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강코 긴급귀국 “조폭? 명품녀 통해 제품홍보? 디자이너 명성에 흠집”

[단독인터뷰] 강코 긴급귀국 “조폭? 명품녀 통해 제품홍보? 디자이너 명성에 흠집”

기사승인 2010-09-14 10:38:00

[쿠키 연예] 지난 7일 방송된 케이블 채널 Mnet ‘텐트 인 더 시티’에서 “부모가 준 용돈으로 호화생활을 하고 있으며 몸에 두른 옷만 해도 4억이 넘는다”고 발언해 일명 ‘4억 명품녀’로 불리며 화제를 모은 김경아(24) 씨. 전파를 탄 이후 ‘탈세 의혹’ ‘불법 증여’ 등으로 구설수에 오르더니 “방송과 실생활이 다르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면서 ‘거짓 방송’ 논란에도 휘말렸다.

급기야 김 씨가 방송에서 공개한 헬로 키티 목걸이 가격도 2억 원이 아닌 4000만 원임이 밝혀지면서 ‘거짓 발언을 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목걸이 가격이 알려지게 된 배경은 목걸이의 제작자인 커스텀 쥬얼리 디자이너 강코(본명 배재형·32)가 지난 10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글을 올리면서부터다. 이후 강코와 김 씨 그리고 최 씨까지 공방전이 치열해졌다.

‘4억 명품녀’ 사건의 본질은 김 씨와 Mnet 측과의 ‘방송 조작’ 진위 여부였다. 사건은 점점 ‘목걸이 가격’으로 번지며 논점이 흐려지더니, 강코와 쥬얼리 회사 대표이자 그의 누나인 배소현 씨에게 불똥이 튀었다.

강코와 배소현 씨가 “가감 없이 사실을 밝히고 싶다”며 기자의 부탁에 응한 것은 13일 늦은 밤이었다. 사업 체결 건으로 미국에서 체류 중이던 강코는 이번 사건 때문에 13일 새벽 급히 귀국했다. 여독이 채 가시지 않은데다 마음고생을 하느라 수척해진 강코와 그의 누나 배소현 씨를 서울 신사동 한 카페에서 어렵게 만날 수 있었다.

강코는 “미국에서 김 씨의 방송분을 보고 자신이 공들여 제작한 목걸이가 ‘2억원’이라는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둔갑된 것과 하나의 가치를 지니는 작품이 아닌 ‘허황된 가격의 값비싼 목걸이’ 정도로 치부되는 현실이 가슴이 아파서 글을 올리게 됐다”고 전후 상황을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강코는 4000만 원 정도의 목걸이라는 사실을 밝힐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쥬얼리를 만드는 일을 낙으로 삼으며 열심히 살아왔던 우리에게 감당할 수 없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어 마음이 아픕니다. 미국에서 김 씨의 방송을 봤는데 다른 것은 본인의 사생활이기 때문에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한 달 넘게 공들여 만든 제품이 한낱 가격으로, 그것도 거짓된 가격으로 통용되는 현실에 화가 났습니다.”

커스텀 쥬얼리 디자이너는 고객의 요청에 따라 쥬얼리를 제작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 분야에 있어서 강코는 현재 1인자다. 빅뱅, DJ DOC, 지누션, 이현도, 타이거 JK, 에픽하이, 부가킹즈, 크라운제이, 다이나믹 듀오, 업타운, 장우혁, 주석, 라이머, 김조한, 마이티마우스, 이민우, 심태윤, 언더쳐블, 미쓰에스 등 그의 손을 거쳐 가지 않은 국내 가수가 거의 없다.

입소문이 나자 MC 타 진(Tha JIN·미국 래퍼), 블랙 아이드 피스(Black Eyed peas·미국 그룹), 라이즈(Rize-Jesse·일본 그룹), 랜디(landy·대만 가수), 제이슨(Jaisohn·대만 래퍼) 등 외국 뮤지션들도 그의 쥬얼리를 요청했다. 이외에도 나이키, 카시오, 브라운클래식, 사쿤, 지샥, 아임킹, 벤틀리 맨소리튜닝 등 각종 브랜드 회사와 공동작업을 진행했다.

보석과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 독학으로 지금의 자리까지 온 강코. 8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미국 시장까지 진출하게 됐다. 일본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어 미국 시장에서 성과를 얻으면 조만간 일본에서도 활동할 계획이다.

따라서 “4억 명품녀를 통해 제품 홍보 제대로 했다”는 누리꾼 비난에 가장 가슴 아파했다. 인지도 면에 있어서나 제품을 만드는 실력 면에 있어서 아쉬운 게 없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김 씨와 최 씨의 주장으로 인해 디자이너로서 명성에 흠집을 얻게 됐다.

“만약 제가 제품 홍보를 원해서 글을 올린 거라면 답답한 심경을 털어놓는 일도 없었을 겁니다. 그동안 국내외 가수들과 작업했을 때에도 제가 만든 제품을 어떤 형태로든 홍보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마치 제가 목걸이 홍보에 안달난 사람처럼 비쳐졌고, 두 사람이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며 저를 사기꾼으로 매도되는 현실에 가슴이 아팠습니다.”

