치 서인국이 되는 것 같다’고 답하더라. 평범했던 사람이 ‘슈퍼스타K’를 통해 가수가 되고 자신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다는 점을 매력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슈퍼스타K’를 시청하면 ‘나와 별반 다를 게 없는’ 사람들이 무대 위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심사위원 울리는 감동도 : ‘슈퍼스타K’의 강점은 재미와 감동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다는 것이다. 매회 성공과 실패가 재미를 줌과 동시에 참가자들이 과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감동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천하무적’ 이효리는 지난해 ‘슈퍼스타K’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면서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시각장애인 김국환이 에이트의 노래 ‘심장이 없어’를 애절하게 불러 이효리의 마음을 녹인 것이다. 이번에는 엄정화가 울었다. 두 명 중 한 명을 반드시 떨어뜨려야 하는 상황에서 합격한 참가자 김그림 못지않게 뛰어난 노래 실력을 자랑했던 김보경. 엄정화는 혼신의 힘을 다해 부른 김보경의 탈락을 지켜보며 아픈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슬아슬한 편집에 대한 고민 필요 :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하고 있는 ‘슈퍼스타K’. 그렇다고 문제점이 없는 건 아니다. 모든 원인의 시작이 되고 있는 ‘편집 논란’은 제작진이 풀어야 할 과제다.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134만대 1이라는 경쟁을 뚫어야 하는 만큼 참가자들이 목적에 집중하느라 카메라를 의식하지 못한 채 상대방에게 언짢은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이런 점들로 인해 시청자는 해당 참가자를 질타하는 마녀사냥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슈퍼스타K’ 관계자는 “참가자의 개성을 존중해주자”고 호소했다.

‘슈퍼스타K’ 관계자는 “우리가 어떻게 편집하느냐에 따라 프로그램이 달라진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매회 신중에 신중을 기해 작업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털어놓으며 “하지만 우리나라의 상당수 사람들은 착한이 콤플렉스에 빠져 있는 것 같다. 독특한 색깔을 가진 사람에게도 ‘예의 바르고 선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적용시킨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다양한 군상이 어우러지는 만큼 참가자들의 개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가고 싶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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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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