“커스텀 쥬얼리 디자이너라는 직업은 겉으로 볼 때 굉장히 화려하고 멋져 보이지만 이윤을 추구하긴 어려운 직업입니다. 예술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이 없다면 힘겨운 시간을 견뎌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거래했던 고객에게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주고 싶어 고객 제품에 제 돈을 더 투자해 작업한 경우가 많았어요. 다이아몬드나 루비 등 값비싼 보석을 놓고 고객과 의견을 조율하고 제품을 만들어야 하기에 디자이너로서 신뢰성이 없다면 절대 이 분야에서 일을 할 수 없습니다. 지난 8년 동안 저를 믿고 따라와 준 식구들과 지인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강코는 넉 달 전쯤 한 달에 걸쳐 정성스레 작업한 목걸이를 김 씨에게 건넨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털어놨다. “얼마가 들더라도 상관없다”며 힘을 실어줬던 김 씨에게 좋은 작품으로 돌려주기 위해 다른 제품보다 몇 배의 신경을 써가며 만들었다.

“아는 친구의 여자친구라 눈에 보이지 않는 섬세한 부분까지 작업한 작품이었어요. 그 친구(김 씨)가 보자마자 좋아하면서 ‘정말 고맙다’ 하더라고요. 그때 해맑게 웃던 얼굴을 잊을 수 없어요. ‘아 내가 또 한 명의 고객에게 잊지 못할 작품을 만들어줬구나’하는 생각에 디자이너로서 희열과 보람을 느꼈습니다. 커스텀 쥬얼리 디자이너는 고객이 만족할 때 가장 큰 행복과 기쁨을 얻거든요.”

항간의 소문처럼 이윤 챙기기에 급급했다면 업계에서 디자이너로서 인정받을 수 없었을 거라고 고백했다.

“김 씨의 목걸이도 좀 더 완성도 높은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강했기에 특별한 이윤을 생각하지 않고 작품으로서 만든 거예요. 왜냐하면 고객의 상품은 저에게 백 마디 말보다 중요한 프로필이 되거든요. 미국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8년 동안 국내에서 작업했던 상품들의 프로필이 있기 때문이에요. 제가 만들었던 작품을 사진으로 보여주고 바이어들에게 평가받는 거죠. 만약 이번 사건에서 제가 혹시라도 왜곡시킨 부분이 있다면 디자이너로서 열심히 살아온 제 삶에 스스로 먹칠하는 꼴이 되겠죠. 제 명예를 걸고 소문들은 사실과 다름을 명백히 밝힙니다.”

강코는 김 씨와 최 씨의 허황된 발언으로 정직하게 살아온 디자이너 인생이 매도당하는 것을 슬퍼했다. 하지만 그는 “소개비 명목으로 뒷돈을 받았다” “회사 제품을 홍보하러 나왔다”는 등의 주장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았다. 이번 일이 발생하기 전부터 목걸이 결제대급 미납건에 대해 민사 소송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사건의 진실은 법이 가려줄 거라고 믿으며 진흙탕 싸움에 더 이상 휘말리기 싫어했다.

따라서 강코는 김 씨와 최 씨의 주장에 왈가왈부하기 꺼려했다. 쥬얼리 사업을 이끌고 있는 누나 배소현 씨도 이와 같았다. 다만 김 씨와 최 씨의 주장 중에서 자신의 지인을 ‘조폭’으로 몰고 갔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분개하며 내막을 밝혔다.

“(헬로 키티 목걸이) 체납된 금액에 대해 이야기를 하러 제가 아는 변호사 사무실 인근 커피숍에서 최 씨와 그의 친구를 만나러 가게 됐어요. 여자 혼자 나가기 어려운 면이 있어서 축구 교실에서 아이들 가르치는 지인과 함께 나갔는데 그 분을 ‘조폭’이라고 지칭하니 어이가 없었습니다. 저나 강코에 대한 터무니없는 주장과 소문에 대한 이야기는 참을 수 있다 하더라도 무고한 제 지인이 ‘조폭’이 됐다는 것은 그냥 두고 볼 수 없습니다. 지인을 향한 비난과 허황된 주장은 거두어주었으면 합니다.”

강코라는 이름은 ‘강직한 코리아’란 뜻을 담고 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대한민국의 쥬얼리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게 목표를 담아 만든 예명이다. 강코는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며 자신은 본래의 위치로 돌아가 묵묵히 자기 일을 해내갈 계획이다.

“이번 사건으로 이해 커스텀 쥬얼리 디자이너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이 생기지 않길 바라요. 혹시나 저로 인해 다른 쥬얼리 디자이너에게 피해가 갈까봐 걱정스러운 마음에 논란이 커지는 게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앞에 나서게 됐습니다. 제 자신이 봤을 때 떳떳한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는데요.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이런 일이 발생한 게 가슴이 아프지만 이번 일을 발판으로 제 자신도 조금 더 성숙하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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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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